원인이 확실하지 않은 초(超) 급성 탈모로 3달 만에 머리가 다 빠져 여자친구에게 차였다는 불쌍남이 누리꾼들의 동정을 사고 있다.
11일 탈모 관련 인터넷 카페에 올라온 ‘3달 만에 머리 다 빠진 후기’라는 글이 에펨코리아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조명되고 있다.
글쓴이인 젊은 남성 A 씨는 “살면서 원형탈모의 ‘모’자도 안 겪어봤는데 급성으로 머리 다 빠졌다”며 가슴 아픈 사연을 소개했다.
그의 뒷머리에서 500원짜리 동전만 한 원형탈모가 발견된 건 지난해 12월 말이었다. 그때만 해도 크게 걱정하지 않은 채 동네 피부과 가서 스테로이드 주사를 맞았다.
주사 한 방으로 나아지겠거니 했던 생각은 오판이었다.
한 달 뒤인 올해 1월 원형탈모가 추가로 생겼다. 사이즈도 더 커졌다. 동네 피부과에선 스테로이드가 듣질 않는다며 대학병원에 가보라고 겁을 줬다. 대학병원에 달려간 A 씨는 면역억제제를 처방받아 복용했다.
다시 한 달 뒤인 2월 말 면역억제제를 달고 살던 그에게 고혈압이라는 부작용이 찾아왔다. 하는 수 없이 보험 적용이 안 되는 고가 면역억제제로 약을 교체했다.
하지만 소용이 없었다. A 씨의 두발은 원형탈모에서 전두탈모로 진행 중이었다. 탈모 증상 발견 즉시 치료에 들어갔는데도 가차 없었던 셈이었다.
한창 머리카락이 빠질 땐 하루 300모씩 증발됐다. 머리 한 번 감으면 200모, 자고 일어나면 100모씩 날아갔다. 탈모 개시 석 달 만에 그의 머리는온통 벗겨진 민둥산이 돼 버렸다.
그 덕분에 여친에게도 차였다.
낙담한 A 씨는 “생식기 털도 한 웅큼 빠졌더라. 전신탈모로 가는가 보다”며 “인생이 한순간에 나락으로 가버렸다”고 한숨을 쉬었다.
그는 “(대학병원에서) 자가면역 장애라고 머리에 있는 내 면역세포가 모낭, 모근을 외부 바이러스라 인식하고 공격해서 머리카락이 죄다 끊어지는 현상이라고 하더라”고 절망했다.
딱한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다시 풍성충 될 거다”, “시간이 지나면 복구될 거다”, “그래도 두상은 이쁘다”, “머리 빠졌다고 걷어찬 여친이 나쁘다” 등 위로의 말을 건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