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저는 건축 인테리어 디자이너이자, 두 아이의 엄마인 sai_home이라고 합니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기 전까지 저는 제 일을 무척이나 사랑하고 빠져 살던 사람이었습니다.
아이들의 엄마가 된 지금은 부모의 삶을 사랑하며 살고 있어요. 원래는 사람들과 어울리고, 스포츠도 참 좋아했던 저인데, 엄마가 되어보니 그런 자유분방하고 시끄러운 삶과 동떨어진 것처럼 느껴지네요. 그래도 아이들과 시끄럽게 노는 저를 보면 그 성격이 어디 가지 않더라고요.

엄마로서의 삶을 살게 된 이후부터는 요리도 하고 맛있는 음식을 이쁘게 차려내어 가족들과 함께하는 것을 즐기고 있어요, 잔잔하고 반복적인 조금 지루하고 따분할 때는 집안의 가구를 옮기고 소품을 바꿔가며 나름의 삶의 만족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건축과 인테리어에 진심인 편

저는 미술을 전공하신 어머니 밑에서 자라면서 자연스럽게 미술과 디자인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꾸민다고 할 것도 없었지만, 초등학생 때부터 제 방을 스스로 꾸미기 시작했죠.
당시 저희 어머니께서는 제 방 벽 한 부분을 도화지처럼 만들어주셨어요. 그럼 저는 책에서 본 이쁜 그림 등을 오려 붙이고, 그림을 그리고, 마음껏 색칠하다, 방 한편이 꽉 다 채워질 때쯤 어머니께서 벽지를 새로 바꿔주셨어요. 아마 그게 제가 건축과 인테리어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어요.

아이를 낳아서 키워보니 ‘그게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을 텐데’하는 생각이 들어요.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어머니의 배려에 감사한 마음도 듭니다. 덕분에 풍부한 감성과 손재주가 생긴 것 같기도 하고요. 그런 어린 시절을 보내고 나니, 자연스레 건축 인테리어를 전공하게 됐고, 지금의 제가 있게 된 것 같아요.
직접 설계해 더 소중한 집

이 집은 건축 인테리어 디자이너인 제가 직접 제 손으로 설계한 곳입니다. 설계 당시에는 도면 작성 프로그램을 켜두고 한 일주일간 선 하나를 못 긋고 대지 모양만 보고 있었던 것 같아요. 한 가구가 사는 것도 아니고, 3대가 살아야 하는 집이기에 모든 가족의 생활패턴과 프라이버시에 소음 문제까지 신경을 써야 했습니다. 많은 고민 끝에 ‘독립적이면서 연결된 가족의 공간’을 만들자는 딱 한 가지를 기준으로 설계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직업의 특성상 수많은 도면을 그려 납품을 해보았지만 저희 집을 설계할 때는 정말이지 처음 설계를 해보는 사람처럼 수정의 연속이었어요. 노트북에 진짜최종, 진짜진짜최종, 진짜진짜파이널최종과 같은 제목의 도면 파일이 도배가 되었을 정도였습니다.


제일 애를 먹었던 부분은 집의 디자인 컨셉이었어요. 저희 집은 예술가 집안이라고 농담처럼 말할 만큼 미술을 전공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대표적인 3명이 미술을 전공하신 저의 어머니와 저 그리고 제 여동생인데요. 그래서 그런지 서로 취향이 너무 다르고 확고하다는 게 문제였어요.


톤 다운된 컬러들을 중간중간 무겁게 배치하는 것을 좋아하는 어머니와 정반대로 저는 하얀 도화지에 가구와 소품으로 포인트 주는 것을 좋아해, 가볍고 퓨어한 집을 만들고 싶었거든요. 때문에 허구한 날 도면을 펴두고, 어머니는 저를 설득하고, 저는 어머니를 설득하며 집을 지었습니다. 완공 후의 집을 보면 엄마에게 미안하지만, 제가 이겼습니다!
3대가 사는 전원주택 이야기



전체적으로는 가족 간의 프라이버시를 보장할 수 있도록 독립적으로 설계했고요. 동시에 가족이 함께 모일 수 있는 공간도 만들어 둔 집이죠.

전체 평수는 1층이 50평, 그리고 2층이 50평으로, 총 100평입니다. 1층에서는 디저트 카페를 운영하고 있고요. 2층이 실 거주 공간으로, 침실 4개, 욕실 2개, 드레스룸 그리고 베이비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전면 통창으로 이뤄진 거실











































마지막으로 소개해드릴 공간은 바로 저희 집 마당이에요. 전원주택 생활을 하는 가장 큰 장점이 바로 마당 아닐까 싶은데요. 앞서 말씀드렸듯 저희 집 1층은 디저트 카페로 운영 중이라, 마당이 좀 일반 가정집답지 않게 과한 면이 있어요. 그래도 푸릇한 잔디와 앞으로 나있는 산과 계곡을 바라보고 앉아있을 때면, 세상 더 부러울게 뭐가 있나 싶을 정도로 행복하고 편안합니다.

아이들에게 비눗방울 하나만 쥐여줘도 세상을 다 가진 듯 깔깔거리며 마당에서 뛰놀기도 하고요. 가족들과 기분 내고 싶을 땐 마당에 앉아 바비큐 파티도 하고, 이런저런 고민들도 나누며 시간을 보낸답니다. 이 시간들이 제겐 다이아몬드보다 더 값진 보석들 같아요.

집 조경은 꽃과 나무를 좋아하시는 아버지께서 직접 하셨어요. 공사 마무리가 한창이던 어느 날 현장 앞으로 거대한 소나무 한 그루가 실려오기에 입이 떡 벌어졌던 기억이 나요. 가족을 지키는 수호 나무라며 아버지께서 어린아이처럼 흡족해하시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렇게 마당에 소나무 한 그루가 심어지니, 드디어 ‘비로소 우리 집이 완성되었구나’ 하는 안도감이 들면서 여러 많은 생각들이 머릿속을 스치더라고요. 현재 저 소나무는 저희 집을 지켜주는 든든한 아버지와 같은 나무가 되었어요!
집 소개를 마치며 –

초등학교 이후로는 줄곧 주택에 살아서 그런지 주택살이를 하면 불편하고 관리가 힘들다고들 하시는데 저는 그런 점을 못 느끼고 사는 것 같습니다. 더군다나 한창 뛰어놀아야 할 시기의 아이 둘이 있다 보니, 층간 소음에 대한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다는 점도 정말 마음에 들어요.
이 외에도 주택이 주는 장점이 무궁무진하지만 가장 큰 한 가지를 뽑자면 우리 가족만의 삶을 그대로 녹여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사진첩 속 추억한 장을 보관하듯 주택에서 사는 삶은 지나고 나면 돌아갈 수 없는 우리 추억의 일부인 거죠.

부모님과 3대가 함께 산다는 것이 그리 쉽지는 않지만,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 돌이켜보면 이 시절이 너무나 그리울 때가 분명 올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언제 또 이렇게 우리 가족이 한 지붕 아래 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서로를 존중하고 아끼다 보니, 가족에 대한 애정의 울타리도 두 겹, 세 겹, 점점 두터워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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