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펫] 차고에 낯선 뱀이 나타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고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데일리 스타가 보도했다. 알고 보니 이 뱀은 누군가 잃어버린 반려동물이었다.
매체에 따르면, 영국 더럼에선 지난달 18일 뱀 하나가 출몰해 동물 보호 단체 ‘Royal Society for the Prevention of Cruelty to Animals(이하 RSPCA)’가 뱀을 포획하기 위해 출동했다.
RSPCA 구조대원인 존 로슨(John Lawson) 씨는 뱀을 찾다가 한 집의 차고 지붕 위에서 녀석을 발견했다.
녀석은 ‘옥수수뱀(Corn Snake)’으로 뱀목 뱀과에 속하며, 개구리나 쥐, 새 등을 먹이로 삼는다. 독성이 없어서 반려동물로 키우는 사람들도 있다.
존 씨는 까마귀가 뱀을 낚아채서 날아가다가 녀석을 근처에 떨어뜨렸을 거라고 추측했다. 그는 매체에 “이곳 주변에는 까마귀가 많습니다. 까마귀들 중 누군가가 뱀을 집어 올렸다가 놓아버린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RSPCA는 뱀을 포획했다. 뱀의 성별은 암컷. 놀랍게도 녀석은 인근에서 살고 있는 이웃의 반려동물 ‘아그네스(Agnes)’였다.
아그네스는 무려 1년이나 집 밖에서 살아왔다. 특히 존 씨는 아그네스가 바깥에서 겨울을 보냈다는 사실에 놀랐다. 뱀은 스스로 체온을 조절하지 못해 외부의 온도에 의존하는 변온동물인데, 추운 외부에선 체온을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
존 씨는 “뱀은 너무 추워지면 먹이를 먹을 수 없고 정상적으로 움직일 수 없습니다. 면역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서 죽을 수도 있어요”라고 설명했다.
이어 “수의사가 말하길, 아그네스는 생존하려고 동면과 비슷한 상태에 돌입했다고 했어요”라며 “아그네스가 따뜻한 온기 없이도 오랫동안 생존했다는 사실은 정말 놀라운 일입니다”라고 덧붙였다.
수의사는 호흡기 질환을 앓고 있는 아그네스를 치료해 줬다. 치료를 받은 아그네스는 1년 만에 가족과 재회할 수 있었다.
다만 아그네스의 가족은 더 이상 녀석을 돌봐줄 수 없는 상황. RSPCA는 지난 1일 페이스북에 “지금 우리는 아그네스의 새로운 보호자를 찾고 있습니다”라고 근황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