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안 보태주는 시어머니와의 갈등
“제가 나쁜 건가요?”
오래전부터 피할 수 없는 숙제라고 알려진 고부 갈등.
최근 한 네티즌이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린 글이 화제가 되면서 고부 갈등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지난 1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집들이에서 시어머니를 울렸습니다’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게재되었다.
글쓴이 A씨는 “결혼 13년 차에 드디어 우리 집을 장만했다”며 “결혼생활 내내 도와주고 억 단위의 돈을 보태준 친정 부모님을 먼저 대접했다”는 말로 글을 시작했다.
A씨는 “시부모님은 남편 대학 학자금 한 번 내준 적 없고, 수시로 손만 벌리셨다”며, “웬일로 천만 원 보태주신 시부모님도 집들이에 초대했다”고 이야기했다.
A씨는 “좋은 자리니 정성껏 대접했다”며 “그런데 시어머니가 천만 원이나 해줬으니 이젠 맘 편히 며느리 밥 먹으러 와야겠다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A씨는 “평소 같으면 참았을 텐데 이번엔 정색하고 ‘그럼 안 받을게요, 도로 가져가세요!’라고 화내버렸다”고 말했다.
이어서 A씨는 “순식간에 분위기가 싸해졌고 시어머님은 ‘며느리한테 이런 농담도 못 하냐’며 우시더라”고 덧붙였다.
상황은 시부모님이 돌아가면서 일단락 되는 듯싶었다. 그러나 갈등은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였다.
A씨는 “남편이 어젯밤 아무런 말도 없기에 내 마음을 알아주는구나 싶었다”며 “그런데 결국은 사과 드리는 게 맞다면서 저녁에 찾아뵙자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에 A씨는 “시부모님 찾아뵙지도 않을 거고 사과도 안 할 것이다”라고 이야기했다.
“제가 나쁜 걸까요?”라는 A씨의 질문으로 마무리된 글의 댓글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네티즌들은 “사과하면 안 된다”, “사과하면 언제든 이 집에 들락거려도 된다고 허락해 주는 거나 마찬가지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 네티즌은 “억 지원해 주신 친정 부모님 가슴 찢어지니 사과하지 마라”고 이야기해 많은 공감을 얻었다.
도움은 처가가 주고, 용돈은 시가에게 주고
가장 고전적인 이혼 사유 중 하나로 꼽힐 정도로 심각한 문제인 고부 갈등.
그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갈등은 바로 돈이 걸린 문제일 것이다.
통계청이 내놓은 ‘한국의 사회 동향 2017’에 따르면, 2016년 처가로부터 집안일, 자녀 양육 등 적극적으로 지원 받는 비율은 15.6%였다.
시가로부터 지원받는 비율인 7.1%와 비교하면 두 배가 넘는 비율이다. 처가로부터 지원받는 비율이 두 배 이상 많은 셈이다.
거꾸로 2016년 시가 부모에게 적극적으로 경제적 지원을 제공한 비율은 30.6%를 기록했다. 이는 처가 부모 24.%보다 5.7%p 높은 비율이었다.
즉, 도움은 처가로부터 많이 받으면서 용돈은 시가에 더 많이 준다는 이야기다.
외벌이 부부 또한 처가 도움(12.3%)이 시가 도움(6.3%)보다 두 배 가까이 많았다.
통계청 관계자는 “여성의 경제 활동이 증가하며 처가 부모의 도움이 가사 노동, 자녀 양육 등에서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처럼 갈등의 골이 깊은 상황에 과연 정답이라는 게 존재할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여러 의견이 오가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