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적’ 장준에게 6번 패한 박태준… 7번째에 이기고, 결국 ‘금메달’로 새로운 역사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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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의 드라마… 박태준의 역전 스토리

박태준 / 뉴스1

박태준이 한국 올림픽 태권도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 태권도 남자 58kg 금메달은 박태준이 최초다. 

금메달까지 가는 길은 파란만장했다. 아직 스무 살에 불가하지만 그의 인생은 한 편의 드라마다. 

같은 체급 간판선수였던 장준과 6번 싸워 모두 패배했지만 올림픽 출전 티켓을 두고 맞붙은 7번째 대결에서 승리했고, 결국 자신의 우상이던 이대훈을 넘어 염원하던 올림픽 정상에 섰다. 

8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남자 태권도 58kg급 결승전에서 박태준은 아제르바이잔의 가심 마고메도프를 1-0 기권승으로 꺾었다. 

박태준은 올림픽 랭킹 5위의 실력자지만 올림픽 출전은 쉽지 않았다. 

한국 태권도 남자 58kg급은 장준, 배준서, 박태준이 트로이카 체제를 이룬다. 장준은 2020 도쿄 대회 동메달, 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다. 배준서는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서 두 체급을 석권한 챔피언이다.

특히 박태준은 장준과 6번을 싸워 한 번도 이긴 적이 없었다. 지난해 9월 열린 항저우아시안게임 출전권을 두고 펼친 대결에서도 박태준이 패했다. 

두 사람의 대결은 직후 올림픽 티켓을 두고 다시 한번 펼쳐졌다. 장준의 올림픽 랭킹은 3위, 박태준은 5위로 두 사람 모두 자격조건인 5위 이내에 들었지만, 올림픽 태권도는 체급별로 국가당 한 선수만 출전이 가능하다. 

천적 장준과 7번째 대결에서 극적인 승리… 우상 뛰어넘고 금메달

지난 2월 제주 한라체육관에서 장준과 박태준의 대결이 펼쳐졌다. 두 시간 동안 세 차례 대결을 펼쳐 승리한 선수에게 올림픽 출전권을 부여하는 중요한 경기였다. 

대결을 앞두고 장준이 올림픽에 나갈 것이라는 예상이 더욱 우세했다. 박태준보다 4년 선배인 데다가 국제무대 실적 또한 더욱 화려했다. 또 상대 전적에서도 장준이 박태준을 상대로 6전 6승을 하고 있던 터였다. 

그러나 결과는 정반대였다. 박태준은 1, 2경기에서 모두 1회전을 내준 뒤 2, 3회전을 내리 잡는 역전승을 거두며 생애 최초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그야말로 칠전팔기로 얻어낸 귀중한 승리였다. 당시 박태준은 “태권도 종주국의 자존심을 드높일 수 있도록 꼭 금메달을 따서 돌아오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가심 마고메도프를 부축하는 박태준 / 뉴스1

그리고 6개월 뒤 그는 자신의 각오대로 멋진 금빛 발차기를 선보였다. 박태준의 금메달은 남자 58kg급 최초의 금메달이다. 

박태준의 롤모델이었던 이대훈은 2012 런던 대회에서 은메달을 따는데 그쳤고, 2016 리우 대회에서 김태훈, 2020 도쿄 대회에선 장준이 동메달을 땄다. 

그동안 선배들의 수차례 도전했으나 이루지 못했던 것을 스무 살 박태준이 자신의 우상을 뛰어넘어 새로운 역사를 썼다. 

박태준은 경기가 끝난 후에도 부상당한 상대 선수를 살피는 등 승자의 품격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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