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독학한 한국어로 ‘채식주의자’ 완벽하게 번역한 영국인, 한강에 푹 빠져 홍보까지 직접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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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노벨문학상 수상의 ‘일등공신’ 데버라 스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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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성 소설가 한강이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면서 그의 대표 소설 ‘채식주의자’를 번역한 영국인 데버라 스미스에도 이목이 쏠렸다.

지난 2007년 한글로 출간된 ‘채식주의자’는 2016년 영국의 권위 있는 문학상인 부커상 수상으로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한강의 부커상 수상 역시 한국인 최초였다. 당시 ‘채식주의자’를 번역한 인물이 바로 스미스다. 번역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한글이지만 저자의 색깔을 그대로 담아내 세계 독자들에게 한강의 작품을 알린 인물로 평가된다.

스미스는 영국 중부의 소도시 동커스터 출신으로, 2009년 케임브리지 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한 뒤 번역가로 진로를 정했다.

한국어 독학하며 낱말 하나하나 찾아 번역

이후 영국에 한국어를 전문으로 하는 번역가가 드물다고 판단, 한국 문학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특히 스미스는 독학으로 한국어를 배운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끈다.

스미스는 2010년 한국어를 독학하기 시작했고 런던대 동양 아프리카대(SOAS)에서 한국학 석·박사 과정을 밟으며 한국 문화 전반에 대한 이해를 넓혔다.

한국어를 공부한 지 3년 만에 맡은 번역이 한강의 ‘채식주의자’였다. 한강의 문체에 빠져든 스미스는 번역은 물론 출판사 접촉부터 홍보까지 도맡아 ‘채식주의자’를 알렸다.

번역 초기 스미스는 낱말 하나하나 사전을 뒤져가며 번역할 정도로 공을 들였고 그의 노력 끝에 ‘채식주의자’의 번역은 원작의 섬세한 문체가 그대로 담겼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문학번역원

그는 한국 고유의 단어를 풀어 쓰지 않고 그대로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스미스는 한 인터뷰에서 “소주를 ‘코리안 보드카’, 만화를 ‘코리안 망가’ 식으로 다른 문화에서 파생된 것으로 쓰는 데 반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한강의 ‘소년이 온다’ 번역에서도 ‘형’이나 ‘언니’ 같은 단어를 그대로 썼다고. 

스미스의 손끝에서 탄생한 ‘채식주의자’ 영문판은 세계적으로 인정받았고 2016년 한강과 함께 부커상을 공동 수상할 수 있었다. 같은 해 스미스는 제14회 한국문학번역원 한국문학번역상도 수상했다.

이후에도 한강의 ‘소년이 온다’ · ‘흰’, 배수아의 ‘에세이스트의 책상’ · ‘서울의 낮은 언덕들’, 황정은의 ‘백의 그림자’ 등을 번역하며 한국 문학을 세계에 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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