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소설가 한강이 남편의 한마디에 설득당해 아들을 낳게 된 일화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최근 다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지난 2000년 문학동네 여름호에 실린 한강의 자전소설 ‘침묵’에 담긴 한강 작가와 남편 홍용희 교수의 신혼생활 일화가 관심을 모았다.한강 작가 남편인 홍용희 교수는 저명한 문학평론가로, 경희사이버대학교 미디어문예창작학과 교수로도 재직 중이다.
소설에서 한강은 결혼 2년쯤 됐을 때 남편 홍용희 교수와 자녀계획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됐다고 회상했다. 아이를 낳을 생각이 없었다는 한강은 “못다 이룬 꿈을 자식의 인생에 이르러 성취하겠다는 식의 소유욕에 염증을 느꼈고, 다가오는 세상의 빛깔은 삭막하게 보였다”며 “가상의 몸을 찌르고 총으로 구멍을 뚫는 데 열중하는 소년들을 볼 때면, 그보다 잔혹한 현실의 일들을 볼 때면, 고민 없이 아이를 낳는 사람들이 무책임하게 느껴졌다”고 털어놨다.
이때 남편이 “세상은 살아갈 만도 하잖아?”라고 반문하자, 한강은 “세상이 아름다운 순간들이 분명히 있고 현재로선 살아갈 만하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한 번 살아보게 한다고 해도 죄짓는 일은 아니잖아”라는 남편 말에 한강은 “그 아이가 그 생각에 이를 때까지, 그때까지의 터널을 어떻게 빠져나올지, 과연 빠져나올 수 있을지. 내가 대신 살아줄 수 있는 몫도 결코 아닌데”라며 망설였다.
이에 남편 홍용희 교수는 “세상에 맛있는 게 얼마나 많아. 여름엔 수박도 달고, 봄에는 참외도 있고, 목마를 땐 물도 달잖아. 그런 거, 다 맛보게 해주고 싶지 않아? 빗소리도 듣게 하고, 눈 오는 것도 보게 해주고 싶지 않아?”라고 물었다.
남편의 말에 느닷없이 웃음이 터졌다는 한강은 “다른 건 몰라도 여름에 수박이 달다는 건 분명한 진실로 느껴졌다. 설탕처럼 부스러지는 붉은 수박의 맛을 생각하며 웃음 끝에 나는 말을 잃었다”고 고백했다.
‘여름에 수박이 달다’는 남편의 단순하고도 순수한 한마디에 설득당했다는 한강은 아이를 낳기로 결심했고, 이후 실제로 아들을 낳았다.
아들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것으로 알려진 한강 작가는 이번 노벨문학상 수상 순간에도 아들과 기쁨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0일 아시아 여성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은 노벨재단과 인터뷰에서 “아들과 저녁을 먹고 난 후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던 중 지인으로부터 수상 소식을 전해 들었다. 정말 놀랐고 정말 영광이다”는 소감을 전했다.
아들이 어떤 반응을 보였냐는 질문에는 “제 아들도 놀랐지만, 이 소식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또 노벨상 수상을 어떻게 축하하겠냐는 질문에 “술을 마시지 않아서 오늘 밤 아들과 차를 마시며 조용히 축하하고 싶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한편 20대로 알려진 한강 작가 아들 직업은 음악가로, 현재 어머니 한강과 함께 서점 ‘책방 오늘’을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강은 과거 아들과 폴란드 바르샤바에 몇 개월간 함께 머물 당시에도 아들의 음악 연습을 위해 2층 방 숙소에 직접 피아노를 들여놨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그는 90년 뒤인 2114년에 출간될 예정인 미공개 소설 원고도 아들에게 쓰는 편지 형식으로 작성했다고 밝혔다. ‘사랑하는 아들에게(Dear Son, My Beloved)’라는 제목이 붙은 이 소설과 관련해한강은 “내가 죽어 사라진 지 오래고, 아무리 수명을 길게 잡는다 해도 내 아이 역시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세계를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편 한강 작가는 최근 프로필에 53세 나이로 ‘노벨문학상’ 수상이라는 엄청난 이력을 추가했다. 역대 ‘노벨상’을 수상한 한국인은 2000년 노벨평화상을 받은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한강 작가 단 2명뿐이다. 한강 작가 대표작으로는 2016년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인 맨부커상을 받은 ‘채식주의자’와 작가가 직접 추천한 ‘작별하지 않는다’, ‘흰’ 그리고 5·18 광주 민주화 항쟁 이야기를 담은 ‘소년이 온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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