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 한강 ‘채식주의자’에서 인간의 폭력성을 상징한 ‘개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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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 한강 '채식주의자'에서 인간의 폭력성을 상징한 '개고기'

[노트펫] 소설가 한강이 2024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면서 온 나라가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수상 소식 이후 한강의 책들은 주요 서점 베스트셀러 목록을 차지하며 100만 부가 넘는 판매량을 기록했다.

2007년 출간된 한강의 ‘채식주의자’는 지난 2016년 아시아인 최초로 세계 3대 문학상에 꼽히는 맨부커상을 받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당시 외신은 수상작 ‘채식주의자’에 대해 극찬을 쏟아냈다. 영국의 가디언지는 “아름다움과 공포의 기묘한 조화를 표현했다.”고 평했다. 또 다른 외신은 “짧으면서 별나고, 각인되는 소설”이라고 했다. 국내 평단도 ‘그동안 작가가 발표해 온 작품에 등장했던 욕망, 식물성, 죽음 등 인간 본연의 문제들을 한 편에 집약해 놓은 수작’이라고 평가했다.

개고기로 상징되는 인간의 폭력성

‘채식주의자’에는 주인공 영혜가 인간의 폭력성을 상징하는 육식을 거부하게 된 동기에서 출발해 죽음에 이르는 과정이 담겨있다. 그런데 ‘채식주의자’에서 육식은 ‘개고기’로 묘사된다.

“개에 물린 상처가 나으려면 먹어야 한다는 말에 나도 한 입을 떠 넣었지. 아니, 사실은 밥을 말아 한 그릇을 다 먹었어. 들깨 냄새가 다 덮지 못한 누린내가 코를 찔렀어. 국밥 위로 어른 거리던 눈, 녀석이 달리며, 거품 섞인 피를 토하며 나를 보던 두 눈을 기억해. 아무렇지도 않더군. 정말 아무렇지도 않았어.”

“어린 딸의 다리를 문 개를 오토바이에 묶어 끌고 다니다 죽이는 아버지에게는 개의 살육이 그저 부정(父情)의 실천이었을 뿐이겠지만, 모두에게 ‘불분명한 동기’인 영혜의 육식 거부가 실은 그 어린 시절의 끔찍한 기억에서 비롯됐다는 사실이다.”

작품 속 영혜가 어느 날 육식을 거부하게 된 계기는 어릴 적 아버지가 자식을 문 개를 오토바이에 묶어 거품을 물며 죽어갈 때까지 끌고 다녔던 기억이었을지도 모른다.

노벨문학상 한강 '채식주의자'에서 인간의 폭력성을 상징한 '개고기'

사진=Andrey, used under CC BY 2.0

국민 10명 중 8명, 개고기 반대

한강의 ‘채식주의자’가 출간된 2007년에만 해도 동네에서 개고기 식당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하지만 현재 다수의 국민들은 개 식용에 반대한다.

‘2023 개고기 소비 및 인식 현황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6%가 개 식용 금지에 찬성했다. 개고기를 먹지 않는 이유로는 ‘정서적 거부감’이 가장 많았다.

이에 지난 1월 제21대 국회에서 ‘개의 식용 목적의 사육·도살 및 유통 등 종식에 관한 특별법’이 99.05%의 찬성율로 본의회를 통과하기도 했다. 이로써 2027년부터 개고기의 제조와 유통이 완전히 금지된다.

하지만 처벌이 유예된 2027년까지 개 농장에 살고 있는 개들의 도살은 여전히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유예기간 동안 개고기 소비를 줄이고 남아 있는 개 농장 개체들에 대한 대책이 마련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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