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보다-보육원 그 후, 7년의 이야기’
14년 전인 2010년 5월 10일 동생과 보육원에 맡겨진 강우혁 씨. 아버지는 강우혁 씨가 만 18살이 되던 2017년 2월 28일 보육원으로 데리러 왔다.
“좋았죠, 나도 아버지 있다” 가수를 꿈꾸던 강우혁 씨는 아버지를 만난 순간 원망보단 기뻐했다. 그런데 충격적이게도 이날 이후 더 큰 악몽이 시작됐다.
부모가 없거나 유기된 아이들이 보육원에 들어간다는 건 옛말. 지난해 보호조치를 받은 아동 10명 중 4명은 학대로 인해 부모와 분리됐다.
하지만 부모에게 받는 상처는 끝난 게 아니다. 강우혁 씨는 보육원에서 나온 직후 자신을 버린 부모에게 수천만 원을 뜯겼고, 아파트 보일러실과 피시방을 전전하며 20대를 시작해야 했다.
날 버린 부모가 돈까지 뜯어갔다
지난달 15일 KBS ‘더 보다 25회’는 ‘보육원 그 후, 7년의 이야기’를 주제로 방영됐다. 방송엔 강우혁 씨의 이야기가 담겼다.
강 씨는 12살 때 동생과 함께 서울의 한 보육원에 맡겨졌다. 당시 강 씨는 부모님의 이혼으로 방치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기억했다.
그는 꿈꾸던 가수가 되고 싶어 실용음악과에 진학하기 위해 돈을 차곡차곡 모았다. 특성화고에 진학했던 덕분에 회사에서 모았던 급여, 보육원 퇴소비, 디딤씨앗통장, 용돈 등을 합쳐 보육원에서 나올 때쯤 통장엔 2천만 원이 있었다.
강 씨의 친아빠는 그가 보육원을 나가야 할 만 18살이 되자 형제를 데려가기 위해 나타났다. 하지만 그는 강 씨를 가장 먼저 은행으로 데려갔고, 관리를 대신 해주겠다고 돈을 가져갔다.
아빠를 믿었던 강 씨는 2년 뒤 대학에 갈 때 돈을 돌려 달라고 했다. 하지만 돈은 사라졌고 등록금이 없어 대학 진학을 포기해야 했다. 강 씨는 당시 아빠의 차가 바뀌었다고 떠올렸다.
강 씨는 자기 발로 친부의 품을 벗어나 길거리를 전전하면서 건물 한편에서 쪽잠을 청하기도 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강 씨 부친은 강 씨가 보육원에 있을 때부터 강 씨 통장에서 돈을 빼갔다고 한다.
보통 보육원에선 후원받은 돈을 아이의 계좌에 넣어주는데, 부모가 버젓이 살아있는 아이가 많다고 한다. 그렇다 보니 아이들이 계좌를 만들 때 부모가 은행에 동행하거나 동의서가 필요하다. 그때 부모들은 아이 앞으로 후원금이 들어오는 것도, 통장 비밀번호도 알게 되는 것이다.
강 씨는 “애들 퇴소할 때쯤에 부모가 찾아와서 돈 받아서 사라지는 경우가 엄청 많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다만 이런 사례들이 얼마나 많은지 알 방법이 없다. 정부가 실태조사에 나서본 적도 없기 때문이다.
법과 제도 울타리 밖에서 부모에게, 어른에게 여러 차례 상처 받는 아이들을 보호할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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