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체전기 측정을 통한 체액량 관리, 수술 후 중환자 회복에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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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액량 모니터링 및 관리 기준 / 출처 : 서울성모병원
체액량 모니터링 및 관리 기준 / 출처 : 서울성모병원

생체전기 측정을 통해 체내 적정 수분을 관리하는 치료 방식이 중증 수술 후 합병증 및 사망 발생을 개선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생체전기 임피던스 분석(Bioelectrical Impedance Analysis, 이하 BIA)을 통해 환자의 회복을 체계화할 수 있도록 돕는 방법이다.

이를 통해 전반적인 회복 속도를 높이고, 합병증 발생 위험과 환자 생존율 면에서 긍정적인 성과가 있었다. 기존까지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었던 ‘수술 후 체액량 관리’에 대해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전류를 사용한 체성분 측정 분석법

BIA는 신체에 약한 전류를 흘려보낸 다음, 발생하는 임피던스(저항값)를 측정해, 체성분 구성을 파악하는 검사법이다. 비만클리닉 또는 피트니스 센터 등에서 만나볼 수 있는 체성분 측정에서도 사용되는 원리다. 수분, 지방, 근육 등 성분에 따라 저항값이 다르게 발생한다는 점을 활용해, 체성분 구성비율을 분석하는 방법이다.

물론, 의료 현장에서 사용되는 BIA 장비는 일반 클리닉 등에서 사용되는 것에 비해 더 높은 정밀도를 가지고 있다. 보다 정확한 측정과 분석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더 많은 전극을 사용하게 되며, 측정에 쓰이는 알고리즘 역시 정확성과 신뢰성이 높다. 측정 목적이 다르기 때문에, 결과에 대한 해석도 더욱 구체적이고 개인 맞춤형으로 진행된다.

체내 수분량 분석, 왜 중요한가

별다른 질환이 없는 경우에도 체내 수분 균형은 중요하다. 부족할 경우 탈수 증상이 생기게 되고, 과다할 경우는 부종이 발생한다. 인체의 대부분이 수분으로 구성돼 있는 만큼, 수분 불균형은 신체 기능 및 대사, 체온 조절 등 다양한 영역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건강에 별다른 이상이 없을 경우는 수분 균형을 조절하는 기능이 활발하지만, 중환자 또는 수술을 마친 직후의 환자들은 자체적인 조절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 따라서 회복 과정에서 수분 상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며 관리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수술 과정에서는 혈압을 유지하기 위해 상당량의 수액을 투여하게 된다. 또한, 수술 중에는 신체 면역 반응이 활성화돼, 전신의 넓은 범위에 염증 반응이 발생하게 된다. 손상된 조직을 치유하고 감염을 방지하기 위한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그러나 이로 인해 혈관 투과성이 높아지고 체내 수분이 빠져나갈 수 있어, 수분 불균형이 발생하기 쉬운 상태가 된다. 

수술 후 환자 수분 관리, 보편적 기준 부재

과도한 출혈이나 탈수 등 급박한 상황에서 시행되는 초기 소생술의 경우, 혈압 및 조직 기능 회복을 위해 수액이 투여된다. 이때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수액 요법에 대해서는 수액 유형, 용량, 투여 속도 등에 대해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 왔고 그 결과 구체적인 지침이 존재한다. 

하지만 수술 후 수분 관리에 대해서는 그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명확한 지침이 존재하지 않는다. 수술 후 환자는 염증 반응, 출혈이나 배액 등으로 인한 수분 손실, 수술 중 투여된 수액량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수분 불균형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수술 종류, 환자 상태 및 특성 등 변수가 되는 사항이 많아, 보편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기준이 세워지기 어려웠다.

이에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중환자외상외과 김은영 교수팀은 BIA를 활용해 환자의 체액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함으로써 임상 결과를 개선하고자 했다.

체액량 관리 치료법, 명확한 효과 있어

김은영 교수 연구팀은 2021년 11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수술 후 중환자실에 입원한 환자 200명을 두 그룹으로 무작위 배정해 연구를 진행했다. 대조군으로 분류된 한 그룹은 전통적인 방식의 치료를 진행했다. 

중재군으로 분류된 한 그룹은 생체전기 측정 데이터를 토대로 ‘세포외수분’ 비율을 기준으로 삼아 체액량을 조절했다. 탈수 상태 환자에게는 결정질 용액을, 체액량이 과다한 환자에게는 이뇨제를 투여해 체액량이 정상 범위 내에 있도록 조절하는 방식이다.

연구 결과, 체액량 관리를 받은 그룹은 합병증 발생률이 31.4%, 전통적인 방식의 치료를 받은 그룹은 합병증 발생률이 46.0%로 나타났다. 사망률에 있어서도 관리 그룹은 1.4%, 전통 치료 그룹은 14.4%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이번 연구는 정확도 높은 모니터링을 통해 체액 상태를 적절하게 관리할 수 있고, 이를 통해 회복 속도 향상, 합병증 감소, 생존율 향상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다. 이번 연구는 임상 영양학 분야 국제 학술지인 「Clinical Nutrition」 9월호에 게재됐다.

서울성모병원 중환자외상외과 김은영 교수 / 출처 : 서울성모병원
서울성모병원 중환자외상외과 김은영 교수 / 출처 : 서울성모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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