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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개비, 아르마딜로 응용한 초강력 접착 패치 개발

‘모션 적응 테셀레이션’ 피부 패치의 컨셉과 디자인 / 출처 : UNIST
‘모션 적응 테셀레이션’ 피부 패치의 컨셉과 디자인 / 출처 : UNIST

착용했을 때는 격하게 움직여도 떨어지지 않고, 떼어낼 때는 자극 없이 가능한 초강력 접착 패치가 개발됐다. 따개비의 접착력과 아르마딜로의 갑옷 구조를 결합·응용한 결과물이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정훈의 교수팀은 동 기관 전기전자공학과 김재준 교수팀, 그리고 국립생태원 생태신기술팀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모션 적응형 테셀레이션 패치’를 개발했다.

접착력, ‘따개비’ 부착 원리로 접근

접착형 패치가 해결해야 할 가장 큰 문제라면 격한 움직임이나 마찰력 등 외부에서 가해지는 힘에 의해 접착면에서 떨어지는 것이다. 상처에 붙인 밴드나 근육 통증 완화를 위한 패치 등 단순한 것부터, 생체 신호를 측정할 수 있는 스마트 패치까지 모든 접착형 제품의 공통된 애로사항이다. 

이에 연구팀은 접착성을 유지하기 위한 방법으로 ‘따개비’의 특성을 응용했다. 바닷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따개비는 울퉁불퉁한 바위 표면에도 단단하게 붙어있다. 이는 따개비가 거친 표면에 밀착하기 위해 특수한 단백질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따개비의 접착 단백질은 기본적으로 부드럽고 유연한 조직이다. 그러다가 바위에 달라붙을 때는 이 단백질이 바위 표면을 꼼꼼하게 채운 다음, 딱딱하게 굳으면서 바위에 단단히 부착된다. 달라붙을 표면의 형태에 맞춰 부착면의 구조를 자유롭게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따개비의 접착 단백질은 부착 후 주위의 수분이나 온도 등으로 인해 굳어지면서 강성이 높아진다. 유동성이 있던 단백질 조직이 단단한 구조물처럼 변하는 것이다. 바위에 붙은 따개비를 떼어내기 위해서는 상당한 힘을 들여야 하는 이유다.

연구팀은 이 과정이 이루어지는 원리를 분석한 다음, 이를 응용해 ‘형상기억고분자’를 만들었다. 눈으로는 잘 보이지 않는 피부 표면의 굴곡에도 단단하게 밀착이 가능하며, 온도를 조절하면 별다른 자극 없이 쉽게 떨어지는 구조다. 붙였다 떼는 과정에서 접착력이 저하되는 기존 패치와 달리, 온도 조절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여러 번 붙였다 떼도 동일한 접착력이 유지된다.

아르마딜로 갑피 구조로 유연성 확보

또 다른 문제점이라면, 패치 자체가 손상되는 것이다. 강한 마찰이 발생하거나 부착 부위가 당겨지면서 패치가 찢어지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혹은 땀이나 물 등의 수분이 유입돼 기능이 저하되거나 온도에 따라 변질되면서 손상되는 경우도 있다.

연구팀은 이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아르마딜로’의 갑피 특성을 활용했다. 아르마딜로의 갑피는 각질로 된 여러 개의 판이 서로 겹쳐져 있는 구조를 띠고 있다. 그 사이를 부드러운 콜라겐 섬유가 채우고 있는 테셀레이션(tessellation) 구조다. 

충격이 가해질 때 힘을 고르게 분산시켜줄 수 있어 총알을 튕겨낼 수 있을 정도이며, 그러면서도 몸을 둥그렇게 말 수 있을 정도의 유연성을 제공한다. 이는 물리적 충격은 물론 화학 물질에 의한 손상, 극한의 온도 변화, 미생물 침투에 대한 저항력까지 제공한다.

연구팀은 형상기억고분자를 서로 겹쳐서 배열하고, 그 조각들 사이를 ‘탄성 고분자’로 채워 아르마딜로의 갑피 구조를 모방했다. 이를 통해 신축성과 유연성을 보강함으로써, 격렬하게 움직이더라도 패치가 떨어지거나 손상되지 않도록 했다.

부위 상관 없이 부착 가능할 것

연구팀을 이끈 정훈의 교수는 “기존의 신체 부착형(웨어러블) 디바이스는 움직임에 따라 변형되거나 반복적으로 가해지는 스트레스에 취약하고, 장시간 착용 시 피부에 자극이 되거나 불편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았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의 결과물은 이러한 문제들을 모두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이 패치를 적용해 만든 부착형 전자기기를 테스트한 결과, 뛰거나 계단을 오르내릴 때도 접착력을 유지하며 착용자의 심박수 및 혈압을 측정해냈다.

한편, 이 기술은 부착면의 형태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보통 웨어러블 기기는 착용할 수 있는 부위가 한정돼 있다. 손목이나 손가락, 팔 등이 일반적이며, 다른 부위에 착용한다고 해도 구조가 비슷한 발목 정도가 한계다. 그 외 부위에 착용하려면 고정에 필요한 별도의 보조기구가 필요한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따개비의 접착 단백질을 응용한 테셀레이션 패치는 부착면의 조건에 구애받지 않고 강력한 접착이 가능하다. 부착 목적에 맞춰, 개인 편의성에 맞춰 어디든 부착이 가능하다는 점이 뛰어난 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를 함께 진행한 전기전자공학과 김재준 교수는 “움직임으로 제약을 받던 기존 기술의 한계를 극복해, 다양한 신체 부위에 활용할 수 있는 착용형 디바이스 개발에 기여할 것”이라며 “향후 이를 활용한 기술 이전 및 창업을 준비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재료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Advanced Materials)」에 게재됐다.

모션 적응형 테셀레이션 패치의 피부 부착 테스트 / 출처 UNIST
모션 적응형 테셀레이션 패치의 피부 부착 테스트 / 출처 UNIST
모션 적응형 테셀레이션 패치의 접착 유지력 테스트 / 출처 UNIST
모션 적응형 테셀레이션 패치의 접착 유지력 테스트 / 출처 UN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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