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안 보여요’… 초조한 아들의 전화, 긴박했던 구조 작전
“어젯밤 외출한 아버지가 아직 돌아오지 않으셨어요.” 지난 26일 이른 아침, 112로 다급한 목소리의 신고가 접수됐다. 전화를 건 이는 광주에 사는 한 남성으로, 치매를 앓는 70세 아버지가 실종되었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남성의 떨리는 목소리는 절박함을 담고 있었고, 상황은 시급했다. 시간은 오전 6시 38분, 날씨는 겨울바람이 강하게 불던 날이었다.
신고를 접수한 광주 북부경찰서 석곡파출소는 즉시 움직였다. 하지만 실종자가 거주하는 마을은 농촌 지역으로, CCTV가 거의 없었다. 아무런 단서 없이 넓은 수색 범위를 마주한 경찰은 순간 당황했지만 곧 주민들의 도움을 받아 사건의 실마리를 찾기 시작했다.
경찰과 주민의 협력
경찰이 확보한 실종자 A씨에 대한 정보는 단출했다. “검은 외투를 입고 나갔다.” 이 한 마디가 전부였다. 석곡파출소의 윤희준 경위와 김영종 경위는 단서를 좇아 주민들과 접촉하며 탐문을 시작했다. 다행히 한 주민이 유용한 정보를 제공했다. “A씨는 가끔 민물새우를 잡으러 하천에 가시곤 했어요.”
이 말은 경찰에게 중요한 힌트가 되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석곡천을 살펴보기로 한 두 경위는 곧장 현장으로 향했다. 다가가는 도중, 전날 내린 비로 물이 불어났고, 유속이 빨라져 있는 석곡천의 모습이 보였다. 차가운 강바람이 불어오는 가운데, 그들은 A씨가 물에 빠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A씨는 가슴까지 차오른 물에 갇힌 채로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었다. 유속이 워낙 빨라 스스로 빠져나오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다. 윤 경위는 “시간이 조금이라도 지체되면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는 판단에 망설임 없이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차가운 물속에서 구조작전은 신속하게 진행됐다. 윤 경위와 김 경위는 A씨를 붙잡아 신속히 물 밖으로 끌어냈다. A씨는 이미 저체온증에 시달리고 있었고, 의식도 희미해 보였다. 경찰은 구급대가 도착하기 전까지 담요를 덮고 그의 손발을 주무르며 체온을 회복시키기 위해 애썼다.
다행히도 A씨는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현장에 도착한 구급차는 A씨를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고, 곧 안정적인 상태를 되찾았다. 신고자가 전화를 건 지 약 2시간 만에 무사히 구조된 것이다. 아버지가 무사하다는 소식을 들은 아들은 연신 눈물을 흘리며 경찰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제 아버지를 살려주셔서…”라는 그의 말은 감동 그 자체였다.
이 사건을 주도적으로 해결한 윤희준 경위는 29일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날씨도 춥고, 상황이 급박해 최대한 빨리 움직여야겠다고 생각했다”며 당시의 심정을 전했다. 그는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협조해주신 덕분에 어르신을 무사히 찾을 수 있었다”며 공을 돌렸다. 이어 “앞으로도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듬직한 경찰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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