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펫] 6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말 복지 수립 범국민대책위원회(이하 범대위)’는 지난 1일 오후 1시, 공주시 이인면에 위치한 말 학대 현장에 모여 폐마목장에서 죽어간 말들을 애도하기 위한 추모제를 개최했다고 2일 밝혔다.
범대위에 따르면, 지난 10월 15일 공주시 한 무허가 농장에서 방치돼 앙상하게 야윈 말 15마리와 이미 목숨을 잃은 말 사체 8마리가 무더기로 발견됐다. 해당 현장은 소위 ‘폐마목장’이라 불리는 곳으로, 퇴역마 처리 방안으로 쓰이는 장소다.
현장 발견 후 16개 시민단체가 모여 ‘말 복지 수립 범국민대책위원회’를 결성해 현장에 방치된 말 구조 및 말 복지 체계 촉구를 위한 활동을 진행해 왔다.
지난 1일 추모제를 개최한 범대위는 “지난 40여 일의 현장 대응을 마무리하며 이곳에서 억울하게 죽어간 말을 위로하고 남겨진 말의 복지를 보장하도록 촉구하기 위해서 추모제를 개최한다”라고 취지를 밝혔다.
추모제는 땅에 묻힌 말 유골을 꺼내 유골함에 옮겨 담으며 시작됐다. 범대위는 “해당 현장은 오랜 기간 폐마목장으로 이용된 곳으로 지금도 여전히 현장에서 죽은 말 사체가 땅속에 묻혀있다”며, 유골 중 일부를 담은 유골함을 단상에 올리고 헌화하며 애도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어 류지정 캘리그라피 작가의 캘리그라피 공연이 이어졌다. 류지정 작가는 가로 4m, 세로 1m의 현수막에 “달릴 수 없는 말도 삶을 누릴 자격이 있다”는 글귀를 작성하는 퍼포먼스를 통해 말 복지 구축을 요구하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발언에 나선 조현정 동물권행동 카라 정책변화팀장은 “2022년 한국마사회는 한국 경마 100년 기념식을 대대적으로 개최하며 국내 말 산업을 전 세계 5위의 규모로 키우겠다고 선포하면서도 정작 말 복지에 대해서는 예산 부족을 핑계로 대며 말 산업 육성만 열심히 하고 있다”며 “앞으로의 100년은 말 복지 없이 말 산업도 없다는 사실을 알기를 바란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강재원 동물자유연대 선임활동가는 “처음 현장에 왔을 때 구조에 엄두가 나지 않을 만큼 열악했으나, 많은 단체와 자원봉사자의 노력으로 모든 말이 입양을 가거나 임시보호처로 이동했다”며 그동안의 활동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현장에서 말 보호, 관리를 맡았던 단체의 발언도 이어졌다. 처음 현장을 발견하고 사건을 공론화한 김세현 비글구조네트워크 대표는 “공주시 폐마목장은 폐쇄되지만 다른 말들이 어떻게 하면 복지 사각지대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다 함께 고민해야 한다”며 현장 마무리 후 남겨진 국내 말 복지 제도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마지막으로 발언한 김채원 제니하우스 소장은 “주검이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는 곳에 목석처럼 서 있던 말이 살아있는지 믿기 어려울 만큼 참혹했지만, 현장이 조금씩 변화하며 말의 눈망울에서 변화를 찾을 수 있었다”면서 현장에서 느낀 애환과 희망을 이야기했다.
해당 현장에서 생존한 말 16마리는 1일 입양처와 임시보호처로 옮겨진 4마리(장산클리어, 천지의빛, 유니콘, 레바로)를 포함해 모두 이동을 완료했다. 범대위는 이날 추모제에서 “이제 이 공간을 정리하며, 그다음을 준비하려 한다”며,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마사회에 폐마목장 실태 파악 및 말 이력제 의무화, 퇴역마 보호 대책 마련 등을 촉구하기 위한 활동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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