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랄이 풍부한 음식, 특히 신경써야 할 종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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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랄(Minerals)은 ‘무기질’이라는 뜻이다. 개인적으로는 무기질이라는 표현을 자주 쓰는 편이다. 유기물의 반대, 탄소 성분을 포함하지 않는 영양소라는 의미가 직관적으로 전달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미를 이해하는 거야 개인의 방식이니, 무기질로 부르든 미네랄로 부르든 크게 상관은 없다. 표현의 다양성을 위해 이번 글에서는 미네랄로 통일해 표기하기로 한다.

미네랄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다. 대략적으로만 추정해도 약 60~70가지는 될 것이다. 다만 인체에서 필요로 하는 종류는 보통 15가지 정도다. 이들은 다시 비교적 많은 양을 필요로 하는 ‘주요 미네랄’ 6가지와 매우 적은 양만 있어도 되는 ‘미량 미네랄’ 9가지로 구분된다.

주요 미네랄은 그만큼 자주 강조되는 경향이 있다. 칼슘, 인, 칼륨, 나트륨, 마그네슘, 그리고 황이다. 대부분 건강 관련 방송이나 콘텐츠에서 자주 접하게 되는 것들이다. 한편, 미량 미네랄에도 널리 알려진 것들이 많다. 철, 아연, 구리, 망간, 셀레늄, 요오드, 플루오르, 크롬, 몰리브데넘이 여기에 속한다.

한국영양학회 기준 미네랄 권장 섭취량 / ⓒ 헬스라이프헤럴드
한국영양학회 기준 미네랄 권장 섭취량 / ⓒ 헬스라이프헤럴드

수많은 종류, 어떻게 다 챙길까?

미네랄은 다른 주요 영양소에 비하면 많은 양이 필요하지 않은 편이다. 다른 것들보다 특히 많이 필요한 것이라고 하면, 칼륨, 나트륨, 칼슘, 인, 마그네슘 순이다. 가장 많은 양을 필요로 하는 칼륨의 일일 권장 섭취량이 3,500㎎이며, 나트륨은 2,000㎎ 정도다. 주요 영양소 중 섭취량을 가장 강조하곤 하는 단백질의 권장량이 보통 수십 g이니, 이에 비하면 매우 적은 양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많은 종류를 어떻게 다 챙길까 싶어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일반적으로 미네랄은 하나의 음식에 여러 종류가 골고루 들어있는 편이다. ‘균형 잡힌 식단’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섭취하게 되기 때문이다.

여기서 핵심은 ‘균형 잡힌 식단’이다. 즉, 식단의 영양 균형이 맞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일부 미네랄에 결핍이 발생할 수 있다. 미네랄은 종류에 따라 서로 다른 기능을 수행하지만, 무엇 하나 빠질 것 없이 모두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어느 하나만 부족해도 전체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이다.

다만, 다소 부족하다 해도 조금씩은 섭취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특정 미네랄 결핍으로 인한 문제는 빠르게 나타나지 않고 차근차근 누적됐다가 어느 순간 불거지는 경향이 있다. 평소에 미네랄이 풍부한 음식을 신경 써서 챙겨먹어야 하는 이유다.

자가 조절 시스템에는 한계가 있다

영양소는 기본적으로 균형이 중요하다. 결핍도 문제지만 과잉 또한 문제다. 여기서 의문이 생길 수 있다. 각 미네랄마다 권장량은 정해져 있지만, 그 양이 워낙 미미한 경우가 많아 일일이 필요량을 채우기는 쉽지 않다. 음식을 먹다보면 일부 종류가 부족하거나 과도해지기 쉽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우리 몸에는 스스로 미네랄의 섭취를 조절하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특정 미네랄이 부족할 경우, 장에서 흡수율이 증가해 음식 속의 미네랄을 최대한 흡수하려 한다. 반대로 특정 미네랄이 너무 많을 경우, 장에서 흡수를 줄이거나 신장을 통한 배출량을 늘린다. 이 때문에 불균형한 식단을 유지하더라도 어느 정도까지는 건강에 이상이 생기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자가 조절 시스템에는 결국 한계가 존재한다. 아무리 흡수율을 늘리더라도 근본적으로 들어오는 양이 적다면 언젠가는 결핍이 발생한다. 아무리 흡수를 줄이고 배출을 늘려도 계속 많은 양이 들어온다면 결국은 과잉 상태가 된다. 이 때문에 어떤 음식이 특정 미네랄을 과도하게 함유하고 있다면, 섭취량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해진다.

미네랄이 풍부한 음식들 – 칼륨

그렇다면 미네랄이 풍부한 음식으로는 무엇이 있을까? 이 질문은 좀 더 명확하게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미네랄이 풍부한지’에 따라 답이 달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15가지의 미네랄이 풍부한 음식을 일일이 거론할 수도 없고, 하나의 음식에 모든 미네랄이 함유돼 있는 경우도 없다.

따라서 체내에서 비교적 많은 양을 필요로 하는 미네랄, 그리고 우리나라 성인들에게 있어 섭취량이 부족한 편에 속하는 미네랄을 위주로 소개하고자 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칼륨이다. 가장 많은 양을 필요로 하는 미네랄이자, 섭취가 부족한 경향이 있는 미네랄이다. 2022년 국민건강영양조사를 기준으로 하면, 19세 이상 성인들의 일일 칼륨 섭취량은 약 2,598㎎으로, 권장 섭취량의 74.2% 수준이다. 

이는 가공식품 섭취가 증가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칼륨은 일반적으로 자연식품에 함량이 높은 영양소이며, 고온에서 조리 및 가공하는 과정에서 손실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한, 칼륨은 나트륨과 균형을 이루어야 하는 미네랄이다. 가공식품은 대체로 나트륨 함량이 높은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나트륨 섭취가 과도해지면 칼륨 부족으로 인한 문제가 심화된다.

칼륨을 보충하기에 좋은 음식으로는 과일 중에서는 바나나와 오렌지, 채소 중에서는 토마토와 감자,  시금치가 꼽힌다. 꼭 이들이 아니더라도 조리를 거치지 않은 자연 상태의 과일이나 채소에는 칼륨 함량이 충분한 편이므로 식단에 신선한 과일과 채소류를 늘리는 것이 도움이 된다.

미네랄이 풍부한 음식으로는 가공을 최소화하는 신선식품이 좋다 / Designed by Freepik
미네랄이 풍부한 음식으로는 가공을 최소화하는 신선식품이 좋다 / Designed by Freepik

미네랄이 풍부한 음식들 – 칼슘

권장 섭취량 순으로 보자면 나트륨을 건너뛰면 그 다음이 칼슘이다. 국민건강영양조사 기준으로 칼슘은 일일 700㎎이 권장되지만, 실제 평균 섭취량은 약 64.7%밖에 되지 않는다. 칼슘 부족의 주된 원인은 유제품 섭취 부족, 그리고 비타민D 섭취 부족이다. 

유제품의 경우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유당불내증’이다. 유제품의 핵심 성분인 유당을 소화하기 위해 필요한 효소 ‘락타아제’가 부족한 증상이다. 특히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권에서는 전체 인구 대비 유당불내증 환자 비율이 높은 편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성인 유당불내증 환자 비율은 최소 30%, 많게는 50%까지로 추정하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문제가 되는 유당 성분을 제거한 제품이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유당을 제거해도 칼슘 섭취에는 문제가 없기 때문에, 유당 제거 유제품을 통해 칼슘을 섭취하면 된다.

다음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비타민D다. 비타민D는 장에서 칼슘 흡수를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아무리 칼슘이 풍부한 음식을 먹는다고 해도, 비타민D가 체내에 충분하지 않으면 필요한 만큼의 칼슘을 흡수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칼슘과 비타민D는 늘 함께 신경써야 하는 짝꿍이다.

다행히 두 영양소는 한 가지 음식으로 함께 섭취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우유, 치즈, 요거트 등의 유제품과 연어, 고등어와 같은 생선은 모두 칼슘과 비타민D를 함께 충분히 공급하는 음식들이다. 한편, 달걀 노른자의 경우 칼슘은 적지만 비타민D가 풍부한 음식이다. 반대로 브로콜리나 케일 등의 녹색 채소는 비타민D는 적지만 칼슘이 풍부한 음식이다. 이들을 함께 식단에 포함하면 칼슘과 비타민D를 충분히 섭취할 수 있다.

유당불내증은 칼슘 부족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이다 / Designed by Freepik
유당불내증은 칼슘 부족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이다 / Designed by Freepik

미네랄이 풍부한 음식 – 마그네슘

마지막으로 거론할 주요 미네랄은 마그네슘이다. 국민건강영양조사 기준으로 마그네슘 역시 일일 권장 섭취량의 89% 정도에 해당하는 주요 미네랄이다. 칼륨이나 칼슘에 비하면 좀 더 사정이 나은 편이지만, 그래도 권장량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은 같다.

마그네슘 부족은 스트레스가 만연한 현대사회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마그네슘은 신경계 안정화와 근육 이완에 도움을 주는 영양소다. 이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이를 해소하는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소모된다. 스트레스를 자주, 크게 받을수록 마그네슘의 필요성이 높아지지만, 충분한 섭취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스트레스로 인한 부작용을 더 크게 겪을 수밖에 없다.

마그네슘 역시 칼륨과 마찬가지로 가공식품 위주의 식단에서 부족하기 쉽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일반 식단보다 간식 정도로도 보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마그네슘이 풍부한 대표적 음식은 바로 견과류와 씨앗류다. 특히 아몬드와 호두, 호박씨와 해바라기씨가 매우 좋은 마그네슘 공급원이다. 

견과류와 씨앗류는 단백질과 불포화 지방산을 제공하는 식품이기도 하다. 칼로리가 높기 때문에 소량씩만 섭취할 것이 권장되지만, 매일 조금씩 나눠서 섭취하는 정도로도 스트레스에 대항하고 신체 기능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만큼의 마그네슘은 충분히 공급할 수 있다.

전체적인 균형이 가장 중요

앞서도 이야기했다시피, 미네랄은 종류가 무척 다양하기 때문에 일일이 신경써서 챙기기가 꽤 어렵다. 하지만 전반적인 필요량은 그리 많지 않은 편이기 때문에, 전체적인 식단을 점검하고 건강한 방향으로 바꿔나가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충족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가공식품을 줄이고 신선식품의 비중을 높여가다보면 미네랄 부족으로 인한 문제는 조금씩 멀어질 것이다.

언제나 그렇듯 가장 중요한 것은 ‘전체적인 균형’이다. 미네랄은 체내 조절 시스템에 의해 어느 정도 조절이 되지만, 그렇다고 해도 주도적으로 균형 있는 섭취에 신경을 써야 한다. 무언가 건강에 이상이 생겼다면 그 배경에 특정 미네랄의 부족이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꼼꼼한 건강 관리로 모든 미네랄이 부족하지 않게 챙기는 삶을 누리기 바란다.

중요한 것은 밸런스 / Designed by 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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