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닝머신과 달리기, 꼭 비교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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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는 더할나위 없는 최고의 유산소 운동 중 하나다. 하지만 겨울이 되면서 매섭게 추워지는 날씨는 달리기를 위해 선뜻 문밖을 나설 엄두를 내지 못하게 만든다. 이럴 때 실내 운동으로 시선을 돌리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바로 런닝머신이다.

하지만 익숙하게 들어봤을 것이다. 런닝머신은 밖에서 달리는 것에 비해 효과가 떨어진다는 이야기 말이다. 그에 대한 근거 또한 그럴 듯하다. 가장 흔히 듣는 이야기가 바로 런닝머신은 바람 저항, 경사, 지형의 다양성 등의 변수가 없기 때문에 운동 강도가 낮아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설령 그게 맞다고 해도, 너무 부정적인 시선으로만 보고 있는 것은 아닐까? 미국 건강 매거진 ‘셀프(SELF)’의 내용 중 일부를 바탕으로 런닝머신의 장점과 올바른 활용법을 알아보도록 한다.

런닝머신을 ‘낮추는’ 이유들

기본적으로 운동을 좀 한다 하는 사람들 중에는, ‘헬스장에서 런닝머신만 뛰고 가는 사람들을 보면 안타깝다’라는 이야기를 종종 한다. 저마다의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근본적인 이유를 들자면 런닝머신으로 얻을 수 있는 체력 증진 효과가 제한적이기 때문일 것이다. 근력 운동을 할 수 있는 기구들이 즐비함에도 불구하고 런닝머신만 뛰고 가는 것은 충분히 아쉽게 볼만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런닝머신의 운동 효과 자체를 폄훼할 이유는 되지 않는다. 특히 밖에서 달리는 것과 비교하며 런닝머신의 효과를 낮추어보는 시선이 많다. 가장 대표적인 이유가 위에서 언급한 환경적 요인이다. 

맞불어오는 바람 저항을 이겨내는 것, 오르막이나 내리막을 달리며 균형을 유지하는 것, 비포장 도로나 불규칙한 돌부리 등을 피해가며 유연하게 달리는 것 등은 바깥에서 달리기를 할 때 흔히 겪게 되는 상황이다. 이런 환경을 극복하며 달리는 것에 비하면 런닝머신 위에서 같은 자세를 유지하며 달리는 것은 확실히 운동 강도가 낮다고 느낄 수 있다.

또한, 심리적인 이유도 있다. 실외에서 달릴 때는 주변 환경이나 경치 등을 곁눈으로라도 즐길 수 있다. 산책로에 나무나 수풀이 조성돼 있다면, 그로 인해 만들어지는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는 것도 긍정적인 경험이 된다. 

이에 비해 런닝머신은 고정돼 있는 공간에서 반복적으로 달린다. 사실상 제자리 뛰기와 비슷하므로 지루한 풍경이 이어진다. 설령 매일 비슷한 코스를 뛴다 하더라도 바깥에서 달리는 편을 더 선호하는 사람이 많은 이유다.

운동 강도는 더 높을 수도 있다

최소한 운동 강도를 더 낮게 보는 것은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물론 바깥에서 만나게 되는 여러 환경적인 저항 요소들이 운동 강도를 높이는 데 기여한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런닝머신은 그러한 단점에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가장 쉽게 예를 들어, 대부분의 런닝머신에 갖춰져 있는 ‘프로그램’ 기능은 정확한 시간에 맞춰 달리는 속도를 조절할 수 있도록 돕는다. HIIT를 비롯한 인터벌 트레이닝을 하고자 할 때 안성맞춤이다. 

바깥에서 인터벌 트레이닝을 하려면 최소한 시간을 측정할 수 있는 기기가 필요하다. 구간마다 일정한 속도를 유지하려면 속도를 측정할 수 있는 장비도 필요하다. 그런 것들이 갖춰져 있다고 해도, 인간의 특성상 일정한 속도를 유지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따라서 ‘체계적인 운동 강도’를 추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런닝머신이 더 우수하다. 기계는 거짓말을 하지 않으니까. 

비슷한 원리로, 밖에서 달리는 것보다 운동 강도를 높이는 것도 가능하다. 그저 본인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까지 속도를 높이기만 하면 그만이다. 직접 바닥을 밀어내며 뛰어야 하는 달리기와 다르게, 런닝머신은 기계에 의해 움직이는 트레드밀 위를 달린다. 즉, 같은 속도라면 운동 효과가 떨어진다고 느낄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답은 간단하다. 속도를 더 높이면 되는 것이다.

게다가 같은 속도에서 운동 효과가 떨어진다는 것도 상식에 기반한 생각 또는 느낌일 뿐, 실제로도 맞는지 의심해볼 필요가 있는 대목이다. SELF에 거론된 바에 따르면, 「Sports Medicine」 저널에 게재된 메타 분석을 통해 이 부분을 검증한 바 있다. 해당 연구에 따르면 대부분의 속도에서 실제 달리기와 런닝머신 달리기 사이에 생리적 차이는 없는 것으로 나왔다.

‘다른 운동’이라고 받아들이자

유산소 운동을 규칙적으로 해볼까 하는 사람, 하지만 밖에서 달려본 경험이 없어서 자신의 수준을 잘 모르는 사람이라면, 런닝머신을 마다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무엇보다 앞서 말한 ‘시스템 기반의 체계성’을 바탕으로 자신에게 적합한 운동 페이스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경사도를 높이는 기능을 통해 같은 속도에서도 야외 달리기와 비슷한 조건을 만들 수도 있다. 하지만 일부러 그렇게 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 야외 달리기와 런닝머신을 자꾸 비교하는 이유는, 둘 다 달리는 동작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차라리 둘을 서로 다른 운동으로 인식하는 게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근력 운동을 보면, 같은 동작에서도 약간의 변형으로 다른 근육을 자극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실제로 숙련된 사람의 경우는 똑같은 동작이라도 어느 부위에 긴장을 유지하느냐에 따라 다른 효과를 얻기도 한다. 같은 동작이라고 해서 같은 운동이라고 여기는 것은 고정관념이라는 뜻이다.

달리기는 달리기고, 런닝머신은 런닝머신이다. 달리기에 그만의 장점이 있다면, 런닝머신 역시 저만의 장점이 있는 법이다. 그리고 근본적으로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있다. 만약 런닝머신이 야외 달리기에 비해 운동 효과가 떨어진다 하더라도, 어찌됐거나 추워서 달리기를 아예 하지 못하는 것보다는 무조건 낫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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