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 잘 되는 음식, 원활한 소화를 위한 비결은?

17
Designed by Freepik
Designed by Freepik

스트레스를 받으면 가장 먼저 마주하는 흔한 증상이 바로 ‘소화불량’이다. 보통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소화제를 먹거나 한두 끼 정도 식사를 거르는 것으로 대응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소화는 우리 몸에 필요한 에너지와 영양소를 공급하기 위한 중요한 과정이다. 단순히 잠깐 불편하고 마는 문제가 아니라, 영양소 부족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의미다.

최근 일주일 사이 소화불량을 두 번 이상 겪은 적이 있다면, 원활한 영양 공급을 위해 소화 잘 되는 음식을 챙겨먹을 것을 권한다. 물론, 소화불량을 겪지 않았다고 해도 소화 잘 되는 음식을 챙겨먹는 습관은 장기적으로 도움이 된다.

소화가 중요한 이유

많은 사람들이 ‘골고루 잘 챙겨먹었다’에서 그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음식은 먹었다고 해서 끝이 아니다. 필요한 영양소를 충분히 챙겨먹었다고 하더라도, 소화기관을 거치며 올바르게 소화가 되지 않는다면 먹지 않은 것과 별반 다를 바가 없다.

그렇다면 제대로 소화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을 신경써야 할까? 가장 먼저 자신의 식사 습관이 건전하게 잡혀 있는지를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 식사를 가급적 규칙적으로 할 수 있도록 시간대를 정하는 것, 음식을 천천히 꼭꼭 씹으며 20분 가량 식사 시간을 유지하는 것 등이다. 이를 통해 과식을 피하고 꼭 필요한 만큼만 식사를 하는 습관을 들일 수 있다.

한편, 소화가 잘 되는 음식을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 어떤 음식이 소화가 잘 되기 위해서는 크게 두 가지 관점으로 나눠볼 수 있다. 섬유질, 그리고 소화효소다. 각각의 항목들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도록 한다.

섬유질 식품을 대하는 올바른 태도

섬유질은 크게 보자면 탄수화물의 일종이다. 하지만 에너지원으로 사용되는 일반 탄수화물과 다르다. 일반적으로 섬유질은 소화가 되지 않거나 부분적으로만 소화가 된다. 소화를 돕는 보조 역할을 한 다음, 에너지원으로 쓰이지 않고 체외로 배출되는 성분이다. 

섬유질은 다시 수용성(용해성) 섬유질과 불용성(불용해성) 섬유질로 나뉜다. 수용성 섬유질은 수분을 흡수해 젤과 같은 형태로 변한다. 삼킨 음식들과 섞여서 소화가 천천히 이루어지도록 함으로써, 음식물의 영양소가 좀 더 완전하게 흡수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오트밀, 콩류, 사과(껍질), 당근, 보리 등에 풍부하게 포함된 섬유질이다.

불용성 섬유질은 장으로 내려가 부피를 늘리고 장의 연동 운동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이를 통해 변을 부드럽게 만들어주고, 활발한 연동 운동으로 음식물 찌꺼기들이 장을 통과하는 시간을 줄여 배변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돕는다. 통밀이나 보리 등의 통곡물, 견과류를 비롯해 브로콜리, 셀러리, 시금치 등의 채소류에 풍부하게 들어있다.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수용성 섬유질은 음식물의 완전한 소화를 돕는 역할이며, 불용성 섬유질은 소화되고 남은 찌꺼기의 원활한 배출을 돕는 역할이라고 요약할 수 있겠다.

섬유질이 풍부한 식품을 섭취할 때는 유의할 점이 있다. 가장 먼저 과일이나 채소류의 ‘껍질’을 제거하는 습관이다. 과일이나 채소는 대부분 껍질에 더 많은 섬유질이 함유돼 있다. 특히 사과나 배 등 껍질을 제거하고 먹는 것이 일반화돼 있는 과일을 섭취할 때는 이러한 사실을 반드시 유념해야 한다.

조리 과정도 중요하다. 어떤 채소들은 생으로 먹을 수 있는가 하면, 또 어떤 채소들은 조리를 해야만 먹을 수 있는 경우도 있다. 이때 고온에서 너무 오랫동안 끓이거나 볶는 경우, 섬유질의 구조가 손상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소화효소가 풍부한 음식들

소화 잘 되는 음식이 무엇인지 알기 위한 또 하나의 포인트는 바로 ‘소화효소’다. 소화기관은 저마다 주력으로 담당하는 영양소가 나눠져 있다. 이는 각 부위에 존재하는 소화효소들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입에서 음식물을 씹을 때 분비되는 타액(침)에는 아밀라아제라는 소화효소가 주를 이룬다. 이는 탄수화물을 분해하는 데 주력하는 효소다. 

한편, 위에서 분비되는 펩신은 주로 단백질을 아미노산으로 분해하는 역할을 한다. 그 다음 소장에서 분비되는 리파아제는 지방을 분해해 지방산과 글리세롤로 만드는 역할을 한다. 

이들 효소는 체내에 들어온 단백질과 지방 성분을 분해하고 재조합해 만들어지기도 하지만, 음식을 통해 직접적으로 섭취할 수 있는 소화효소들도 있다. 예를 들어, 상큼하고 달콤한 맛을 자랑하는 파인애플의 경우, ‘브로멜라인’이라는 소화효소가 포함돼 있다. 이는 단백질 소화를 돕는 성분이다. 키위와 배에 풍부하게 들어있는 ‘액티니딘’ 역시 마찬가지다. 

브로멜라인과 액티니딘은 주로 단백질 소화를 돕지만, 지방 소화에도 약간의 도움을 주는 효소들이다. 한편, 흔히 천연 소화제라고 알려져 있는 무에는 ‘디아스타제’라는 소화효소가 풍부하다. 이는 아밀라아제와 같이 탄수화물의 분해를 돕는 효소다. 

음식을 통해 섭취할 수 있는 소화효소들은 주로 단백질의 소화를 돕는 것들이 많다. 단백질은 그 구조가 견고하고 복잡한 경우가 많아, 다른 영양소에 비해 소화가 오래 걸리는 영양소로 꼽힌다. 이 때문에 다양한 소화효소가 포함된 식품을 규칙적으로 섭취하면 단백질을 원활하게 공급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익히 알려져 있는 ‘발효식품’들 역시 소화효소가 풍부한 음식으로 빼놓을 수 없다. 한국인의 소울푸드인 김치를 비롯해 된장이나 청국장 같은 발효 기반 식품들은 유산균을 비롯해 장내 미생물군 형성에 도움이 되는 성분들이 포함돼 있다. 발효식품들은 소화가 어려운 복합 탄수화물이나 단백질을 보다 원활하게 분해할 수 있도록 돕는 작용을 한다.

소화 잘 되는 삶을 살고 싶다면

먹은 음식을 잘 소화시키지 못하는 것은 괴로운 일이다. 스트레스에 예민한 사람들은 흔히 겪는 일이라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소화불량을 겪을 때 신경이 예민해지는 것을 어찌할 도리는 없다. 하지만, 평소 습관을 한 번 잘 살펴보도록 하자. 어쩌면 소화가 잘 되지 않게 하는 습관을 자신도 모르는 사이 반복하고 있었을지도 모르니까.

가장 간단한 문제는 수분 섭취 부족이다. 적당한 일일 수분 섭취량이 어느 정도인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많다. 누군가는 순수한 물로만 하루 2L라고 이야기하고, 또 누군가는 음식을 통한 수분 섭취를 포함한 양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복잡한 논쟁을 떠나서, 한 시간에 작은 컵으로 물 한 잔씩을 마시는 정도를 두고 과도한 섭취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사무실이나 학교 등에서 흔히 사용하는 정수기에는 용량이 작은 일회용 종이컵이 함께 비치된 경우가 많다. 그 컵으로 1~2잔씩 틈틈이 마신다면 소화에 좋은 습관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취향에 따라 개인 텀블러에 물을 담아서 생각날 때마다 한 모금씩 마시는 방법도 좋다.

또한, 스트레스를 풀겠다는 명분으로 즐겨먹는 매운 음식과 기름진 음식도 소화불량을 유발하는 원인 중 하나다. 매운 음식은 주로 캡사이신을 포함하고 있는데, 이로 인해 위산 분비가 과도하게 이루어지면서 소화불량과 속쓰림 등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매운 음식은 체내 pH를 변화시킬 수 있다. 이로 인해 소화효소의 분비 및 원활한 작용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기름진 음식은 ‘지방’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방은 단백질 못지 않게 소화효소의 작용이 오래 걸리는 영양소다. 자연스럽게 지방 함량이 높은 음식은 소화불량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이런 음식들은 섭취량 대비 지방 함량이 높은 편이기 때문에, 그만큼 소화효소의 부담을 높일 우려가 크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1
0
+1
0
+1
0
+1
0
+1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