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을 뜨면 유독 겨울이라는 것이 더 실감이 난다. 본격적으로 추워지기 전 몇 번 시도했던 아침 운동은 어느새 스리슬쩍 저녁 시간대로 옮겨졌다. 잠에서 깬 직후 이불을 박차고 나오는 것도 쉽지 않은 마당에, 현관문을 열고 나설 용기가 나지 않은 탓이다.
그러다 문득 생각이 들었다. 아침에 일어나 맨몸 근력 운동을 해보는 건 어떨까? 밖에 나갈 필요 없이 이불 밖으로만 나가면 되니, 난이도가 대폭 낮춰진 셈이다.
아침 운동 하면 대개 조깅과 같은 가벼운 유산소 운동을 연상한다. 그래서인지 약간 낯설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솔직히 말해 안 될 것은 없지 않을까? 게다가 근력 운동은 매일 할 필요도 없고 일주일에 2~3번 정도만 하면 되니까 부담도 덜할 것이다. 아침 근력 운동의 장점과 고려해야 할 문제점은 무엇이 있을까?
아침 근력 운동, 활기찬 하루의 기반
근력 운동은 기본적으로 단위 시간당 에너지 소모량이 크다. 다만, 대개 짧은 시간 동안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전체적인 에너지 소모량은 유산소 운동에 비해 적은 경향이 있다. 근력 운동의 진짜 가치는 운동을 마친 뒤에 있다.
근력 운동은 근육을 활성화시키고 강한 자극을 가한다. 근육은 힘을 발휘함에 따라 피로가 쌓이거나 손상을 입게 되고, 이를 회복하려는 과정에서 신진대사가 증가하게 된다. 이러한 효과는 운동을 마친 뒤에도 일정 시간 동안 지속된다.
‘운동 후 산소 소비(EPOC)’ 또는 ‘애프터번’이라 불리는 이 효과는 근육을 활발하게 사용할수록 강력하게 나타난다. 운동을 마친 뒤에도 평소보다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는 시간이 길어지는 것이다.
아침에 근력 운동을 하게 되면 이러한 효과가 두드러진다. 아침 운동 후 하루 일과를 시작하게 되면, 저녁에 운동을 마치고 잠을 자는 것에 비해 더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게 될 거라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아침의 근력 운동은 활발한 신진대사를 유도해 하루를 활기차게 시작하는 데 도움을 준다.
게다가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퇴근 후 저녁 시간이 유동적인 경우가 많다. 퇴근이 늦어질 수도 있고, 갑작스러운 일정이나 약속이 생기기도 한다. 유독 스트레스나 피로감이 심해 운동을 할 엄두가 나지 않을 수도 있다.
운동을 계획적으로 하는 사람들이라면 변수를 최대한 통제하려 하겠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은 존재하게 마련이다. 아침 운동은 이런 점에서 꾸준한 운동 습관을 만드는 데 더욱 적합하다.
주의해야 할 요소들
훌륭한 장점 못지 않게 아침 근력 운동은 주의해야 할 점들이 있다. 보통 잠을 자는 동안에는 체온이 낮은 상태가 유지된다. 이는 즉, 잠에서 깬 직후에도 한동안은 체온이 평상시보다 낮은 상태에 있으며, 정상 수준으로 체온이 회복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는 의미다.
낮은 체온은 근력과 유연성에 영향을 미친다. 경직된 근육과 관절은 평소보다 운동 능력이 현저하게 낮아지는 원인이 된다. 이 상태에서 평상시 수준의 근력 운동을 시도하게 되면 비록 맨몸이라 해도 부상으로 이어질 위험이 높아진다.
따라서 스트레칭이나 유산소 운동을 통해 몸을 풀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몸을 가볍게 움직이는 동적 스트레칭을 위주로 하되, 저녁 시간대에 근력 운동을 하는 것보다 횟수나 지속시간을 좀 더 늘려서 충분한 워밍업을 해주는 편이 좋다.
또한,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하고 있다면 아침 기상 직후에는 공복 및 수분 부족 상태일 것이다. 근육은 수분이 공급돼야 원활하게 제 기능을 수행할 수 있고, 운동에 따른 피로도 덜 쌓인다. 기상 직후 입 안을 한 번 헹구고 물 한두 잔을 마신 다음 운동을 준비하도록 한다.
또한, 에너지 공급이 중요하다. 근력 운동은 유산소 운동에 비해 일순간 많은 에너지를 소모한다. 맨몸을 토대로 한 중저강도 근력 운동이라 해도, 어느 정도 기반이 되는 에너지가 있어야만 원활하게 기능할 수 있다. 허기가 느껴지는 상태라면 에너지바나 요거트, 과일과 같이 간단한 먹거리를 소량 섭취한 다음 운동을 시작하는 편을 추천한다. 물론 운동을 마친 뒤에도 충분한 영양 공급을 해줘야 한다.
기본적인 아침 근력 운동 루틴
먼저 2~3분 정도 제자리에서 가볍게 뛰거나 점핑잭을 실시하면서 체온을 높여준다. 그런 다음 팔 돌리기, 다리 흔들기, 발목 돌리기, 허리 돌리기, 무릎 올리기 등의 동적 스트레칭을 각 30초씩 수행한다.
본 운동으로는 먼저 스쿼트를 10~15회 정도씩 3세트 수행한다. 허벅지와 엉덩이 근육을 자극하는 운동으로, 우리 몸에서 가장 큰 근육 그룹을 활성화시켜 전체적인 운동 수행능력을 끌어올리는 목적이다.
다음으로 푸쉬업을 10회씩 3세트, 이어서 플랭크를 30초씩 3세트 정도 수행한다. 이들은 온몸의 근육을 고르게 사용하는 전신 맨몸 운동의 예다. 다음으로 런지를 양 다리 10회씩 3세트 하거나, 버피 10회씩 3세트를 해서 온몸을 완전히 활성화시킨다.
모두 맨몸으로 가능한 동작들이다. 도구가 갖춰져 있다면 덤벨이나 저항 밴드를 사용해 강도를 높여도 좋다. 덤벨이 있다면 ‘덤벨 로우’ 동작을 통해 삼두근을 단련하는 방법도 좋고, 저항 밴드를 사용해 각 동작에 작게나마 저항을 추가해주는 것도 좋다. 풀업 바가 있다면 데드행으로 전신을 쭉 펴주는 동작을 추가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이는 대략 20분~30분 정도면 마칠 수 있는 루틴이다. 동작을 몇 개 더 추가하더라도 40분을 넘지 않을 것이다. 만약 자신의 운동 수행능력이 좋은 편이고, 충분히 스트레칭이 돼 있는 상태라면 세트 수나 세트당 횟수를 늘려도 무방하다.
다만, 아침 시간대이므로 너무 과한 운동은 하루 일과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도록 한다. 마찬가지로 컨디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운동을 마친 뒤에는 정적인 스트레칭으로 근육을 이완시키도록 한다. 운동 후 수분을 섭취하는 것도 회복 촉진을 위해 필수다.
건강상태를 보수적으로 점검할 것
단, 아침 근력 운동으로 좋은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자신의 몸 상태를 평소보다 보수적으로 보는 습관이 필요하다. 점심이나 저녁에 하는 것에 비해 아침에 근력 운동을 하는 것은 몸에 가해지는 부담이 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자칫하면 ‘운동을 하지 않을 핑계’가 늘어날 수도 있지만, 무리한 운동으로 건강을 해치는 것보다는 낫다.
특히 밤 사이 자주 깼거나 깊게 잠들지 못했다면 아침 근력 운동으로 쌓이는 피로감이 과도할 수 있다. 이는 본인이 판단해야 할 문제지만, 평소와 달리 일어나는 게 유독 힘들다면 운동을 쉬거나 줄이는 등 조절할 필요가 있다.
최근 근육 계통의 부상을 입은 적이 있는 경우, 만성 피로 증후군이나 관절염, 혈액순환 문제, 심혈관계 질환 등을 겪고 있는 경우도 아침 근력 운동은 자제하도록 한다. 이럴 때는 자의적으로 운동을 할지 말지 판단하는 것보다 의사나 운동 전문가와 충분한 상담을 먼저 하는 것을 추천한다.
컨디션이나 건강 문제가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아침 근력 운동은 활기찬 하루를 위해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마침 새해가 다가온다. 새로운 마음으로 아침 근력 운동을 자신만의 루틴으로 채택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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