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장량 대비 1.5배! 나트륨 섭취량을 줄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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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사람들의 식습관에서 가장 경종을 울리는 영양소라면 ‘나트륨’일 것이다. 한국영양학회에서 권장하는 하루 나트륨 섭취량은 2,000mg(2g)이다. 그러나 2022년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19세 이상 성인들의 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1일 3,213mg이다. 과거에 비해 다소 낮아진 수준이긴 하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

물론 나트륨은 체내에서 많은 양을 필요로 하는 주요 무기질에 속한다. 하지만 현재 수준의 과도한 섭취량으로는 필수 역할을 넘어 부작용을 일으킬 우려가 더 높다. 특히 고혈압은 당뇨와 함께 30세 이상 성인 인구의 절반 이상이 위험군에 해당한다. 체내 나트륨 농도를 줄이기 위해 무엇을 실천할 수 있을까?

수분 균형과 자극-반응 조절

나트륨은 주요 무기질이자 핵심 전해질 중 하나다. 특히 체내 수분 균형을 조절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인체의 약 70%가 수분으로 구성돼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나트륨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를 알 수 있다. 체내 나트륨 농도가 적정 수준을 유지할 경우, 수분 분포가 원활하게 이루어진다. 수분을 필요로 하는 세포와 조직 역시 정상적인 기능을 유지할 수 있다.

특히 나트륨은 신경 세포가 신호를 전달하는 과정을 관장한다. 어떤 자극이 발생했을 때 나트륨 이온이 세포막을 통해 이동함으로써 신경 신호를 전달한다. 예를 들면 무언가에 닿았거나 찔렸을 때 그 자극을 전달하고 반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같은 원리로 근육의 수축과 이완에도 영향을 미친다. 자극에 대해 반응할 때 근육이 빠르게 수축했다가 이완하는 것은 물론, 운동을 할 때 의도적으로 근육을 수축시켰다가 다시 이완시키는 과정에도 나트륨이 관여하는 것이다. 

즉, 나트륨 공급이 부족할 경우에는 신경 세포의 반응이 둔해질 수 있다. 어떤 자극을 주어도 반응이 없거나 느리게 나타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밖에 다른 전해질과 마찬가지로, 나트륨이 부족하면 피로나 근육 경련, 두통 등의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고혈압, 부종, 신장 문제 유발

하지만 보통 나트륨은 부족보다 과다로 인한 문제를 겪는 경우가 많다. 특히 일상이 바쁘게 돌아가면서 가공식품이나 외식의 비중이 과거에 비해 늘었다. 경기가 극도로 침체된 최근 트렌드를 고려하더라도 과거에 비하면 가공식품 소비 및 외식 비중은 높은 것이 현실이다. 

이런 음식들은 식품 보존 또는 맛 향상을 위해 나트륨을 많이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원료 가공이나 조리 과정에서 각종 첨가물을 사용하거나 나트륨이 다량 함유된 조미료를 사용하는 경우가 흔하다. 맛은 좋지만 그만큼 나트륨 섭취량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체내 나트륨 농도가 높아지면 그 비율을 맞추기 위해 몸은 더 많은 수분을 필요로 한다. 이는 전체 혈액량을 늘리는 결과를 가져온다. 혈관의 부피는 한정돼 있는데 혈액량이 늘어나게 되므로 혈압이 높아진다. 나트륨이 고혈압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는 이유다. 높아진 혈압은 혈관에 지속적인 부담을 주게 되며, 혈관에 손상을 누적시켜 심혈관 질환이나 뇌혈관 질환 위험을 높인다.

한편, 과도한 나트륨 농도는 체내 수분의 저류 현상을 일으킨다. 필요 이상의 많은 수분이 유입되므로, 어느 부위에서는 불필요한 수분이 축적돼 부풀어오를 수 있다. 흔히 말하는 ‘부종’이다. 부종은 보통 손이나 발과 같은 말초 부위에 흔히 나타난다. 또는 얼굴의 경우 다른 신체 부위에 비해 부풀어오르기 쉬운 부위라서 부종이 흔하게 나타난다.

많은 영양소들이 그렇듯, 어느 정도의 초과량은 신장에 의해 조절된다. 예를 들어 엄격하게 2,000mg을 지키지 않더라도, 100~200mg 정도의 초과량은 신장이 조절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얼마가 됐건 필요량 이상의 초과분은 신장에 부담을 준다. 앞서 제시한 통계처럼 1.5배를 넘는 수준의 초과는 그만큼 신장에 막대한 부담을 줄 수밖에 없다. 신장은 어느 정도의 손상까지 증상을 드러내지 않는 장기 중 하나다. 평소 별다른 증상이 없을지라도 이미 나트륨 과다로 인한 문제를 겪고 있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밖에 과도한 나트륨은 ‘칼슘 배출’을 증가시킨다. 칼슘은 우리나라 성인들에게서 가뜩이나 섭취 부족으로 꼽히는 대표적 영양소다. 섭취량이 부족한 데다가 나트륨 과다로 인한 배출량까지 늘어나게 되는 이중고를 겪는 셈이다. 칼슘 유출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보는 조직은 뼈다. 골밀도가 감소하면서 장기적으로 골다공증의 위험을 높이는 것이다.

나트륨 줄이는 실천방안

당장 가공식품을 멀리 하라든가, 외식을 자제하라는 식의 극단적 해결책은 현실적이지 않다. 적지 않은 시간에 걸쳐 지속돼 온 만큼, 점진적인 개선안을 제시하는 편이 훨씬 효과적일 것이다.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수분 섭취량을 늘리는 것이다. 과도하게 섭취된 나트륨을 희석하고 소변으로 배출하기 위한 근본적인 방법이다. 

단, 위 방법은 혈압이나 신장 건강 문제가 없는 경우에 한한다. 고혈압 구간, 위험군 구간에 해당하는 사람, 혹은 신장 기능에 이상이 있는 것으로 진단받은 사람에게 수분 섭취를 늘리는 것은 적절한 방법이 아니다.

이런 경우에는 식단을 조금씩 개선하는 방법이 효과적이다. 식사 메뉴를 선택할 때는 가급적 나트륨 함량이 적은 조리방식의 메뉴를 선택하도록 한다. 예를 들어 닭고기를 먹고 싶다면 치킨 대신 장작구이를 선택하는 식이다. 외식 메뉴 중 나트륨을 크게 배제한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덜 섭취할 수 있는’ 방법으로 차근차근 실천해나갈 것을 권한다.

과일, 샐러드, 통곡물의 비중을 늘리고, 생선이나 백색육 등 지방 함량이 비교적 낮은 단백질 식품을 더 자주 먹도록 한다. 이들은 대개 자연적으로 나트륨 함량이 낮은 음식에 해당한다. 또한, 신선식품이거나 가공을 최소화한 식재료이므로 가공 과정에서 나트륨 함량이 높아질 우려도 적다.

보다 철저한 수준의 관리가 필요한 경우, 외식을 줄이고 집에서 요리해먹을 것을 권고받기도 한다. 이 경우 마트에서 제품을 구매할 때 ‘무염’ 또는 ‘저염’ 표시가 붙은 것을 우선적으로 선택하도록 한다. 가공식품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조미료 등을 고를 때 특히 실천해야 할 사항이다. 아예 조리 과정에서 소금을 배제하고 허브나 향신료를 사용해 맛을 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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