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자전거 운동 효과, 과연 얼마나 운동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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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를 걷다 보면 공유 자전거를 흔히 볼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노란색 브랜드를 제외하고도 여러 브랜드에서 운영하고 있고, 지역별 공공기관이 주체가 돼 운영하는 경우도 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전동(전기) 자전거’다. 이용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살짝만 페달을 밟아도 잘 나아가는 데다가 속도도 제법 빠르다.

약속을 나갔다가 전동식 공유 자전거를 타고 귀가하던 어느 날, 문득 궁금증이 들었다. 자전거 타기는 본래 제법 운동이 되는 활동인데, 전기 자전거에도 해당이 될까? 편하게 탈 수 있어서 사실상 운동 효과가 없는 것은 아닐까?

자전거가 운동이 되는 원리

자전거 타기는 유산소 운동의 대표적 옵션 중 하나다. 페달을 밟는 동작이 별것 아니게 느껴질 수 있지만, 실제로는 다리부터 엉덩이, 복부까지 여러 근육을 활성화시키는 반복 동작이다. 자전거 원리를 활용한 실내 자전거의 경우 비슷한 강도의 달리기와 운동 효과를 견줄 수 있을 정도다.

실내 자전거를 빠르게 타면 운동 효과가 높아지듯, 야외에서 타는 자전거 역시 속도를 높일 수 있다. 실내 자전거에서 강도를 조절할 때 사용하는 레버는 본래 자전거를 타고 언덕을 올라갈 때를 모방한 것이다. 오르막에서는 근육 사용이 증가하므로 운동 효과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한 가지 더, 사람들이 흔히 인지하지 못하는 운동 효과가 있다. 바로 ‘균형 유지’다. 자전거를 타는 동안에는 신체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코어를 비롯해 여러 근육이 긴장 상태를 유지하게 된다. 특히 야외에서 자전거를 탈 경우, 불규칙하게 존재하는 지형지물을 통과하게 된다. 가장 단순하게 과속방지턱과 같은 요철을 넘어갈 때는 일시적으로 근육들의 긴장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는 흔히 말하는 ‘버티는 운동’, 즉 등척성 운동(isometric exercise)의 원리와 비슷하다. 자전거를 타는 동안 개입하게 되는 모든 근육은 어느 정도 긴장 상태를 유지하게 되므로, 전반적인 강화 효과가 발생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전기 자전거는?

길거리에 아무렇게나 세워져 있거나 때때로 넘어져 있는 전기 자전거를 옮겨본 적이 있는가? 그렇다면 상당히 무겁다는 걸 알고 있을 것이다. 이는 전기모터와 배터리가 장착돼 있기 때문이다. 전기 자전거를 타게 되면 이 부품들이 페달을 밟는 동작을 지원해준다. 페달링이 매우 수월하고, 오히려 속도가 너무 빨라 페달링을 멈춘 채 달리는 경우도 많다.

페달링은 자전거를 타면서 얻는 운동 효과의 핵심이다. 하지만 전기 자전거는 구조적으로 페달링에 드는 힘이 대폭 줄어든다. 몇 번 구르면 일정 거리는 페달링 없이 이동할 수 있는 방식으로 돼 있다 보니, 페달링으로 얻을 수 있는 운동 효과는 엄청나게 줄어든다.

한 가지 장점이 있다면, 힘이 많이 들지 않기 때문에 더 긴 시간 지속하는 데 유리하다는 것이다. 만약 비슷한 수준의 체력을 가진 두 사람이 같은 속도를 유지하며 탄다고 가정하면, 전기 자전거를 타는 쪽이 훨씬 더 오랜 시간 운동할 수 있을 것이다. 비유하자면 중강도의 조깅보다 저강도의 걷기를 더 오랜 시간 지속하기 쉬운 것과 같다고 할 수 있겠다.

전기 자전거의 운동 효과 정리

이러한 특성을 고려한다면, 전기 자전거는 높은 강도의 운동을 소화할 수 없는 조건의 사람들에게 적절한 운동 방법이 될 수 있다. 실내 자전거에 비하면 바깥 풍경을 조금이나마 구경하면서 속도감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심리적으로도 좋은 방법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자전거의 운동 원리 중 ‘균형 유지’에 관한 효과는 여전히 존재한다. 페달링에 사용하는 근력은 줄어들지만, ‘자전거’라는 본질은 달라지지 않는다. 즉, 넘어지지 않고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근육이 긴장하는 효과는 같다는 이야기다. 일반적인 등척성 운동에 비하면 매우 낮은 강도지만, 체력이 약해진 상태라면 이 정도 수준의 운동도 유용할 수 있다.

부가적인 요소가 있다면, 공유 자전거로 제공되는 모델들은 충격 흡수가 잘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소위 말하는 ‘승차감’이 좋지 않은 경우다. 정비가 잘 된 도로를 달릴 때는 크게 상관이 없지만, 거친 노면을 달리거나 바닥에 돌출된 요철 등을 넘어갈 때는 꽤나 큰 진동이 발생한다.

이런 식으로 발생하는 진동은 근육과 관절에 추가적인 스트레스를 발생시킨다. 진동이 운동 효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운동생리학적으로 복잡한 문제다. 따라서 이로 인한 운동효과가 어떤지에 대해서는 단정하기 어렵다. 다만, 심한 진동으로 인해 일정 시간 공유 자전거를 탔을 때 불쾌감이나 피로감을 느낀다면 적당한 시점에 멈추는 것을 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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