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 기능 약해지면 면역력도 약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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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 질환을 앓고 있을 경우, 인플루엔자(독감)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이 크게 저하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다. 신장 질환이 진행됨에 따라 감염 퇴치 역할을 맡고 있는 B세포의 생존이 저해된다는 내용이다.

신장 질환, 감염 사망률 높아

신장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의 주요 사망 원인으로는 심혈관 질환과 감염이 꼽힌다. 신장 기능이 완전히 상실되는 것도 사망 원인이 되지만, 심혈관 문제 및 감염으로 인한 합병증이 그보다 더 자주 발생하는 경향을 보인다.

국제 신장학회에 따르면 신장 질환 환자 중 감염으로 사망하는 비율은 약 20%에 달한다. 실제로 지난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신장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의 사망률은 신장이 건강한 환자에 비해 최대 10배 높게 나타나기도 했다. 이는 신장 질환으로 인해 외부 병원체에 대한 면역 반응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뉴욕 주에 위치한 스토니브룩 대학의 르네상스 의과대학 연구팀은 이러한 현상을 이해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신장 질환으로 인해 발생하는 ‘요독증(uraemia)’에 집중했다. 신장이 본연의 여과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 체내에 독성을 띠는 대사산물이 축적되는 증상이다.

신장 질환이 면역력을 직접 낮출 수 있어

연구팀은 이 주제에 대한 기존의 연구들을 검토한 결과, 신장 질환과 B세포의 면역 반응 약화의 상관관계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미생물학과 면역학 교수인 연구팀의 파르타 비스와스 박사는 “대부분의 연구에서는 신장 이식을 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B세포 반응을 평가했다”라고 이야기했다. 

신장 이식 환자는 면역이 약해져 있기 때문에, 신장 질환이 B세포의 면역 반응에 미치는 영향을 정확하게 평가하기 어렵다는 것이 비스와스 박사의 설명이다. 이에 연구팀은 여러 종류의 신장 질환이 유발된 쥐 모델에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감염시킨 다음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몇 가지 세포 단위에서의 변화를 발견했다.

신장 기능 장애로 독성 대사산물이 축적될 경우, 항체 생성을 주도하는 ‘GC B세포’의 사멸이 발생한다. 이는 요독증으로 인해 축적되는 독성 산물 ‘히푸르산(HA)’의 영향이 크다. 신장 질환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 후 GC B세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며, 항체 반응을 억제한다. 즉, 신장 질환이 면역 세포의 사멸을 유도하고 항체 반응을 억제한다는 것이 확인된 것이다.

신장 기능 약화 = 감염 위험 증가

위 연구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 반응을 대상으로 했지만, 실제로는 다른 감염에도 취약해질 수 있다는 위험성을 시사한다. GC B세포는 다양한 종류의 병원체에 대해 항체를 생성할 수 있는 면역 세포이므로, 이들이 약화된다는 것은 전반적인 감염에 취약해진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한편, 꼭 신장 질환을 진단받지 않더라도, 신장 기능이 약해져 있을 경우 감염 저항력을 낮출 수 있다는 점에도 주의해야 한다. 신장에 발생한 특정 질환이 아닌, 기능 이상으로 인해 축적된 독성 산물들이 원인이기 때문이다. 신장 기능이 전체적인 면역력을 유지하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의미다.

신장은 간과 함께 ‘침묵의 장기’로 불리는 대표적 기관 중 하나다. 즉, 이상이 발생하더라도 평소 잘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정기적인 검진 및 의식적 관심이 필요하다. 적당한 양의 수분을 꾸준히 섭취하도록 하고,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조미료 등 첨가물 섭취가 과하지 않도록 절제가 필요하다. 

한편, 고혈압이나 당뇨 등 만성 질환은 신장 기능 약화로 이어지는 핵심 질환으로 꼽힌다. 이들 질환을 폭넓은 관점으로 보고,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해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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