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동안 뜬장에서 살다 이제야 뛰어놀 수 있게 됐는데..’암 진단’ 받은 강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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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동안 뜬장에서 살다 이제야 뛰어놀 수 있게 됐는데..'암 진단' 받은 강아지

사진=instagram/@jeongjaesug67 (이하)

[노트펫] 뜬장에서 10년 가까이 고통받던 강아지가 마침내 구조 후 새로운 삶을 살게 될 줄 알았건만, 갑작스레 암 진단을 받은 사연이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하루’는 작년 하남시 동물보호센터에 입소했던 강아지다. 하루는 원래 오랫동안 뜬장에서 살다가, 견주가 동물 학대로 신고당하면서 보호소에 입소했다.

10년 동안 뜬장에서 살다 이제야 뛰어놀 수 있게 됐는데..'암 진단' 받은 강아지

다리에 근육이 없어 제대로 서 있기조차 힘들었던 하루. 사연을 접한 ‘천사들의 하우스’ 측(이하 구조자)은 하루를 구조해 병원 검진을 받게 했다.

“상태가 너무 안 좋아 보여서 그냥 넘어갈 수 없었다. 하루는 굉장히 겁에 질렸지만 사람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게 느껴졌다”는 구조자.

10년 동안 뜬장에서 살다 이제야 뛰어놀 수 있게 됐는데..'암 진단' 받은 강아지

다행히 다리의 인대가 끊어진 것은 아니었기에 재활 운동을 거치며 다른 강아지 친구들과 뛰어놀 수 있는 정도까지 호전됐다.

치아를 9개 이상 발치하고 자궁에 종양이 있어 적출 수술까지 했지만, 하루는 모두 잘 버텼고 앞으로 건강하고 행복한 여생을 살게 될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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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난 12월, 갑자기 하루가 다리에 힘을 주지 못하고 쓰러지며 걷지 못하게 됐다. 계속 한 쪽으로 돌면서 쓰러지기를 반복하자 다시 병원 검진을 받았는데, 안타깝게도 뇌암과 갑상샘암에 걸린 상태였다.

뇌암은 너무 깊숙이 크게 자리 잡고 있었기에 수술이 불가능했다. 갑상샘도 부위가 매우 컸다. 방사선 치료를 할 수는 있지만 1,300만 원가량의 막대한 비용과, 10살의 노견이 마취 및 치료 과정을 버틸 수 있을지도 문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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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자는 “많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하루가 뜬장과 보호소를 나와 힘든 생활을 마치고 이제는 친구들과 뛰어놀 수 있다고 기뻐했는데, 암이라는 벽이 나타나 충격적이었고 고민이 많았다”고 말했다.

하루를 후원해 주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나뉘었다. 시간이 갈수록 하루가 더 아프고 힘들어질 수도 있고, 손도 많이 갈 수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하루가 살아온 날을 생각하면 치료를 포기할 수 없었다”는 구조자.

수년 동안 꼼쪽도 못 하는 뜬장에서 병만 키워오다가, 4개월 남짓 겨우 땅을 밟아본 하루의 삶을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해졌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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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서도 슬퍼하며 같이 고민하고, 같이 살려보자고 힘을 내준 사람들이 있었기에 구조자는 용기를 낼 수 있었다.

점점 높아지는 뇌압으로 고통이 심할 텐데도 스스로 대소변도 가리고 사람들을 보면 웃어주기도 한다는 하루. 계속 포기하지 않고 견뎌내는 하루의 모습이 오히려 구조자에게 큰 힘이 되어줬다.

천사들의 하우스는 하루 외에도 유기견, 장애견 및 아픈 강아지들을 45마리가량 돌보고 있다. 하루 말고도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상황이지만, 하루도 같이 살리고자 힘겹게 비용을 마련하고 치료를 이어 나가고 있다는 구조자.

구조자는 “언제 하루가 떠날지 모르는 이 상황에도 살려내려고 하루 손을 꼭 잡고 버티고 있다”며 “불과 며칠 전 잘 뛰어다니며 다른 강아지들에게 양보도 할 줄 알았던 하루의 모습을 생각하니 마음이 많이 아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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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하루를 위해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하루 같은 아이들이 조금 더 행복한 세상을 살아갈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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