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과 신체 건강, 많은 부분에서 관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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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은 현대 사회에서 매우 흔한 문제다. 오죽하면 ‘마음의 감기’라는 비유도 있을까. 하지만 한 전문의는 “우울증은 감기보다 골절에 가깝다”라는 의견을 냈다. 그만큼 긴 시간에 걸쳐 삶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는 뜻이다. 

이는 단순한 비유가 아니다. 실제로 우울증은 여러 심각한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우울증과 신체 건강이 어떻게 이어질 수 있는지, 어떤 질환이나 건강 문제를 유발할 수 있는지를 알아본다.

우울증으로 인한 호르몬 불균형

우울증은 근본적으로 스트레스 반응을 자극한다.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스트레스는 에너지를 집중하고 감각을 일깨우는 데 도움을 준다. 하지만 스트레스가 만성적으로 이어지면 코르티솔 수치가 지속적으로 높아진다. 이로 인해 감정 조절을 비롯한 여러 기능에서 부정적인 영향이 나타나게 된다.

우울증 하면 가장 대표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이 바로 무기력감과 의욕 상실이다. 뭔가 하고 싶다는 동기 부여와 만족감의 프로세스, 그 과정에서 즐거움을 느끼는 일련의 시스템이 마비되는 것과 같다. 이는 스트레스로 인한 세로토닌과 도파민의 불균형과 관련이 있다. 

우울증으로 인한 호르몬 불균형은 어느 특정 종류에 국한되지 않는다. 우리 몸에는 수많은 신경전달물질과 호르몬이 저마다의 역할을 수행한다. 이중 어느 하나라도 불균형이 생기면 도미노처럼 연쇄적인 불균형을 일으킬 위험이 커진다. 

이는 호르몬의 영향을 받는 모든 신체 기능에도 이상이 생긴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울증과 신체 건강 사이에 연결고리가 생기는 핵심 메커니즘이다.

우울증, 면역력 약화 유발

우울증으로 인한 스트레스 반응은 면역 기능의 약화를 부르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스트레스 반응은 온몸을 비상대응 체제로 만드는 것과 같다. 잠깐동안 유지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지만, 그 상태가 계속 이어진다면 어떻게 될까? 몸의 전반적인 건강을 유지해야 할 면역 기능이 제대로 작동할 수 없게 된다.

실제로 우울 증상이 심화되거나 진단 기준상 우울증에 해당하는 사람들에게서는 면역 세포의 활동이 감소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순찰과 방범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니, 감기 같은 가벼운 질환부터 각종 감염성 질환에 대한 저항력이 약해진다. 보다 심각한 질환으로 이어질 우려도 높아진다.

한편, 우울증 환자들은 ‘염증성 사이토카인’ 수치가 정상보다 더 높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신경전달물질과 호르몬의 균형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뇌 기능 저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염증 물질 자체가 뇌에 영향을 끼칠 경우, 신경 세포 손상으로 우울증을 더욱 심화시킬 우려도 있다.

우울증은 호르몬 불균형과 면역력 저하를 일으켜 다른 신체적 건강 문제를 유발한다 / Designed by Freepik
우울증은 호르몬 불균형과 면역력 저하를 일으켜 다른 신체적 건강 문제를 유발한다 / Designed by Freepik

심혈관 질환까지 유발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는 자연스레 신체적 건강 문제로도 연결된다. 우울증 환자들에게 흔히 나타나는 증상 중 하나가 소화불량과 같은 소화 장애다. 식욕이나 그로 인한 만족감도 저하될 수 있으니 기본적으로 입맛이 없는 데다가, 위염이나 과민성 대장 증후군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식사를 꺼리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특히, 크론병과 같은 만성 염증성 장 질환은 우울증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크론병에 걸릴 경우 영양 흡수 장애, 그로 인한 잦은 설사, 만성 통증 등을 경험하게 된다. 몸이 아프면 마음도 덩달아 약해지기 쉽다. 신체적 고통이 반복되며 우울증이 심해질 수 있기 때문에 상호 악순환이 될 수 있다.

우울증으로 인한 호르몬 문제와 면역력 문제, 염증 문제는 모두 심혈관계 질환으로 이어진다. 자율신경계 균형이 깨져 심박수와 혈압이 높아질 수 있고, 염증이 곳곳에 발생하며 만성 통증을 일으킬 수 있다. 혈관에 염증이 잦아질 경우 동맥 경화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이런 증상들이 모여 심부전이나 관상동맥 질환 등 치명적인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우울증과 신체 건강, 간과하지 말 것

우울증은 분류상 ‘정신건강 문제’에 해당한다. 하지만 우리의 몸과 마음은 따로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다.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말은 반대로도 성립된다. 건강한 정신이 유지돼야 건강한 신체를 지킬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정신건강은 인간의 건강이 ‘안쪽에서부터’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우리 사회에서 우울증을 겪는 사람은 통계에서 보여주는 것 이상으로 많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한 가지를 꼽자면 ‘우울증에 대한 오해’ 때문이다. 우울증은 반드시 우울한 감정으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불안, 공허함, 분노와 같은 다른 감정으로도 나타나며,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의욕상실이나 불면 등의 증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진단 기준상 우울증으로 분류되지 않더라도 증상은 나타날 수 있다. 신체에 발생하는 모든 병이 그렇듯, 조기에 발견하면 별일 아닌 것처럼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 우울증을 비롯한 정신건강 문제도 마찬가지다. ‘우울증은 마음의 골절’이라고 비유한 것을 꼭 기억하고, 적극적으로 치료하려는 자세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건강한 신체와 건강한 마음은 상호보완적 관계라 할 수 있다 / Designed by Freepik
건강한 신체와 건강한 마음은 상호보완적 관계라 할 수 있다 / Designed by 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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