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이 수면에 미치는 영향, ‘좋은 잠’ 방해 받지 않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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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술에 취하면 금세 잠드는 경우가 많다. 아니, 좀 더 정확히 하자면 술기운이 오르면서 잠이 몰려오는 경우가 많다. 이는 ‘술 마시면 잠을 푹 잘 수 있다’라고 오해하게 만드는 현상이다. 하지만 실제로 술을 마시는 것은 수면의 질을 해칠 가능성이 더 높다.

술과 수면 품질의 관계

어떤 사람들은 하루 일과를 마친 뒤 술을 마신다. 과거에 비해 줄어들긴 했지만, 저녁에 술을 즐기는 사람들은 여전히 적지 않다. 적당한 양의 술을 마시는 것이 긴장을 푸는 데 도움이 될 수는 있다. 이 때문에 잠자리에 들기 전 술을 마시면 몸의 긴장이 풀려 더 빨리 잠드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실제로 술은 수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더 많다. 특히 REM 수면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REM 수면의 총량을 줄이거나, 혹은 전체적인 수면 품질을 불규칙하게 바꿔놓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처음 잠이 들면 비REM 수면 단계가 먼저 시작된다. 먼저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가 일정 시간이 지난 뒤 REM 수면으로 접어들면서 하나의 수면 주기가 완성된다. 이후로 비REM 수면과 REM 수면이 몇 차례 반복되며 전체적인 수면이 이루어진다. 보통 하룻밤에 4~6번의 수면 주기가 반복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술이 REM 수면에 미치는 영향

잠들기 전 술을 마실 경우, 첫 번째 REM 수면 단계가 늦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즉, 첫 번째 수면 주기가 길어지는 셈이다. 이렇게 되면 문제는 두 가지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첫째. 하나의 수면 주기가 길어지면서 전체 주기의 반복 횟수가 줄어든다. 잠자는 시간 동안 발생하는 정상적인 수준의 수면 주기가 더 적은 횟수로 반복될 수 있다. 이는 REM 수면 총량이 부족해지는 현상으로 이어진다. REM 수면은 기억 정리 및 정신적인 회복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부족할 경우 아침에 깨어났을 때 머리가 답답하거나 두통이 남아있는 상태를 초래할 수 있다.

둘째. 전체 수면 주기의 패턴이 불규칙해질 수 있다. 하나의 수면 주기가 과도하게 길어지면, 그 뒤의 주기들이 상대적으로 짧아질 수 있다. 수면 주기의 반복 횟수 자체는 정상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지만, 각각의 주기가 과도하게 짧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각각의 수면 단계가 자연스럽게 이어지지 못하고 너무 짧게만 지속되면서 전체 수면이 가벼워질 수 있다. 

술이 수면에 영향을 미치는 이유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몇 가지가 있다. 우선, 알코올이 신경전달물질인 ‘가바(GABA)’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술을 마시면 GABA가 촉진돼 진정 효과를 일으키는데, 이로 인해 졸음 증상이 나타난다. 또, 알코올 자체가 피로를 유발하는 ‘아데노신’ 수치를 증가시키는 요인이기도 하다.

문제는 술로 인해 증가한 GABA나 아데노신이 그리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알코올은 몸에서 우선 처리해야 할 물질로 인식하기 때문에, 술을 마신 뒤 오래 지나지 않아 곧바로 대사가 시작된다. 

이 과정에서 GABA와 아데노신이 증가함으로써 발생한 생리적 변화에 대해 ‘반동 효과’가 발생한다. 평소라면 잠들지 않아야 할 시간에 잠들려는 현상이 나타났으니, 다른 때보다 더 빨리 깨어나려는 현상이 생길 수 있는 것이다. 술 마신 다음 날 유독 빨리 잠에서 깨는 경험을 했다면 이러한 반동 효과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한편, 이로 인해 ‘일주기 리듬’에도 영향을 미친다. 정상적으로는 주위 환경의 빛 신호에 따라 세로토닌과 멜라토닌이 조절되며 수면-각성 주기가 형성된다. 이 사이에 알코올이 끼어들면 멜라토닌 생성에 영향을 미치고 체온을 변화시킨다. 자연스러운 수면-각성 주기가 불규칙해지는 것이다.

술 때문에 수면 방해 받지 않는 방법

연구에 따르면 취침 시간을 기준으로 3시간 이내에 소주 약 2잔 정도에 해당하는 술만 마셔도 수면에 방해가 될 수 있다. 개인마다 알코올을 대사하는 속도와 역량이 다를 수 있으니, 구체적인 양상은 다를 수 있다. 다만, 잠드는 시간에 가깝게 술을 마시면, 금방 잠이 들 수는 있을지언정 수면 품질이 좋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특히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잠이 들면 REM 수면시간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이로 인해 뇌 속 노폐물 청소를 비롯해 정신적 기능에 관련된 회복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다.

가장 좋은 것은 알코올을 끊는 것이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이러한 영향을 반드시 숙지해야 한다. 구체적인 실천 방안은 몇 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가장 먼저 졸음이 몰려올 정도로 과음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자신의 주량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고, 스스로 정한 만큼만 마시도록 한다. 가급적이면 알코올 도수가 낮은 술을 선택해 총 알코올 섭취량을 줄이는 것도 좋다.

둘째, 평소 잠들던 시간에 가까워지기 전에 술자리를 끝내는 것이다. 평소 취침 시간을 기준으로 3시간 전에는 더 이상의 술을 마시지 않도록 한다. 가능하다면 취기가 어느 정도 해소된 뒤에 잠자리에 드는 것이 좋다. 만약 자리가 끝나지 않고 유지되더라도 더 이상 술을 마시지 않는다면 음주 영향을 회복할 시간으로 쓸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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