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애는 왜”, “여기도 저기도”… 취업 안되는 ‘이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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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8곳 청년 채용 2년새 21% 급감
경력직 선호에 청년층 취업문 더욱 좁아져
취업
사진 = 연합뉴스

“취업자 수가 늘었다는데 왜 우리 애는 취직이 안 되는 걸까.”

부모들의 한숨 속에 숨겨진 이유가 있었다. 1월 취업자 수는 증가했지만, 청년층의 고용 상황은 4년 만에 최악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이후 기업들이 경력직 채용에 집중하면서, 사회 초년생들이 노동시장에 발을 딛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13만 5000명 늘어나며 한 달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고령층 취업이 증가세를 견인했으며, 보건·사회복지, 과학·기술 분야에서 일자리가 늘어난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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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반면 20대 청년층의 취업자 수는 21만 8000명 줄어 2021년 1월 이후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다. 고용률도 전년 동월 대비 1.5%포인트 하락한 44.8%에 그쳤다.

통계청은 “수시 채용과 경력직 중심 고용 구조가 청년층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건설업과 제조업 등 전통적인 고용원이 침체되면서, 해당 분야를 목표로 했던 청년층의 타격이 컸다.

건설업 취업자는 집계 이후 최대 감소 폭인 16만 9000명이 줄어 9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경력직 채용 확대, 청년층에 치명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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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한국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경력직 채용이 늘어나면서 취업 경험이 없는 비경력자들의 상용직 취업 확률이 경력자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는 청년층의 고용률 하락과 생애 소득 감소로 직결되고 있다.

실제 분석 결과, 경력직 채용 확대는 20대 청년의 상용직 고용률을 기존 44%에서 34%로 떨어뜨리는 반면, 30대는 3%포인트 감소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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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초년생의 생애 총취업 기간은 평균 2년 감소하고, 이에 따른 평생 소득의 현재 가치는 13.4%나 줄었다.

기업들은 신규 채용 대신 경력을 갖춘 인력을 선호하며 비용 효율성을 추구하고 있다. 특히 시가총액 상위 8개 대기업의 신규채용은 최근 2년간 21.1% 감소했다.

삼성전자와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제외한 주요 대기업들은 청년 고용 축소를 이어가고 있다.

대책 마련의 목소리 높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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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청년층의 고용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정부와 기업, 학교가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국은행은 산학협력 프로그램과 체험형 인턴십 확대 등 청년들이 충분한 업무 경험을 쌓을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정치권에서는 고용을 늘린 사업자들에게 세제 혜택을 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청년 고용을 확대하기 위한 조세특례법 개정을 추진하며, 30조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통해 일자리 창출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청년 실업률과 생애 소득 감소라는 두 가지 위기를 맞이한 사회 초년생들. 이들이 노동시장 진입의 첫 문턱을 넘어설 수 있도록, 이제는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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