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뇌염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작은빨간집모기가 올해 처음으로 나타나 일본뇌염 주의보가 발령됐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일본뇌염 시즌이 시작됐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23일 일본뇌염 주의보를 발령했다.
지난 21~22일 제주와 부산에서 일본뇌염 바이러스를 옮기는 작은빨간집모기가 올해 처음 확인됐다. 일본뇌염 주의보 발령일은 지난해보다 22일 빠르다. 지난 2월 중순부터 3월 중순까지 평균기온은 10도로 2022년 같은 기간보다 1.9도 높았다. 평균 최고기온은 14.9도로 전년 대비 2.5도 증가해 모기의 활동이 빨라진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뇌염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대부분 발열과 두통 등 가벼운 증상이 나타난다. 하지만 250명 중 1명 꼴로 뇌에 일본뇌염 바이러스가 퍼져 고열, 발작, 목 경직, 착란, 경련, 마비 등 심각한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이 중 20~30%는 사망할 수도 있다.
회복돼도 환자 30~50%는 손상부위에 따라 인지장애·마비·운동장애·언어장애·발작·정신장애 등의 신경계 합병증을 겪을 수 있다.
일본뇌염을 예방하려면 백신을 접종하면 된다. 질병관리본부는 생후 12개월 이후 모든 영유아가 일본뇌염을 예방할 수 있도록 국가필수예방접종(NIP)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일본뇌염 백신에는 약독화 생백신(생백신)과 불활성화 백신(사백신)이 있다. 생백신은 주사약 속에 독성을 제거한 뒤 약독화한 살아있는 바이러스가 들어있는 백신을 말한다. 사백신은 면역성을 일으키는 바이러스 일부가 주사약 속에 들어있는 백신이다.
생백신은 생후 12~35개월의 영유아를 대상으로 하며 12개월 간격으로 총 2회 접종하면 된다. 사백신은 생후 12~23개월의 영유아가 1개월 간격으로 1,2차 접종을 마친 뒤 2차 접종 11개월이 지난 뒤 3차 접종, 만 6세에 4차 접종, 만 12세에 5차 접종을 하면 된다. 생백신과 사백신의 교차접종은 권장되지 않는다.
논, 돼지 축사 인근 등 일본뇌염 매개 모기 출현이 많은 위험지역에 거주하는 사람과 일본뇌염 위험국가로 여행 계획이 있는 사람 중 과거 일본뇌염 예방접종 경험이 없는 성인 등이 일본뇌염 백신 접종 권고대상인 고위험군으로 분류된다. 이들은 의료기관을 방문해 일본뇌염 백신을 유료접종하면 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일본뇌염 국가로 지정된 국가는 ▲호주 ▲방글라데시 ▲부탄 ▲브루나이 ▲버마 ▲캄보디아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일본 ▲라오스 ▲말레이시아 ▲네팔 ▲북한 ▲파키스탄 ▲파푸아뉴기니 ▲필리핀 ▲러시아 ▲싱가포르 ▲스리랑카 ▲타이완 ▲태국 ▲동티모르 ▲베트남이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일본뇌염은 매개 모기에 물리면 치명적일 수 있는 질환인 만큼 모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올해 일본뇌염 매개 모기의 활동이 시작된 만큼 앞으로 모기가 활동하는 기간에 지속적으로 모기물림 예방수칙을 준수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