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후 대표적인 신체 변화 중 하나인 색소침착은 얼굴뿐만 아니라 겨드랑이 배, 가슴 등에도 나타난다. 임신이 진행되면서 기미와 임신선이 점점 짙어지고 겨드랑이 색이 칙칙해지면 원래 피부로
돌아오지 않을까 봐 걱정되기도 한다. 임신 전처럼 회복될 수 있을까?
색소침착, 멜라닌세포 자극호르몬 증가가 원인
멜라닌세포는 자외선이 피부 깊숙한 곳까지 다다르지 못하도록 스스로 자외선을 흡수해 피부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흑갈색 색소를 만들어내는 것이 문제. 기미, 주근깨, 잡티 등의 색소침착은 자외선을 흡수한 멜라닌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임신을 하면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뿐 아니라 멜라닌세포 자극 호르몬의 분비량도 함께 늘어난다. 이들 호르몬은 모두 피부 속 멜라닌세포를 자극하는데, 이로 인해 임신 전에 비해 자외선 흡수량이 20배 가까이 늘어나고 결과적으로 색소침착이 심해지게 된다.
기미는 생활습관, 스트레스, 자외선 등 여러 복합적인 원인에 의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임신 중 생기는 기미는 대부분 호르몬 변화에 의한 것이다. 기미나 주근깨가 없던 여성도 임신을 하면 생기는 경우가 많으며, 임신 전부터 있었다면 더욱 진해지는 양상을 보인다. 임신부의 70%에서 기미가 나타난다는 통계가 있을 정도로 색소침착은 흔한 현상이다.
임신선도 색소침착에 의한 증상
임신 중 색소침착은 얼굴뿐 아니라 가슴, 특히 유륜과 유두, 성기 주변, 배꼽 부위, 겨드랑이 등에 잘 발생한다. 원래 다른 부위보다 색이 짙은 부위에 집중적으로 나타나며 때가 낀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배 가운데에 세로로 생기는 임신선 역시 색소침착으로 인한 증상이다. 원래 배 가운데 부위에는 복근 건막이 교차되면서 생기는 백색선(linea alba)이라는 해부학적 구조가 있다. 임신 중의 호르몬 변화는 이 부위에도 과색소침착을 일으켜 골반의 앞쪽을 일컫는 두덩뼈 결합 부위부터 명치를 연결하는 선상에 흑선(linea nigra)을 생성한다. 이를 흔히 임신선이라 부르며 특히 배꼽 아래 부위가 거뭇해지는 특징이 있다.
Tip 호르몬 변화로 인한 또 다른 증상, 쥐젖
임신 중에는 호르몬 변화로 쥐젖이 생기기도 한다. 목이나 겨드랑이에 발생하는 쥐젖은 의학용어로 임신섬유연속종이라 하며, 주로 임신 2기부터 생기기 시작해 출산 후까지 지속되기도 한다. 출산 후 피부과 시술로 제거할 수 있다.
임신 중 색소침착, 올바른 예방법은?
꼼꼼한 자외선 차단 색소침착을 예방하려면 자외선을 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특히 따뜻한 날씨에 실외활동이 많아지는 봄, 강하게 내리쬐는 햇볕에 노출되는 시간도 많아져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는 것은 물론 모자와 양산을 사용해 자외선을 피하는 것 것이 좋다.
피부 자극 최소화 색소침착 부위에 마찰이 가해지면 악화될 수 있으므로 세안을 하거나 메이크업을 지울 때는 최대한 부드럽게 마사지한다. 피부에 충분히 보습을 하고 수면을 적절히 취하며 규칙적으로 생활하는 것이 색소침착의 예방과 완화에 도움이 된다.
신선한 채소와 과일 섭취 평소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오렌지, 귤 등의 감귤류나 파프리카, 시금치 등의 채소는 비타민 C가 풍부해 기미를 악화하는 활성산소를 억제해준다.
미백크림 사용 시 안전성 확인 색소침착을 완화한다는 미백크림을 바를려면 임신부가 사용해도 안전하다는 임상시험 결과가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며, 시험 결과가 없다면 어떤 제품도 안전하다고 할 수 없다. 특히 비타민 A, 하이드로퀴논 등이 포함된 기미 치료제는 임신 중에 사용하면 안 된다. 간혹 인터넷상에 떠도는 ‘카더라 정보’를 보고 겨드랑이 등에 레몬즙을 바르는 등 민간요법을 동원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피부를 자극할 가능성이 있어 권장하지 않는다. 이로 인해 접촉피부염이 발생할 경우 오히려 색소침착이 악화될 수도 있다.
거뭇해진 피부 톤은 출산 후 천천히 호전
색소침착은 개인차가 있지만 보통 피부색이 짙거나 자외선에 자주 노출되는 경우 더 심하게 나타난다. 임신 중 색소침착은 호르몬 변화로 인한 것이므로 출산 후 관련 호르몬의 분비가 줄면 대부분 자연스럽게 회복된다. 하지만 회복 기간은 개인차가 커서 원래 상태가 되는 데 1년 이상 걸리는 사람도 있고, 자국이 희미하게 남는 사람도 있다. 보통은 오래 걸리더라도 회복되기 마련이지만 얼굴은 시술의 힘을 빌리지 않는 이상 원상복귀가 어려워 미백크림 등으로 관리해도 잘 없어지지 않는다. 따라서 임신 중에는 색소침착이 심해지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최선이다.
레이저 시술은 출산 후로 권장
색소침착 증상이 심각하다면 임신 중에도 간단한 레이저시술이 가능하지만 미세전류가 흐르는 기기나 필링제는 권장하지 않는다. 또 호르몬이 한창 분비되는 시기이므로 치료해도 증상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으니 출산 후 호르몬 변화가 안정되었을 때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원래 있던 모반이나 점, 주근깨는 임신 후 커지거나 짙어지는 경향을 보이는데, 크기가 많이 커지거나 색 변화가 심하면 조직 검사가 필요할 수도 있다.
기획·글 앙쥬 편집부 담당 에디터 황지선(프리랜서) 내용출처 앙쥬 자료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