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는 ‘추우면 감기 걸리기 쉽다’라고 단순하게 생각했었다. 실제로 날씨가 추워지는 늦가을부터 한겨울 사이에 감기를 앓는 일이 많았다. 머리를 감은 뒤 덜 말린 채로 밖에 나가면 금세 감기에 걸리는 경우도 많았다. 모든 정황이 ‘추위와 감기는 관련이 있다’라는 믿음을 강화시켰던 셈이다.
감기를 비롯한 호흡기 바이러스가 추운 날씨에 더 잘 걸리는 것은 사실이다. 환경과학 분야 국제 학술 저널인 「Science Total Environment」에 2023년 1월 게재됐던 논문에는 기온과 코로나19 감염률의 상관관계를 연구한 결과가 담겨있다. 해당 연구에 따르면 실제로 기온이 낮을수록 코로나19의 감염률이 높게 나타났다. 추운 날씨와 바이러스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바이러스, 추위 생존력 높아
감기와 같은 호흡기 질환을 유발하는 바이러스는 여러 종류가 있다. 일반적인 감기로 가장 흔하게 퍼지는 종류는 ‘라이노 바이러스’다. 또, 해마다 가을-겨울 시즌이 오면 유행하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있다. 여전히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코로나 바이러스(SARS-CoV-2)’도 있다. 이밖에도 아데노 바이러스, 메타뉴모 바이러스, 보카 바이러스 등 다양한 종류가 있다.
자체적으로 대사를 하여 번식할 수 있는 병원균과 달리, 바이러스는 숙주 세포가 있어야만 번식이 가능하다. 이밖에도 바이러스는 일반적인 병원균과 많은 부분에서 다르다. 적절한 온도와 습도에서 번성하는 병원균과 달리, 바이러스는 낮은 온도에서도 뛰어난 생존력을 발휘한다. 습도가 부족한 건조 환경에서도 마찬가지다.
낮은 온도는 바이러스의 겉부분을 안정화시키고, 숙주 세포에 침투·결합하기 위해 필요한 구조적 특성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침투 및 결합에 필요한 구조적 특성의 예를 들자면 코로나 바이러스에서 주목받았던 ‘스파이크 단백질’을 들 수 있다. 낮은 온도에서는 이런 단백질이 더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기 때문에 바이러스의 생존 및 숙주 침투 능력을 유지하기가 수월하다.
전파에 최적인 환경
바이러스의 생존력에 더해, 추운 날씨의 주위 환경도 영향력을 발휘한다. 가장 기본적으로 습도가 낮아지는 환경을 들 수 있다. 습도가 낮다는 것은 공기 중의 수분 함량이 적다는 의미다. 즉, 호흡 등을 통해 배출된 비말 속 수분이 더 빨리 증발하게 된다.
크기가 작아진 비말은 더 가볍기 때문에 오랫동안 공기 중에 떠다닐 수 있고 더 멀리 퍼져나갈 수 있다. 이때 비말 속에 바이러스가 생존해 있다면 훨씬 많은 전파 기회를 얻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 추운 날씨에는 보통 사람들이 외출을 줄이고 실내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경향이 생긴다. 난방이 잘 된 실내에 사람들이 밀집한 장소는 바이러스 입장에서 최적의 환경이라 할 수 있다.
애당초 바이러스는 추운 환경에서‘도’ 잘 생존하는 것이지, 따뜻한 장소라고 해서 생존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다. 가까운 예로 코로나 바이러스의 경우 냉장고 온도에 해당하는 4℃에서 약 2주를 생존했다. 하지만 22℃~25℃의 실내에서도 약 3일간 생존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그보다 높은 온도로 가면 생존 기간이 짧아지지만, 그래도 몇 시간 정도는 버틸 수 있으며, 바로 사멸되지는 않는다.
따라서 따뜻한 실내에 모여있는 다수의 사람들은 모두가 활발한 바이러스 전파 대상이 된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실내 밀집을 통제하게끔 했던 주된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겨울, 바이러스 전파를 막으려면
지금 시즌에 가장 우려해야 할 바이러스라면 독감, 즉 인플루엔자를 빼놓을 수 없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0℃~4℃ 환경에서 최대 30일 이상 생존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뛰어난 생존력을 가진 바이러스로부터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스스로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일상적인 습관이다.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많다면 크게 두 가지를 신경써야 한다. 하나는 환기, 다른 하나는 운동이다. 환기는 공기의 흐름을 원활하게 만들어, 혹시라도 실내에 존재할지 모를 바이러스 결합 비말을 순환시키기 위함이다.
다른 하나, 운동의 경우는 면역력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다. 바이러스가 왕성하게 활동하더라도, 신체 면역력이 탄탄하게 갖춰져 있다면 감염이 발생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혹은 감염되더라도 증상이 심각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한편, 다소 번거롭더라도 마스크를 꼭 착용하고 다니는 습관도 도움이 된다. 미세한 비말을 차단해주는 마스크의 효과로 인해 바이러스 전파로부터 조금이나마 안전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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