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돼!” 훈육법의 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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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를 하다 보면 어느 순간 툭 튀어나오는 “안 돼!”라는 말. 아이의 정서 발달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친다는데 무조건 하면 안 되는 말일까? “안 돼”라는 훈육의 말은 언제,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올바른 사용법을 알아본다.

부모 반응에 따라 달라지는 아이의 발달
아이는 본능적으로 부모가 자신의 생각, 감정, 행동을 받아들여 주길 원한다. 어떤 말과 행동을 했을 때 부모가 “맞아” “잘했어” “알았어” 등의 수용적 반응을 보이고 칭찬해주면 아이는 옳은 행동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면서 자신감을 갖게 된다. 또 엄마 아빠가 자신을 사랑한다는 생각에 안도감을 느껴 결과적으로 자존감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반대로 부모가 아이의 말이나 행동에 “안 돼” “하지 마”와 같은 부정적 반응을 보이면 아이는 뭔가 잘못하고 있다고 느껴 당황하게 된다. 이러한 감정은 엄마 아빠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이어져 정서 불안을 일으키고 나아가 자존감 형성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그렇기 때문에 되도록 아이에게 긍정적인 말과 행동을 보이는 것이 좋다. 부모의 부정적인 반응이 반복되거나 정도가 심해지면 아이에게 부모에 대한 미움과 분노의 감정이 생길 수 있다. 또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부모와 아이와의 관계도 나빠질 수밖에 없다.

“안 돼”라는 말이 꼭 필요한 때
부정적 언어가 아이에게 좋지 않다는 걸 알지만 부모 입장에선 어쩔 수 없이 “안 돼” “하지 마”를 외칠 때가 있다. 아이가 공격적인 말과 행동을 보일 때, 그리고 위험한 상황에 처할 때다. 예를 들어 친구의 장난감을 억지로 빼앗으려 하거나 친구를 밀치거나 또는 다른 사람에게 나쁜 말을 사용하는 등 공격적 행동을 보인다면 부모는 즉시 제지해야 한다. 또 차도로 뛰어가거나 높은 곳을 기어오르거나 위험한 물건을 향해 손을 뻗을 때도 마찬가지다. 말만으로 아이가 행동을 멈추지 않으면 강제로 제지하거나 상황에서 분리시키는 등의 방법을 동원해야 한다. 그래야 더 큰 문제 행동이나 사고로 이어지지 않는다. 이 밖에 아이의 말이나 행동이 예의범절에 어긋난 행동을 하거나 보편적 사회규범을 지키지 않으려고 할 때도 도덕성 발달과 사회 적응력을 높이기 위해 행동을 규제해야 한다.

슬기로운 “안 돼” 사용법
1 무분별하게 남발하지 않는다
따져보면 생각보다 “안 돼”를 외쳐야 하는 순간이 많을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제한적으로 최소한만 사용해야 더 효과적이라는 사실이다. 자주 사용하면 훈육 효과가 떨어지고 그저 잔소리에 그칠 수 있다. 만 1~2세 미만 아이라면 하루 5회 이내로 사용하고, 만 2세 이후엔 하루 1~2회 정도면 충분하다. 단, 같은 상황에 대해선 동일한 반응을 보여야 한다. 그래야 일관적인 훈육이 가능하다.

2 아이의 기질과 연령을 고려해 사용한다
같은 말도 듣는 아이에 따라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 순한 기질의 아이라면 크게 문제 될 게 없지만 유독 까다롭거나 예민한 아이라면 좀 더 조심스럽게 사용하는 게 좋다. 아이의 기분이 상하거나 과도한 자극을 받지 않게 날카로운 목소리와 신경질적인 태도는 금물이다. 아이의 언어 및 인지 능력에 따라 “안 돼”의 수용이 달라지므로 만 1~2세 미만의 아이라면 긴 설명 대신 짧고 간결하게 말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만 2세가 지났다면 언어능력이 발달하고 어느 정도 수용 언어를 형성했기 때문에 안 되는 이유에 대해 찬찬히 알려준다.

3 공격적인 행동은 피하고 진중한 모습으로 말한다
중요한 메시지일수록 한마디 말보다 이를 전달하는 억양, 몸짓 등이 더 돋보이는 법. 아이에게 “안 돼”를 말할 땐 단호하고 엄한 태도와 목소리를 유지해야 한다. 짜증이 섞이거나 화난 목소리여선 안 된다. 얼굴을 찌푸리거나 화난 표정을 보이거나 손을 들어 때리려는 듯한 몸짓은 부모의 공격성을 담은 표현으로 이는 아이를 움츠러들게 할 뿐이다. 평소 차분하면서도 부모의 권위를 실은 목소리와 태도를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4 상황에 따라 때론 가벼운 말과 행동으로 표현한다
원칙적으로 단호하고 엄한 태도를 보여야 하지만 때때로 가벼운 언어나 행동으로 아이에게 메시지를 전달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노노” “어이쿠” “아닌데?” 등의 말이나 고개를 가로젓거나 손으로 X자 그리기 등의 표현으로 가볍게 의사를 전달한다.

2023년 앙쥬 6월호
기획·글 앙쥬 편집부 담당 에디터 황지선(프리랜서) 내용·사진출처 앙쥬 자료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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