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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에 없는 것, 정제설탕 (비정제원당 추천)

늘 우리집에 “있는것” 위주로 글을 써왔는데

오늘은 우리집에 “없는것”을 기록해보려 한다.

(정기 간행물이 되길 바라며ㅎㅎㅎ)

우리집에 없는것, 정제설탕

글. 사진 봉주르하우스

어쩌면 길고 어려운 이야기가 될수도 있겠다. 하지만 끝까지 꼼꼼히 읽으면 식습관에 긍정적인 변화가 있을거라 자신한다. ‘당’은 건강과도 직결되는 문제이니까!

몇년 전, 대한민국이 단당류에 미쳐있었던 때가 있었다. 카페에서는 너나 할 것 없이 흑당 밀크티를 팔고, 버터와 크림이 잔뜩 샌드된 마카롱이 인기였으며, 모든 음식에 설탕을 한 컵 들이붓는 레시피가 유행이었을… (결코 그 트렌드를 비난함은 아님을 밝힌다.) 기억에 ‘당 딸린다’라는 표현도 그쯔음 생겨난 말이었던 것 같다.

사실 그땐 나도 내 입맛, 내 취향이랄것이 없었을때라 오랜시간 줄서서 사먹기도 해보고 카페 도장깨기도 했었다.

어떤 날은 푸드 프로세서를 샀다. 너무나도 즐거운나머지 저녁 식사후에 과일을 갈아 시럽을 잔뜩 넣고 한잔 타마셨다. ‘역시 좋은 물건을 샀어!’ 스스로 뿌듯해하며 잠들었는데, 다음날 손 발은 물론 얼굴까지 땡땡 부어 곧바로 병원에 뛰어간적이 있었다.

원인은 갈아마신 주스와 시럽이었다. 식사를 하면 음식이 소화기간을 거쳐 ‘천천히’, ‘스스로’ 분해하고 영양분을 흡수해야하는데 음식을 다 갈은채로, 당까지 듬뿍 넣어 마셨으니 얼마나 몸에 부담이었겠는가. 그때 이후로 갈아먹는 것은 최대한 자제하고, 생과일 그대로 잘라먹고 있다.

생과일에는 당 외에 섬유질이나 비타민, 미네랄 등의 영양소가 살아있지만 과일을 갈아버리면 생과일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몸에 흡수된다. 그것도 빠르게, 급속으로. (사실 생과일도 많이 먹으면 독이다. 이미 당이 충분한 상태이기 때문에, 식사 후에 먹는것은 지양해야함!)

이러저러한 ‘당’과 관련된 해프닝을 겪으며 알고 바꿀 수 있는 것들은 바꾸어나갔다. 물엿은 알룰로스로, 설탕은 원당 혹은 스테비아로, 시럽은 천연꿀로 쓰고있다. 마침 ‘슈가프리’가 트렌드로 자리잡아 대기업에서도 제로슈거 음료가 출시되어 못먹을 걱정도 덜었고 말이다.

그래서 오늘 하려는 말은 (정제)설탕과 원당에 대한 것이다. 있는것 없는것을 정확히 구분해보면 다음과 같다.

우리집에 없는것 : 정제설탕, 단순 당

우리집에 있는것 : 사탕수수원당, 대체 당

*대체당은 또 다른 이야기라 오늘 기록에서는 제외

/ 정제설탕과 비정제원당

© victoriapriessnitz, 출처 Unsplash

설탕 이야기를 하려면 정제설탕과 비정제설탕을 정확히 이해해야한다.

설탕은 사탕수수나 사탕무를 착즙해서 얻는다. 위 사진이 사탕수수인데 대나무처럼 빳빳하고 얇고, 길다. 성경에서는 이를 ‘먼 땅에서 온 달콤한 갈대’라고 표현했다.

간혹 명동같은 관광지에 가면 사탕수수를 그자리에서 즙내어 음료로 만들어주는 곳이 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저 설탕물이었다 하하. 참고로 사탕수수는 국내에서 나지 않기 때문에 100% 수입산 원료라 보면 된다.

착즙 또는 추출해서 얻은 사탕수수 추출물을 농축하면 ‘사탕수수 원당’이 된다. 우리가 흔히말하는 비정제설탕이 이것이다.

사탕수수 ➡️ 사탕수수 추출물 ➡️ 사탕수수 원당

© johncutting, 출처 Unsplash

원당은 사탕수수에서 결정체를 그대로 얻어낸거라 굵은 소금처럼 입자도 제각각이고, 크고 투박하다. 맛도 일반 설탕과는 달리 사탕수수 특유의 콤콤한 맛과 달큰한 향이 느껴진다.

또 즙의 수분을 말려 결정체를 사용하는 것이기에 당 외에도 다른 영양성분도 다수 포함하고 있다. (대체로 물, 섬유질, 무기질, 미네랄 등)

그러한 다른 성분을 제거하고, ‘당’의 순도를 높인것이 정제 설탕이다.

사탕수수 원당 ➡️ 정제설탕

/ 정제설탕의 종류

어릴때는 황설탕이 아무 가공을 하지 않은거라며 그나마 몸에 덜 나쁘다 들었는데, 아무래도 원당과 황설탕의 생김새가 비슷하여 오해한게 아닐까 싶다. 암튼 색깔은 좋고 나쁨의 기준이 아님!

정제설탕이 만들어지는 순서는 백설탕 ➡️ 황설탕 ➡️ 흑설탕 순이다.

원당을 정제하고 탈색 시킨것이 ➡️ 백설탕

백설탕을 카라멜라이징한 것이 ➡️ 황설탕

황설탕에 카라멜을 추가해 만든것이 ➡️ 흑설탕

그러니까 흑당밀크티는 흑설탕을 녹여 만든 ‘흑당’을 잔뜩 넣고 우유를 부어 마시는 그런 음료

비정제원당과 정제설탕을 옆에두고 비교해보면 위와 같다.

비정제원당은 알갱이도 크고, 가공이 덜 되었기에 녹는데에 시간이 꽤 걸리는 편이다. 해서 요리할때 쓴다면 평소보다 조미를 일찍이 해줘야한다. 입에 계속 물고있어도 그리 달다 느껴지지 않을만한 당도이고, 사탕수수 특유의 향과 맛도 느껴진다. 그래서 간혹 각설탕 형태의 원당을 사탕처럼 먹는 분들도 있다.

정제설탕은 정제과정을 거친만큼 알갱이가 보다 세밀하고, 물에 넣어도 금방 잘 녹는다. 그래서 베이킹처럼 설탕을 녹이거나 잘 섞어줘야 하는 경우에는 정제설탕이 필수나 다름없다. 맛을보면 단숨에 설탕이 녹으며 단맛이 느껴지는, 우리가 아는 그 달달한 맛.

아무튼 우리집에는 정제설탕은 없고* 비정제설탕은 있다.

*정확히는 있긴 한데 베이킹과 같이 꼬옥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꺼내 쓰지 않음. 설탕을 얼마나 안쓰느냐 하면 500g 한통을 사두고 3년 넘게 반도 안쓸정도다.

요리할 때 단맛이 필요하면 설탕 대신 양파를 썰어 넣고, 차라리 msg를 쓴다. 각종 요리에 설탕을 쓰지 않아 생기는 이점은 원재료의 맛이 잘 살아나고, 짠맛을 단맛으로 덮지 않아 염도 조절에 용이하다.

/ 쉽게 구할 수 있는 비정제설탕

비정제설탕은 다양한 브랜드, 다양한 제품이 있겠지만 한국에서는 프랑스 라빠르쉐 원당이 가장 유명하다.

일명 앵무새 설탕. (La perruche는 프랑스어로 앵무새라는 뜻) 최근에 에스프레소가 유행하며 라빠르쉐 설탕이 굉장히 대중화되었다. 에스프레소 2샷에 라빠르쉐 각설탕 1~2개를 넣으면 그렇게나 맛나다고!

유행을 해서 그런지 3년 전 대비 몸값이 아주 올랐다.

원래는 각설탕만 사두고 부셔서쓰거나 했는데, 리뷰도 할 겸 좀 더 쉽게 써볼겸 가루타입을 추가로 주문했다. (대략 우리집 5년치 설탕ㅎㅎㅎ)

라빠르쉐 사탕수수원당은 백색, 황색 각각 두타입인데 내가 갖고있는 황색은 약간의 캐러맬 맛을 더한 제품이다.

라빠르쉐 앵무새 설탕 5종 모음 브라운 화이트 각설탕 설탕집게

위 링크에서 파란색 패키지가 백색 원당이고, 주황색 패키지가 황색 원당이다. 요리에 넣으려는거라면 백색 원당을, 커피나 베이킹에 활용하려면 황색 원당을 추천한다. 황색이 좀 더 감칠맛이 좋다.

네이버 최저가 검색이 가장 싸게살 수 있는 방법이긴 한데 귀찮다면 컬리나 쿠팡 새벽배송으로도 가능하다. (가격은 컬리가 조금 더 비쌈)

라빠르쉐 가루타입

라빠르쉐 각설탕 타입

/ 유기농 원당

레피큐리앙 과일쨈

요즘 또 ‘유기농’ 제품이 화두인듯 하여, 유기농 원당에 대해서도 이야기해보려한다.

우선 유기농 원당이 되려면 당의 원료인 사탕수수, 사탕무가 유기 인증을 받은 원료여야 한다. 수입품인 경우 제조국에서도 우리나라에서도 유기 인증을 받아야 ‘유기농’이라고 붙여 판매할 수 있다. (복잡하지만 아무튼 깐깐하게 선별한다는 이야기.)

설탕형태로 파는 유기농원당 제품은 아직 본적 없긴 한데, 즐겨먹는 프랑스 레피큐리앙 과일쨈이 유기농 원당을 사용한 제품이다. 정확히는 유기농 과일에 유기농 사탕수수 원당을 활용한 과일쨈.

나는 유기농 자체에 대해 아직은 저관여인가 싶지만, 육아하는 분들은 식재료나 간식 살 때 꼼꼼히 따져보고 구매한다고. 실제로 원당도 그 분들을 통해 알려진게 큰 듯 하다.

쓰다보니 원당이 마치 건강식품마냥 좋은것 처럼 느껴지는 데 비교적 ‘덜 해롭다’로 이해해주면 좋겠다. 뭐든 많이 먹으면 독!

또 스테비아 같은 대체당을 쓰면 되는거 아니야?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일단 스테비아 자체에 대한 논란도 너무나 많고, 대체당으로 당도 맞추는게 여간 어려운일이 아니라 그냥 당 자체를 안쓰거나 원당을 쓴다.

알아두면 쓸데있는 ‘당’에 대한 이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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