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신문에는 인터넷의 특수성을 반영한 규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인터넷신문자율공시기구(IDI)가 22일 부산 파크하얏트 호텔에서 개최한 세미나에서 이진수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교수가 이처럼 밝혔다.
인터넷신문자율공시 성과를 확인하고 향후 발전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IDI가 한국공법학회와 공동으로 주최한 이번 세미나는 ‘인터넷신문자율공시의 성과와 발전 방향’을 주제로 진행됐다. 좌장은 김도승 목포대학교 법학과 교수(IDI 검증위원장)가, 주제 발표는 이진수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교수가 맡았다.
이 교수는 세미나에서 미디어 규제이론을 토대로 인터넷신문자율공시의 법정책적 의의를 분석하면서 “민주주의 촉진자로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인터넷신문에는 인터넷의 특수성을 반영한 규율이 필요하고, 아울러 보도의 신뢰성과 공정성 확보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된다”고 진단했다. 특히 “현행 등록제만으로는 인터넷신문 신뢰성 확보에 근본적인 한계가 있어 신뢰성 판단을 위한 다양한 지표가 포함된 자율공시제도가 큰 의미를 가진다”며 인터넷신문자율공시의 확산과 실효성 확보를 위해 무엇보다 공시 참여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 등 유인정책이 가장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공시 참여에 대한 유인정책으로 인터넷신문에 정부나 공공기관의 광고 집행 시 공시 참여 여부를 고려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주제 발표 이후 진행된 토론에는 김태호 헌법재판연구원 책임연구관과 홍종현 경상국립대학교 법학과 교수가 참여했다. 첫 번째 토론자로 나선 김 연구관은 인터넷신문에 대한 신뢰성을 제고하는 데 자율공시가 유용한 기반이 될 것이라는 점에 공감하면서 “문화체육관광부에 등록된 인터넷신문이 2만개가 넘지만 아직까지 공시에 참여하는 인터넷신문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 자칫 공시에 참여한 매체가 정보 공개로 인해 오히려 불이익을 받게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주요 인터넷신문이 보다 적극적으로 공시에 참여할 수 있는 기반 조성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홍 교수는 신문이 정부광고 수주뿐 아니라 언론진흥기금 지원사업 등 다양한 지원을 누리고 있음에도 과연 저널리즘에 충실하고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충분히 받고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며 “인터넷신문자율공시가 인터넷 언론의 신뢰성 회복에 유력한 기반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자율공시가 자칫 언론 활동을 위축시키는 요인이 되지 않도록 자율공시 항목과 검증 기준의 설정에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저명한 공법학자들이 다수 참여해 인터넷신문자율공시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토론 이후 진행된 플로어 질의응답에서 김유환 이화여자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자율공시가 인터넷신문의 신뢰도 확보뿐만 아니라 광고주의 홍보 매체 결정에 매우 합리적이고 유용한 기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자율공시제도 활성화 필요성에 공감했다. 그러며넛 “기구의 사업 운영이 정부 지원금이 중심이 되면 결국 정부의 관여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며 기구의 재정적 자립 역시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좌장을 맡은 김도승 교수는 “인터넷신문자율공시에 대해 뜨거운 관심과 지지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여러 공법학자들의 고견을 바탕으로 인터넷신문자율공시가 투명성과 공정성을 잃지 않고 그 본연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IDI는 세미나에서 제안된 다양한 의견을 반영해 인터넷신문자율공시 발전전략을 마련하고,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 인터넷신문자율공시를 실시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