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에서 영국으로 가려던 여객기가 과도한 승객과 수하물로 이륙이 어렵게 되자, 기장이 탑승해있던 승객에게 하차를 요청하는 일이 발생했다.
10일(이하 현지 시각)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지난 5일 스페인 란사로테 공항을 떠나 영국 리버풀 존 레넌 공항으로 갈 예정이던 영국 저비용항공사(LCC) 이지젯 U23364편(에어버스 A320-200기) 출발이 지연됐다.
비행기는 오후 9시 45분 출발 예정이었지만, 어쩐 일인지 시간이 다 돼도 움직이지 않았다. 지루하게 이륙을 기다리던 승객들에게 기장이 안내방송을 시작했다.
기장은 “승객이 너무 많이 탑승해 항공기가 상당히 무거워졌다”며 “현재 이 공항은 활주로가 짧은 데다가 바람의 방향도 좋지 않아 여러 불리한 조건이 합쳐졌다”고 말했다.
이어 “논의 끝에 기체를 가볍게 만들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게 됐다”며 “가능하다면 20명의 승객이 오늘 밤 리버풀로 가지 않는 선택을 해주길 바란다. 지금 비행기에서 내리시는 분께 1인당 최대 500유로(약 71만원)의 인센티브를 드리겠다”고 제안했다.
이 같은 요청에 일부 승객들은 “오늘 밤 집에 가고 싶다”고 중얼거리며 절레절레 고개를 흔들었지만, 일부는 안전벨트를 풀기 시작했다.
승객이 촬영해 틱톡에 올린 영상에는 승객이 술렁이는 소리와 일부 승객이 벨트를 푸는 소리가 들린다.
실제로 항공기에서 내린 승객은 20명에서 1명 모자라는 19명이었다. 결국 비행기는 예정보다 약 2시간 늦은 오후 11시 30분쯤 이륙했다.
항공사 측은 약속대로 승객들에게 비용을 지불했다고 알려졌으나, 구체적인 금액은 밝히지 않았다.
이지젯 측은 “항공편이 중량을 초과하는 경우 승객에게 자발적으로 다음 항공편을 이용하도록 요청한다. 이들에게는 규정에 따른 보상이 제공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일부 언론은 LCC인 이지젯에서 수하물을 부치려면 별도의 요금을 내야 하므로 많은 승객이 무거운 짐을 기내에 갖고 탑승한 것이 기체의 무게를 사전에 예측하기 어려워진 이유 중 하나가 됐을 것으로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