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를 만진 뒤 진드기에 물린 것 같다고 진술한 제주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감염 환자가 양성판정 6일 만에 사망했다.
13일 제주도 등에 따르면 서귀포시에 거주하는 49세 여성 A씨가 SFTS 검사에서 양성판정을 받고 병원 치료를 받던 중 전날 숨졌다. SFTS 사망 사례는 올들어 제주도에서 처음이다.
A씨는 지난 6일 양성판정을 받기에 앞서 진행된 제주도 역학 조사에서 “특별한 외부 활동은 없었지만, 양성판정을 받기 나흘 전 길고양이와 접촉했다”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제주도는 길고양이 접촉이 직접적인 감염 경로인지에 대해서는 불분명하며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A씨는 지난 4일부터 발열과 두통 등의 증상이 나타났으며 진드기에 물린 상처가 확인됐다. 지난 5일 발열 등 증상이 심해져 도내 종합병원에 입원해 SFTS 검사를 받은 후 중환자실로 옮겨져 치료를 받아왔다.
SFTS는 바이러스를 보유한 참진드기에게 물려 발생하는 감염병으로 예방백신과 치료제가 없고 치명률이 높은 편이다. 감염 시 고열과 혈소판 감소, 피로, 식욕 저하, 구토, 설사, 복통 등의 증상을 보인다.
최근 3년간(2020∼2022년) 전국 통계를 보면 SFTS 환자가 608명 발생, 그중 103명이 사망해 치명률이 16.9%에 달한다.
최근 기온 상승으로 진드기 활동 시기가 앞당겨지고 개체수도 급증할 것으로 예상돼 야외활동 시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강동원 제주도 도민안전건강실장은 “SFTS는 치료제와 예방 백신이 없고 치사율이 높은 감염병으로 진드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야외활동 후 2주 이내에 고열, 위장관계 증상이 나타날 경우 즉시 의료기관에 야외 활동력을 알리고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전국길고양이보호단체연합(전길연)은 SFTS 감염 경로와 관련해 “길고양이를 직접적인 SFTS 감염 경로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단체는 “질병관리청으로부터 ‘동물에 의한 감염이 있을 수 있으나 아직 정확히 확인된 바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또 의사에게 자문해 ‘길고양이에게 기생해 붙어있는 진드기는 상식적으로 손으로 직접 떼지 않는 이상 사람에게 옮기기 힘들고 단순히 길고양이를 만져서라기보다 풀숲에 앉는 등 행위로 인해 감염되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을 받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