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 환자가 음주를 하면 간암 발생 위험이 크게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사진은 기사의 직접적인 내용과 관련이 없음. /사진=이미지투데이
당뇨 환자가 음주를 하면 간암 발생위험이 크게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유수종·조은주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정고은 서울대병원 헬스케어시스템 강남센터 소화기내과 교수, 한경도 숭실대 정보통계보험수리학과 교수 공동연구팀은 최근 혈당 수준에 따른 알코올 섭취량과 간암 발생위험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는 2009년 국가건강검진에 참여한 성인 938만767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그동안 과도한 알코올 섭취와 높은 혈당 수치는 각각 산화 스트레스를 유발해 간암 발생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연구는 2가지 위험인자의 조합이 복합적으로 간암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서울대병원 측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건강검진에서 측정된 공복 혈당 수치에 따라 ▲정상 혈당(<100㎎/㎗) ▲전당뇨(100~125㎎/㎗) ▲당뇨(≥126㎎/㎗) 등 3개 그룹으로 구분했다. 각 집단을 1주당 알코올 섭취량에 따라 ▲비음주(0g) ▲경·중등도 음주(1~209g) ▲과음(≥210g)으로 다시 분류했다. 음주 1잔의 알코올 함량을 8g으로 설정했다. 8.3년 동안 추적 관찰한 결과 전체의 0.37%(3만4321명)에서 간암이 발생했다. 그룹별 간암 발생위험비를 분석한 결과 모든 혈당 상태에서 알코올 섭취가 증가하면 간암 발생위험도가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정상 혈당군과 전당뇨군보다 당뇨군에서 알코올 섭취가 늘어날수록 간암 발생위험은 더 높아졌다. 정상 혈당 비음주군과 비교했을 때 당뇨의 경·중등도 음주군과 당뇨 과음군의 간암 발생위험은 각각 2.02배, 3.29배 증가했다. 전당뇨의 경·중등도 음주군과 전당뇨 과음군의 간암 발생위험이 각각 1.19배, 1.67배 높아졌다. 당뇨 환자는 음주량과 관계없이 간암 발생위험이 높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정상 혈당 비음주군과 비교했을 때 정상 혈당 과음군의 간암 발생위험은 1.39배 높았던 반면 당뇨 비음주군의 간암 발생위험은 1.64배에 이르렀다.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간암은 국내에서 7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암이다. 간암 환자 10명 중 6명이 5년 이내 사망할 만큼 예후가 나쁘다. 대표적인 위험인자로는 간경변, B형·C형 간염바이러스, 과체중, 흡연, 과음, 당뇨병 등이 꼽힌다. 최근 예방백신 접종이 늘고 효과적인 항바이러스제가 개발되면서 간염바이러스보다 과음과 당뇨병이 간암 발생의 주된 위험인자로 주목받고 있다. 유 교수는 “이번 연구는 간암 발생위험에 영향을 미치는 알코올 섭취량과 혈당 상태의 상호작용을 조사한 최초의 연구”라며 “개인의 혈당 상태에 따라 같은 양의 음주도 간암 발생위험을 크게 증가시킬 수 있으므로 간암 발생 예방전략 수립 시 개별화된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 의학학술지 ‘플로스의학'(PLOS Medicine) 온라인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