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가 개최된 전북 부안군 새만금 인근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이 화장실 청소에 강제 동원됐다며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지난 4일에 이어 6일에도 행사장을 방문해 화장실 청소를 독려했지만, 반발은 이어지고 있다.
전북지역 공무원 노동조합 관계자가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게시글이 지난 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왔다.
게시글에 따르면 잼버리 야영장 내 화장실과 샤워실이 지저분하고 허술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에 조직위원회 측은 긴급히 전북도·김제·부안 공무원들을 청소에 투입했다.
작성자는 “뜨거운 날씨, 열악한 환경 속에서 현장 파견 근무를 해야 하는 조합원 여러분께 미안한 마음”이라며 “조직위원회 책임자를 만나 불편 사항에 대한 개선을 요구하려고 했으나 책임자를 만날 수 없었다. 내가 본 현장은 한마디로 개판 오 분 전이었다. 어떻게 이 지경으로 국제행사를 치를 수 있나? 라고 생각할 정도였다”고 전했다.
이어 “(전북)도에서 긴급히 도청, 부안, 김제 공무원들을 동원해 화장실 청소를 하려 했지만, 노동조합에서 강력히 합의해 취소됐다”고 말했다.
작성자에 따르면 “화장실은 최신 수세식이 아닌 재래식 화장실이었다”며 “11개국에서 온 외국 청소년들의 눈에는 아프리카에서나 봄 직한 풍경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무원들에게 전달된 청소 체크리스트에는 “변기 뚜껑을 열어 변이 있는지 확인하라”는 항목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게시글에서 지적된 문제들은 ‘직원 휴게공간 없음’, ‘사전 협의가 이뤄진 업무와 다른 일을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지시’, ‘조직위 관리자 간 업무분장으로 자주 다투거나 혼선 발생’, ‘원활한 식사 불가’ 등이었다.
이 관계자는 “위 사항들에 대한 답변이 내일까지 없으면 7일부터 (전북) 14개 시·군 모두 ‘보이콧 하겠다’고 전달하고 왔다”며 “추후 진행 상황을 알려드리겠다”고 전했다.
같은 날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잼버리 대회장에 전북지역 공무원들의 인력 지원을 요청하는 공문이 찍힌 사진이 전해졌다. 전주·군산·익산·김제·부안·고창에서 총 600명의 공무원을 요청한다는 공문에는 “새만금 잼버리 부지 내 정비 인원 부족으로 샤워실 및 화장실 등의 이용 시설이 열악한 상태”라며 샤워실과 화장실 정비를 위해 지난 5일 토요일 오전 9시까지 새만금으로 집결하라는 내용이 담겼다.
현직 공무원으로 추정되는 이들은 해당 공문을 보고 “(동원을) 보이콧한 건 14개 시·군 직원들이고 도청 직원들은 지금도 새벽 4시 반~오후 2시 조, 오후 2시~저녁 11시 조로 근무표를 짜서 화장실 상태를 체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 4일과 6일 잼버리 행사장을 방문해 직접 화장실 청소에 나섰다.
한 총리는 조직위 관계자들에게 “나도 오늘 화장실에 남이 안 내린 물을 내리고, 묻은 것도 지웠다”며 “군대 갔다 온 분들은 사병 화장실 청소를 해봤을 것 아니냐. 누구에게 시킬 생각만 하지 말고 직접 청소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잼버리 조직위원회 집게에 따르면 기존 70명이던 화장실·샤워실 청소 인력은 894명까지 늘어났고, 청소 횟수도 확대됐다. 이동식 화장실은 62동이 추가로 설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