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감독의 대표작 ‘올드보이’가 미국에서 20년 만에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재개봉해 영화 팬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21일(현지 시간) 미국의 영화흥행 집계사이트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지난 16일 미국에서 재개봉한 ‘올드보이’는 20일까지 닷새간 88만 달러(약 11억 8천만 원)를 벌어들이며 박스오피스 12위에 올랐다.
상영관이 250개로 적은 것을 고려하면 준수한 성적이다.
이는 미국에서 2005년 첫 개봉 당시 거둔 누적 수입 70만 7천달러(약 9억 5천만 원)를 넘어선 금액이라고 미 연예매체 데드라인은 전했다.
한국에서 2003년 개봉한 이 영화는 이듬해 한국 영화 최초로 칸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을 받았으며, 전 세계에서 1천 500만달러(약 201억 원)를 벌어들였다.
데드라인은 ‘올드보이’의 재개봉 수입이 곧 100만 달러(약 13억 4천만 원)를 넘어설 것으로 보면서 미국에서 재개봉작의 흥행 수입이 100만 달러를 돌파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고 전했다.
‘올드보이’의 관객이 특히 많은 도시로는 샌프란시스코와 뉴욕, 로스앤젤레스(LA) 등이 꼽혔다.
지역 일간 LA타임스의 영화 전문기자 마크 올슨은 지난 18일 ‘다음 주 LA에서 봐야 할 최고의 영화들’을 소개하는 기사에서 첫 번째 작품으로 ‘올드보이’를 꼽았다.
올슨은 “‘올드보이’는 한국 영화를 전 세계 관객에게 알리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 작품”이라며 “2020년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오스카 작품상을 받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일련의 사건들을 촉발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평했다.
그러면서 “여러모로 ‘올드보이’는 박찬욱 감독의 커리어를 결정짓는 영화로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소셜미디어에는 ‘올드보이’ 재개봉작을 극장에서 봤다는 인증샷이 잇따라 게시되고 있다. 영화 팬들은 “역시 최고의 영화”, “다시 봐도 재미있다”는 감상평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