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2년 차입니다… 3개월 동안 8600만원 잃은 후기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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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도박사이트 / 서울 마포경찰서·연합뉴스

불법 온라인 도박에 빠져 석달간 1억원 가까이 날린 새신랑의 뼈저린 후회가 누리꾼들을 오싹하게 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 ‘3개월간 마이너스 8600만원’이라는 급성 도박중독자의 고백서가 올라왔다.

결혼 2년 차 가장인 남성 A씨는 짧은 기간 도박으로 탕진한 경험담을 일기 형식으로 생생하게 풀어내 도박 중독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A씨가 도박에 입문한 계기는 지난 4월 해외 축구 무료보기 사이트에 올라온 한 사이트를 접속하면서다. 처음엔 3만원, 5만원 소액을 충전해 못 먹어도 그냥 재미 봤다 생각했다.

그러다 실시간 미니게임에 손을 대면서 도박의 늪으로 빠져들게 됐다. 단시간에 끝나는 미니게임은 한판에 최소 1만원부터 최대 300만원까지 배팅할 수 있다.

미니게임 중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별다리 게임을 시작한 게 화근이었다. 토토사이트 플레이어들이 즐기는 미니게임인 별다리 게임은 게임 시간에 따라 1분 별다리, 2분 별다리, 3분 별다리로 나눠진다. A씨는 초스피드로 승부를 보는 1분 별다리만 냅다 팠다.

문득 정신을 차리니 1650만원이 날아간 뒤였다.

본전 생각에 그는 부모님께 ‘사기 당해서 돈이 필요하다’는 거짓말로 1500만원의 급전을 융통했다. 그리고 그날 밤 200만원씩 베팅해 전액을 잃었다.

불법 온라인 도박 / MBC 보도 화면 캡처

다급해진 그는 6월 들어 대출을 끌었다.

카카오뱅크 비상금과 중신용대출로 2000만원을 준비해 베팅했으나 10일 만에 대출금 전부가 허공으로 사라졌다.

7월이 되자 그는 보유 중인 자동차를 담보로 대출을 풀로 당겼다. 3500만원이 생겼다. 여기에 신용카드 카드론으로 1200만원을 보탰다. 눈에 뵈는 게 없다 보니 닥치는 대로 돈을 끌어다 도박 자금을 장착했다.

‘천천히 조금씩 해서 가져오자. 그래 괜찮다. 어느 정도만 되찾아도 그만할 수 있어’ 그는 독백하듯 중얼거렸다. 그러나 200만원 충전, 올인, 낙첨. 다시 200만원 충전, 올인, 낙첨…

‘괜찮아 아직 4000 넘게 남아 있으니까’ 애써 자위했다.

1시간가량 1분 별다리로 1700만원을 날리고 손에 남은 건 3000만원. 5000만원이 넘는 돈을 잃는 데는 20일도 채 안 걸렸다.

미니게임의 종류인 사다리타기 / 유튜브 채널 ‘토닥터TV’

‘이제 그만하자 5000 잃었으니 이제 빚 갚으면서 살자’ 그리고 딱 4일을 참아봤다.

그는 다시 조금씩 베팅을 재개했다. 8월 1일 통장 잔고(대출금)는 2800만원. ‘4900만원일 때 그만두고 차량 대출 먼저 갚을 걸’이란 부질없는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여기서 돌아가기엔 뇌가 고장이 났고 잠도 못 자고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 A씨는 불현듯 평범한 일상이 너무 그리워졌다. 편의점에서 소주랑 맥주 사와서 작은 방에서 문 잠그고 마셨다.

이날(8월 1일) 오후부터 별다리 게임을 건드리기 시작했다. ‘이걸로 복구가 되려나’ 머릿속에 XX같은 희망이 고문이 됐다.

8월 19일까지 2800만원을 4400만원으로 만드는 성과를 냈지만 정말 지겹고 지쳐갔다. 통장 내역도 너무 더럽고 지저분했다. 입출금이 2억원이 훌쩍 넘을 텐데 경찰 조사도 두려워지고 모든 게 힘들어졌다.

차 담보대출을 갚으려 이체하려다가도 ‘조금만 더 따서 갚으면 안 될까’하는 악마의 유혹에 흔들렸다.

1분 별다리, 바카라 홀짝으로 200만원씩 때려서 넣었다 먹고 죽고. 먹고 죽고. 먹고 먹고 죽고…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 mnimage-Shutterstock.com

다음날인 8월 2일 아침이 오기 전에 돈을 다 날렸다.

마이너스 8400만원이 되고서도 정신을 못 차렸다. A씨는 친형에게 급하다며 말 일에 준다 하고 150만원을 빌려서 게임에 넣고는 또 잃었다

마이너스 8600만원 가량을 찍고 나니 이제 통장에 잔고가 0이고 생활비 28만원만 남았다.

마트에서 식용유나 참기름도 100원이라도 오르면 비싸다고 사는 걸 망설이는 아내에게 A씨는 죽을 죄를 지은 듯하다.

전세 대출 껴있는 구축 아파트에 산다는 A씨는 “혼자서만 알고 있는 빚이라 월급 세후 280만원 정도 버는데 감당 안 되는 수준이라 답이 안 보인다”며 “이대로 죽을 수도 없고 누가 갚아줄 수도 없고”라며 탄식했다.

이어 “너무 힘든데 눈물은 안 나오고, 힘들어할 자격도 가치도 없는 쓰레기 같은 사람이다”고 자조하면서 “여러분은 정말 도박에 손대지 않으면 좋겠다. 나 스스로만 아니라 가족 모두까지 죽이는 길이다”고 좌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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