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대생이 남자친구 집에서 여성 속옷을 발견했다. 남친은 바람피우고 있었다면서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그렇게 헤어졌다. 그런데 며칠 뒤 남친에게서 문자메시지가 왔다. 여친은 남친을 다시 만나기로 마음 먹었다. 남친 집에는 왜 여성 속옷이 있었던 것일까.
중앙대 서울캠퍼스에 다니는 한 여대생이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서 남친 자취방에서 브래지어를 발견한 뒤 벌어진 일을 소개했다.
그는 남친에게 왜 브래지어가 있는지 물었더니 바람을 피웠다면서 사과해 남친과의 관계를 정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며칠 뒤 전 남친에게서 카카오톡 문자메시지가 왔다는 것. 전 남친은 사실 바람을 피우지 않았다고 했다. 여장이 취미였는데 부끄러워 숨기려고 했다고 문자메시지에서 고백했다. 그러면서 계속 사귀고 싶어서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고 했다. 전 남친은 자기 말이 사실이란 점을 입증하려고 여장한 모습을 담은 사진과 함께 코스튬플레이 인터넷 카페에 자신이 올린 여장 사진을 보여주기까지 했다.
전 남친으로부터 이 같은 말을 들은 글쓴이는 누리꾼들에게 물었다. “(나는) 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누리꾼들은 “(여장 취미를 들키느니) 차라리 바람피웠다고 말한 게 웃기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 누리꾼이 “전 남친에게 아직 마음이 있는 것인가”라고 묻자 글쓴이는 “용서할 것 같다. 여장이 죄는 아니잖나”라고 답했다. 글쓴이의 이 같은 반응을 접한 한 누리꾼은 “누구는 여장을 해도 연애하는데 나는…”이라고 말하며 절망감을 표출하기도 했다.
이성의 옷을 입는 게 취미인 사람들을 크로스드레서라고 부른다. 남성 크로스드레서에 대해 게이일 것이란 편견을 갖고 있는 사람이 많다. 편견과는 달리 여장 남자 크로스드레서들은 절대 다수가 이성애자로 알려졌다. 트랜스젠더처럼 성별 정체성에 혼란을 느끼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들이 여장을 하는 이유는 뭘까. 현실에서 찾기 힘든 이상적인 여성의 모습을 스스로 구현하는 데서 즐거움을 느끼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 속옷을 입는 취미를 가진 남성이 등장하는 한국 영화도 있다. ‘페스티발’이 그것. 영화에서 오달수는 국어교사 광록 역을 맡아 아내에게 선물하려던 란제리의 섬세하고 부드러운 촉감에 반해 남몰래 란제리를 입으며 판타지를 즐긴다.
미국 인디애나 대학의 심리정신과 교수 준 라이니쉬에 따르면 미국의 여러 여성이 이성의 복장을 입는 취미를 가진 남성과 행복하게 살고 있다. 라이니쉬는 대부분의 여성이 남편이 원하는 여성 속옷이나 여성 옷을 사주며 적극적으로 여성스럽게 꾸미는 걸 돕는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