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기 난동범이 경찰이 권총을 꺼내 조준하자 길바닥에 납작 엎드리는 모습을 담은 영상이 공개됐다.
경찰청은 지난달 27일 오후 6시 30분쯤 충북 청주시 서원구의 한 사거리에서 흉기를 든 남성을 경찰이 테이저건 대신 권총으로 제압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5일 공식 페이스북에서 소개했다.
영상에 따르면 경찰은 흉기를 든 남성이 거리를 배회한다는 신고를 받았다. 지구대 경찰이 현장으로 긴급 출동했다. 남성이 흉기를 들고 있는 모습을 본 경찰은 긴박한 상황이라고 판단하고 테이저건 대신 권총을 꺼내 들었다.
영상에서 경찰은 흉기를 든 남성에게 권총을 겨누고선 “칼 버려! 칼 버려! 엎드려! 엎드리라고!”라고 외친다. 흉기를 든 남성은 잠시 주춤하더니 곧바로 바닥에 엎드리려고 몸을 낮춘다. 그 틈을 타 함께 출동한 다른 경찰이 남성이 여전히 쥐고 있던 흉기를 발로 차 멀리 보낸다. 그렇게 경찰은 20초 만에 범인을 검거하는 데 성공했다. 경찰에 따르면 붙잡힌 남성은 아버지에게 혼이 나자 아버지 앞에서 자해하기 위해 흉기를 구매했다고 진술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모든 현장 경찰에 저위험 권총을 보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경찰청이 내년 중 지구대·파출소에 근무하는 경찰에게 단계적으로 지급하는 ‘저위험 권총’은 SNT모티브가 만드는 9㎜ 리볼버(실린더를 회해 여러 개의 약실을 교체하며 연발 사격하도록 만든 총기)다. 모델 이름은 ‘STRV9’.
저위험 권총의 총알은 허벅지를 기준으로 뼈까지 도달하지 않고 최대 6㎝ 정도에 박힌다. 권총 탄두는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졌다. 기존 권총보다 25%가량 가벼운 데다 격발 시 반동이 30% 수준이어서 사용이 간편하다. 저위험 권총이라고 해도 주요 장기에 맞으면 죽을 수 있다. 일종의 저살상탄인 셈. 저위험탄 말고도 공포탄, 9㎜ 보통탄(실탄)도 사용할 수 있게 만들어진 점도 특징이다.
경찰청은 내년에 5700여정을 지급하는 것을 시작으로 향후 39구경 권총과 저위험 권총을 포함해 지역경찰이 1인 1정의 권총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2인1조로 근무하는 지역경찰이 1명은 권총, 1명은 저위험 권총을 지니도록 할 계획이라고 경찰청은 밝혔다.
경찰청이 저위험 권총을 실사용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공개한 것은 앞으로 흉기 난동 등 강력 사건이 발생할 때 저위험 권총을 적극 사용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