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만성 콩팥병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2012년 13만7003명에서 2022년 29만6397명으로 10년 새 2배 넘게 증가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사진=이미지투데이
콩팥은 신체의 노폐물을 걸러 소변으로 배출시키는 기관이다. 체액의 양과 구성을 조절하고 여러 호르몬을 생성하고 대사하는 기능도 담당한다. 콩팥이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대사 기능이 떨어지고 혈압 상승, 부종, 식욕부진, 빈혈, 뼈와 혈관 손상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거나 투석이나 이식을 받아야만 한다. 하지만 조기에 발견해 체계적인 치료를 받게 되면 기능 저하 속도를 늦출 수 있어 조기발견과 관리가 중요하다.
국내 만성 콩팥병 환자가 지속해서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에 따르면 만성 콩팥병(질병코드 N18)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2012년 13만7003명에서 2022년 29만6397명으로 10년 새 2배 넘게 증가했다. 만성 콩팥병은 원인과 관계없이 콩팥의 손상이나 기능 저하가 3개월 이상 지속되는 상태를 의미한다. 전 세계 인구의 약 11%(남자 10.4%·여자 11.8%)가 만성 콩팥병 환자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만성 콩팥병은 콩팥 기능의 감소 정도에 따라 1~5단계로 분류한다. 단계는 주로 GFR(사구 여과율)이라는 콩팥의 여과 기능을 나타내는 지표를 사용하여 결정한다. 말기(5단계)가 되면 투석이나 이식 없이는 생활이 불가능하다.
콩팥 손상이나 기능 저하를 유발하는 원인은 다양하나 가장 큰 원인은 바로 ‘노화’다. 당뇨병이나 고혈압 등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다면 그 속도가 가속화될 수 있다. 정상인도 40대 이후부터는 매년 사구체여과율이 1mL/min/1.73㎡ 가량 노화로 인해 감소하게 된다. 혈관에 손상을 유발하는 당뇨병, 고혈압을 오래 앓거나 콩팥에 손상을 유발하는 사구체신장염이 있으면 기능 저하가 더 빨리 발생할 수밖에 없다.
만성 콩팥병의 치료를 위해서는 정기적인 검사와 전문가 상담이 중요하다. 진행단계별 적절한 치료법도 환자의 상태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다. 정기적인 검사와 전문가 상담을 통해 개인별 상황에 맞는 관리 방안을 찾아야 한다.
이를 위해 의사의 지시에 따라 정해진 약을 규칙적으로 복용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부 약물은 콩팥에 부담을 줄 수 있으므로 남아 있는 콩팥 기능에 따라 피해야 할 약물을 잘 알고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건강식품이나 보조제 역시 전문가와 상의하는 것이 좋다.
조절되지 않는 고혈압은 콩팥의 추가 손상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혈압을 정상 범위 내에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저염식은 반드시 필요하고 생활 습관 개선이 필요할 수 있다. 당뇨병 환자의 경우 혈당 조절이 콩팥 기능에 중요하다. 혈당을 정상 범위 내에 유지하면 콩팥의 손상을 예방하거나 늦출 수 있다. 체중 관리는 혈압과 혈당을 조절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려면 균형 잡힌 식단과 꾸준한 운동이 필요하다.
이상호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콩팥 기능이 떨어지는 정도에 따라 단백질, 칼륨, 인 등은 특정 영양성분의 섭취를 제한해야 할 수 있다”면서도 “남은 콩팥의 정도에 따라 환자별로 그 정도는 크게 달라지므로 반드시 전문가 조언을 따라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하루 4~6잔의 충분한 수분 섭취는 중요하지만 심한 콩팥 기능 저하 시 너무 많은 물을 섭취하면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알코올은 적당히 섭취해야 하며 흡연은 콩팥 손상을 가속할 수 있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