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역대 최대 수출 실적을 달성하며 ‘수출의 탑’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지난 5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60회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 현대차가 300억불 ‘수출의 탑’, 기아가 200억불 ‘수출의 탑’을 수상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수출의 탑’을 수상한 1700여 기업 중 나란히 수출액 1위와 2위를 차지했다.
수출의 탑은 수출업체와 임직원들의 수출 의지를 고취하기 위해 시상되는 상이다. 이 상은 한 회사가 자사 수출 기록을 50억 달러(6조 5300억 원) 단위로 경신했을 때 받을 수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 상반기까지 1년간 310억 2000만 달러, 기아는 234억 8000만 달러 상당의 자동차를 수출했다. 즉 두 회사의 수출액을 합산하면 545억 달러, 한화로 환산하면 무려 71조 1225억 원의 외화를 벌어들인 것이다.
이번 수출의 탑 수상은 현대차가 200억불 ‘수출의 탑’, 기아가 150억불 ‘수출의 탑’을 수상한 2012년 이후 11년 만이다.
특히 이번 수출의 탑은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 경기 침체 등 좋지 않은 환경에서 수상한 것이기 때문에 그 의미가 남다르다.
그리고 현대차·기아의 수출 물량 중에서 고부가가치 차종의 비중이 크게 늘었다는 점,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적용한 모델이 호평받았다는 점 등이 눈여겨볼 만하다.
현대차·기아의 전기차 수출은 2020년 11만 9569대에서 2022년 21만 8241대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E-GMP 기반 신형 전기차들은 현대차·기아가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리더십을 확보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아울러 현대차와 기아가 현재 국내 전기차 생산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상황이기 때문에 향후 수출에 있어서도 긍정적인 시그널이 포착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11월 울산공장 내에 연간 20만 대 생산 규모의 전기차 전용 공장 건설에 착수했다. 기아는 지난 4월 오토랜드 화성에 연간 15만 대 규모의 고객 맞춤형 전기차 전용 공장을 착공했고, 오토랜드 광명도 일부 라인을 전기차 라인으로 전환했다. 현대차·기아는 2030년까지 총 31종의 전기차 라인업을 갖출 예정이다.
이뿐만 아니라, 지역별 특색에 맞는 상품 라인업 강화, 고객 경험 확대 등 브랜드 경쟁력 제고에도 주력하고 있다. 환경에 민감한 유럽 시장에서는 아이오닉 5 등 전기차를 앞세워 전기차 판매량이 소폭 성장하기도 했다. 미국 시장에서는 특히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의 판매 증가가 눈에 띄었다.
차종별로는 글로벌 전역에서 인기가 높은 고부가가치 모델의 최대 생산 및 적기 공급을 통해 수출 실적을 크게 확대하고 있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판매믹스 개선과 글로벌 판매 확대 노력 등으로 최대 수출 실적을 달성할 수 있었다”라면서 “향후에도 글로벌 브랜드 경쟁력 강화를 통한 수출 확대로 국가 경제에 지속적으로 기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