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통신사 SK텔레콤이 AT&T, 컴캐스트, BT(브리티시텔레콤) 등 세계적 통신·방송 기업들과 함께 이름을 올린 글로벌 보고서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SK텔레콤의 인공지능(AI) 관련 사업을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이 주목했다는 점에서 ‘글로벌 AI 컴퍼니’라는 비전을 제시하고 발빠르게 실행에 옮긴 점이 외부의 긍정적 평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애널리시스 메이슨(Analysys Mason)’은 지난해 말 발간한 보고서 ‘2033년 생성형 AI와 통신업 시나리오’를 통해 생성형 AI가 앞으로 10년간 고객 서비스 영역뿐 아니라 영업·인프라 등 다양한 사업 영역에 활용되면서 인적 구성 변화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면서 가장 야심 차게 움직이고 있는 통신사로 SK텔레콤을 꼽았다. 미국 최대 통신사 AT&T, 현지 최대 케이블 기업 컴캐스트 등도 함께 언급했으나 보고서 전면에 부각한 건 한국의 SK텔레콤이었다.
특히 SK텔레콤이 ‘에이닷’ 등 AI 관련한 자체 사업뿐 아니라 미국 기업 ‘앤트로픽’에 1억달러를 투자해 거대 언어모델(LLM) ‘클로드(Claude)’를 통신 사업자 맞춤형으로 개발하는 점을 소개했다. 앤트로픽은 오픈AI 출신 연구원들이 설립한 생성형 AI 스타트업이다.
또한 보고서는 SK텔레콤이 유럽 ‘도이치텔레콤’, 중동 ‘e&’, 동남아시아 ‘싱텔’ 등과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를 결성하고 통신사 특화 LLM과 인텔리전스 플랫폼을 공동 개발하기로 한 사실도 전했다. 이들 통신사의 가입자 규모는 전세계 45개국에 걸쳐 12억명에 달한다.
SK텔레콤이 수년 전부터 ‘글로벌 AI 컴퍼니’라는 비전을 제시하고 자체 개발 서비스뿐 아니라 과감한 투자, 글로벌 사업자들과 광범위한 협력을 통해 관련 생태계를 이끌고 있는 점이 이번 보고서의 주목을 받은 이유로 파악된다.
실제로 AT&T, BT, 컴캐스트 등 다른 글로벌 사업자들은 간략히 소개됐다. AT&T의 경우 마이크로소프트와 협력해 개발중인 ‘Ask AT&T’, 고객 서비스와 네트워크 최적화에 AI를 활용한다는 내용 정도고, BT는 대부분 고객 경험, 제품 개선 등 내부 활용 사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과 함께, AI를 통한 일자리 축소 계획 등을 언급하는데 그쳤다.
보고서는 생성형 AI가 음성으로 진행된 회의를 요약해주는 등 회사 내부뿐 아니라, 고객 서비스에도 활용될 것으로 관측했다. 챗봇이 고객 응대나 마케팅을 대신하면서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대표적 사례다.
아울러 AI가 서비스·기술 개발, 사업 구조, 고용, 비용절감, 가치사슬 등 다양한 영역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통신 사업자들은 이런 변화 속에서 통신을 넘어 다른 차원의 사업자로 변모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