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사 실적 양극화 심화…무엇이 갈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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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게임사들의 지난해 실적이 크게 엇갈렸다. 기존 게임 지식재산권(IP)의 국내외 영향력 확대를 적극적으로 모색하는 한편 신작, 신사업을 활발하게 벌인 회사는 빼어난 실적을 내놓았으나, 이러한 돌파구를 제대로 마련하지 못한 곳은 여지없이 고꾸라졌다.

신작·IP 경쟁력이 가른 실적

비즈워치가 16개 주요 게임사 넥슨·넷마블·NHN·크래프톤·엔씨소프트·카카오게임즈·컴투스·그라비티·위메이드·더블유게임즈·네오위즈·펄어비스·웹젠·조이시티·컴투스홀딩스·위메이드플레이의 지난해 실적을 집계한 결과 절반에 해당하는 8곳(넥슨·NHN·크래프톤·컴투스·그라비티·위메이드·네오위즈·컴투스홀딩스)은 매출이 전년대비 성장했으나 나머지 8곳은 감소했다.

매출 상승에 성공한 기업의 공통점은 기존 인기 IP를 국내외 시장에 적극 활용한 게 특징이다. 활발한 신작 출시, 신사업의 성공적 시장안착 등도 주효했다.

이 가운데 넥슨은 압도적 성과를 보였다. 넥슨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20% 증가한 3조9323억원, 영업이익도 30% 증가한 1조251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익 모두 역대 최대다. 특히 영업익은 다른 게임사 15곳의 영업익 합계 1조2632억원에서 딱 116억원 부족한 수준이다. 기존 게임과 신작이 국내외 시장에서 고르게 성장했다. 게임 장르와 플랫폼, 서비스 지역을 가리지 않고 성공적이었다.

NHN·크래프톤·컴투스·그라비티, 역대급 실적

NHN도 지난해 결제·광고, 클라우드, 게임 등 주력 사업이 고르게 성장하며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이 회사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42.2% 증가한 555억원, 매출은 7.3% 증가한 2조2696억원이었다. 사업 다각화가 완전히 자리잡았다.

크래프톤도 지난해 매출이 전년대비 3.1% 늘어난 1조9106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2.2% 증가한 7680억원에 달했다. 주력 IP ‘배틀그라운드’가 국내외 시장뿐 아니라 특히 인도 시장에서도 괴력을 발휘하면서다. 

컴투스도 10년 가까이 글로벌 흥행을 기록하고 있는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의 여전한 파워와 스포츠 장르 게임의 선전에 힘입어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 7722억원을 기록했다. 마케팅비·인건비·지급수수료 등 비용 증가 탓에 영업손실 393억원을 기록한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그라비티는 장기흥행작 ‘라그라로크’ IP 기반 게임이 동남아 시장에서 대흥행하면서 무려 8년 연속 연간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는 초유의 기록을 남기고 있다. 이 회사 작년 매출은 7260억원, 영업이익 1600억원이다. 수익성만 보면 게임 업계 최상위권에 해당한다. 

위메이드도 지난해 매출이 전년보다 31% 증가한 6072억원을 기록했다. 신작 ‘나이트크로우’가 국내시장 매출 최상위권을 차지할 정도로 크게 흥행했고 기존 ‘미르의 전설’ IP의 라이선스 계약금이 반영되면서다. 비용 증가 탓에 영업손실 1126억원을 기록했다. 

네오위즈도 신작 ‘P의 거짓’ 덕분에 매출은 24% 늘어난 3656억원, 영업이익은 62% 증가한 317억원이었다. 컴투스홀딩스역시 지난해 신작 제노니아 출시로 매출이 22.5% 증가한 1423억원에 달했다. 이 회사도 신작 출시에 따른 비용 부담을 이겨내진 못하면서 영업손실 140억원을 기록했다.

넷마블·엔씨·카겜, 주춤한 성적

넷마블은 연간 매출이 전년보다 6.4% 감소한 2조5014억원, 영업손실 696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4분기에 수익성을 개선하면서 7분기 연속 적자에선 탈출했다. 지난해 9월 출시한 ‘세븐나이츠 키우기’가 인기를 끌었고 ‘마블 콘테스트 오브 챔피언스’의 업데이트가 주효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1373억원으로 전년대비 75% 감소했고, 매출은 31% 감소한 1조7798억원으로 나타났다. 리니지 아류작의 범람 영향으로 기존 IP의 힘이 약해졌고, 기대작 TL은 이를 넘어설 정도의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카카오게임즈는 매출이 1조를 넘겼으나 게임시장의 경쟁 심화로 인해 수익성은 부진했다. 더블유게임즈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대비 5.7% 줄어든 5823억원이었으나, 비용 절감에 성공하면서 영업이익이 36% 늘어난 2133억원을 기록하는 등 실속은 챙겼다. 펄어비스와 웹젠은 신작 부재와 기존작의 노후화로 성장성과 수익성 모두에서 부진했다.


신작 출시·퍼블리싱 추진·글로벌 진출

올해 국내 게임사들은 기존 IP뿐 아니라 신작 출시와 퍼블리싱(유통) 추진 등 활발한 사업 전개로 실적 개선에 나설 계획이다. 특히 다수의 게임사들은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내겠다는 각오다. 

‘맏형’ 넥슨은 올해도 자체 IP(지식재산권) 신작들을 다채로운 장르와 플랫폼에 선보이며 성장을 이어갈 계획이다. 이 가운데 중국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은 대규모 매출이 기대되는 작품이다. 넷마블은 올 상반기만 신작 5종을 내놓고 본격적인 실적 개선에 도전한다. NHN의 경우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의 영업이익을 목표로 수익성 개선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자회사 구조조정을 통한 체질 개선도 본격화할 예정이다.

크래프톤은 기존 ‘배그’의 영향력 강화뿐아니라 다양한 신작을 선보여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다. ‘다크앤다커 모바일’, 시뮬레이션 게임 ‘인조이’ 등 5개 신작이 후보들이다. 엔씨소프트는 더욱 다듬은 TL의 글로벌 출시를 통해 반전을 모색한다. 리니지와 같은 레거시 IP에 안주하지 않고 외부 IP도 받아들이는 등 사업 구조 변화도 추진할 각오다. 

카카오게임즈는 올 상반기 아키에이지 워를 대만과 일본 등 9개 지역에 선보인다. 에버소울은 일본, 오딘은 북미와 유럽 지역에 출시하는 등 글로벌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선다. 위메이드 역시 나이트크로우의 글로벌 진출을 통해 점프업을 시도한다. 야구게임 ‘판타스틱4 베이스볼’과 ‘레전드 오브 이미르’, 중국 판호를 획득한 ‘미르M’ 등 미르 IP 기반 중국 시장 공략도 기대되는 대목이다.

컴투스는 최근 선보인 퍼블리싱 3종을 더해 히트작 확대에 나선다. 특히 상반기 중 ‘스타시드: 아스니아 트리거’와 ‘BTS쿠킹온: 타이니탄 레스토랑’을 출시할 계획이다. 하반기에는 미국·영국·필리핀 얼리 액세스 이후 현지 게임팬들로부터 호평을 얻고 있는 ‘프로스트펑크: 비욘드 더 아이스’의 글로벌 확대 서비스에 나선다.

그라비티는 라그나로크 IP의 글로벌 확장과 함께 다양한 IP를 확보할 계획이다. 더블유게임즈는 아이게이밍 등 신사업과 M&A(인수합병)을 통한 성장도 모색한다. 네오위즈는 기존 흥행작에 새로운 콘텐츠를 추가하고 신작도 발굴해 게임 라인업을 강화할 방침이다. 특히 ‘고양이와 스프’는 올해 상반기 중국 출시가 목표다.

펄어비스는 ‘검은사막 온라인’의 중국 판호(서비스허가권) 발급에 대해 기대를 걸고 있고, 자회사 CCP게임즈는 이브 IP(지식재산권) 기반 신작을 개발하고 있다. 컴투스홀딩스는 신작 ‘제노니아’와 ‘소울 스트라이크’ 두 개 게임만으로 1100억원 수준의 매출을 달성해 실적을 끌어 올리겠다는 구체적 목표를 제시했다. 웹젠은 신작과 외부투자, 퍼블리싱 사업 확대를 통한 실적 개선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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