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마이크로바이옴’ 신약개발 나선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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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이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암, 파킨슨병 등의 질환과 마이크로바이옴 간의 상관성을 보여주는 연구들이 활발히 발표되고 있는 데다, 관련 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크기 때문이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우리 몸의 장과 뇌, 신장 등 여러 조직에 분포한 미생물 군집이 이룬 생태계를 뜻한다.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는 특정 미생물이 체내에 적거나, 많이 분포하는 불균형을 바로 잡아 질병을 치료한다.

셀트리온, 3개 업체와 공동연구 진행

2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현재 고바이오랩, 바이오미 등 국내 마이크로바이옴 업체 3곳과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셀트리온이 R&D(연구개발) 비용을 지원하고 이들 기업이 최종 발굴한 후보균주에 대한 기술이전 등의 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내용이다.

최근에는 마이크로바이옴 회사에 대한 전략적 투자(SI)도 진행했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11월 에이치이엠파마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약 10억원에 지분 4만7893주를 취득했다. 에이치이엠파마는 우울증, 저위전방절제증후군 등의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셀트리온이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개발에 속도를 내는 것은 시장 잠재력이 크기 때문이다. 국내외 학계에서는 암, 뇌신경질환 등과 마이크로바이옴 사이에 연관성을 보여주는 연구가 활발히 발표되고 있다. 대부분 의학적 미충족 수요가 큰 질환으로 신약 개발에 성공하면 시장선점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마이크로바이옴 연구에서 가장 주목 받는 분야는 암과 파킨슨병이다. 최근 연구에서 비피도박테리움 비피덤 등 특정 장내 미생물이 면역관문억제제의 항종양 활성 반응을 촉진하는 데 유의미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지놈앤컴퍼니, CJ바이오사이언스 등의 국내 업체는 이를 토대로 마이크로바이옴 기반의 면역항암제를 개발하고 있다.

또 장내 미생물인 디설포비브리오가 파킨슨병을 일으키는 주요 인자인 ‘알파-시누클레인’을 장에서 만든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면서 마이크로바이옴 파킨슨병 치료제 연구가 확대되는 추세다. 셀트리온과 공동연구 개발은 맺은 리스큐어바이오사이언시스는 현재 경구용 마이크로바이옴 파킨슨 치료제(개발명 LB-P4)를 개발하고 있다.

시장 규모, 2029년 2조2600억원 달해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는 이제 막 시장이 열리면서 성장성이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2022년 첫 번째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를 허가했다. 미국의 페링 테라퓨틱스의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 감염증(CDI) 치료제인 ‘레비요타’다. 이듬해에는 알약처럼 먹는 세계 첫 경구용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보우스트’)를 승인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마켓츠앤마켓츠에 따르면 전 세계 휴먼 마이크로바이옴 시장 규모는 2023년 3억 달러(4000억원)에서 연평균 36.1%씩 성장해 2029년 17억 달러(2조26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김지현 한국바이오경제연구센터 선임연구원은 “최근 들어 마이크로바이옴이 크게 주목받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인간의 건강과 질병 문제에 대한 적용가능성이 크게 확대됐기 때문”이라며 “건강과 질병관리 영역이 확대되는 등 마이크로바이옴과 이를 기반으로 한 헬스케어의 발달이 가져올 변화는 혁명적일 것”이라고 했다.

한편 셀트리온은 기존 주력 사업인 바이오시밀러를 넘어 ADC(항체약물잡합체), 마이크로바이옴 등의 영역으로 신약개발 관련 사업 보폭을 확대하고 있다. 글로벌 빅파마(거대 제약사)로 도약하기 위해서 신약 개발이 필수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서진석 셀트리온 경영사업부 총괄 대표이사는 지난달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질환과 치료 접근 방법에 따라 다양한 개발 전략을 세우고 있다”며 “다른 신약 개발 기업과 구분되는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여러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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