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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내보내고 본인 연봉 올린 사장님…유유제약 무슨일?


유유제약이 실적악화로 직원들 내보내는 등 구조조정 속에 최대주주이자 대표이사인 유원상 대표(사진)가 자신의 연봉을 올려 도마 위에 올랐다. 이사회 내 보수위원회 등을 설치해 경영진의 보수산정 절차를 투명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유제약은 1994년부터 29년간 매년 실시하던 주주 배당도 올해는 건너뛰었다. 

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유원상 유유제약 대표는 지난해 연봉 6억2500만원을 수령했다. 지난 2022년 그의 연봉이 5억원 미만으로 미공시된 것을 고려하면 1년 사이 연봉이 급격히 뛴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유 대표는 지난해 말 기준 유유제약 보통주 13.9%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유유제약을 창업한 고(故) 유특한 회장의 직계 손자로 지난 2020년부터 대표이사 사장직을 맡고 있다. 고 유특한 회장은 유한양행을 창업한 유일한 박사의 동생으로 유명하다.

유 대표의 연봉이 도마 위에 오른 이유는 유유제약이 실적악화로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등 비용감축에 나섰던 상황과 무관치않다. 유유제약은 유 대표가 대표로 취임한 2020년 이후 공격적인 신약개발 투자로 영업이익이 내리막길을 걷다 지난 2022년 영업적자를 거둔 바 있다.


결국 지난해 의원 및 약국영업 사업부를 폐지하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실시해 2022년 말 364명이던 전체 직원 수가 지난해 말에는 259명으로 105명(28%) 줄었다.

인건비, 수수료, 광고선전비 등 각종 비용을 줄인 끝에 유유제약은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 3억6000만원을 기록하며 1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매출액은 1372억원으로 전년대비 1.2% 줄었고, 당기순손실은 55억원을 기록해 적자폭이 전년보다 커졌다.

이 가운데 유 대표를 포함한 임원진의 연봉은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유유제약 미등기 임원의 지난해 1인당 평균 연봉은 1억4800만원으로 전년보다 1100만원(8.0%) 늘어났다. 유 대표의 아버지인 유승필 명예회장도 경영자문역으로 미등기임원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주요 경영진에 대한 유유제약 대우는 다른 제약사와 비교할 때 더욱 두드러진다.

지난해 실적 부진으로 구조조정을 단행한 GC녹십자와 일동제약의 대표이사 연봉은 모두 줄었다. GC녹십자 허일섭 회장과 허은철 대표의 연봉은 전년도와 비교해 지난해 각각 12.0%, 6.1% 감소했다. 일동제약 윤웅섭 대표의 연봉은 같은 기간 9.0% 줄었다.

유유제약은 사내 보수규정 등에 따라 유 대표를 포함한 임원진의 보수를 산출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경영진의 연봉을 결정하는 기준에는 경영실적뿐 아니라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포함돼있다”며 “세부적인 규정은 공개할 수 없다”고 했다. 

제약업계 안팎에서는 이사회 내 보상위원회 설치 등을 통해 유유제약이 경영진의 보수산정 체계의 투명성을 한층 제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보상위원회는 등기이사의 보수한도와 개별보수, 성과급 등에 관한 사안을 심의 의결하는 기구다.

김규식 전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한국에서는 경영진이 영업적자를 내고 고액의 연봉을 챙기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며 “이를 막기 위해 사외이사로만 구성된 보상위원회를 이사회 아래에 두고 성과기준과 목표, 그에 따른 보수 규모를 투명하고 또 합리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고”고 말했다.

한편 유유제약은 지난 28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박노용 각자대표를 사내이사에 재선임하는 등 이사선임 안건을 처리했다. 정관변경과 이사보수한도도 원안대로 통과됐다. 하지만 지난 1994년부터 매년 실시하던 결산배당은 30년만에 처음으로 이뤄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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