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경영권 분쟁]㊵장차남 경영 복귀 시동…모녀 함께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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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장(왼쪽)과 임종훈 한미약품 사장이 28일 경기도 화성시 라비돌호텔에서 열린 정기주주총회가 끝난 후 기자들의 물음에 답하고 있다./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에서 승리한 임종윤·종훈 형제가 경영 일선에 복귀한다. 형제 측의 비전(미래계획)에 고개를 내저었던 모녀(송영숙·임주현)가 함께할지는 미지수다. 양측이 견해차를 좁혀지 못할 시 형제 측의 화합 의사와 무관하게 갈라질 가능성이 크다.

2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임종윤·종훈은 오는 3일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를 열고 지주사 및 계열사 대표이사직을 직접 맡을 예정이다. 지난 2월 발표한 주주제안에 따라 임종훈 한미정밀화학 사장이 한미사이언스 대표, 임종윤 전 한미사이언스 사장이 한미약품 대표에 오를 것으로 관측된다.

형제가 경영 일선에 복귀하는 이유는 그룹의 새 성장전략을 추진해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다. 앞서 형제는 경영권을 확보할 시 모든 가용 전략을 동원해 한미사이언스의 주가를 현재보다 2~3배 높은 2018년 이전 수준으로 회복시킬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형제는 경영 복귀 후 가장 먼저 CDO(위탁개발)와 CRO(임상시험수탁) 사업부를 출범할 것으로 보인다.

임종윤·종훈은 모녀 측의 OCI그룹 통합 비전에 맞서 스위스계 CDMO(위탁개발생산) 기업인 ‘론자’를 롤모델 삼아 바이오의약품 100개를 생산하는 미래 전략을 제시했다. 형제는 1조원 이상의 투자를 유치해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장을 짓고 이 약속을 지키지 못할 시 자진 사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형제가 이 전략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모녀 측과 손을 잡을지는 불확실하다. 분쟁 과정에서 모녀는 형제 측의 계획이 “매우 비현실적이고, 실체가 없으며 구체적이지 못하다”고 꼬집은 적이 있기 때문이다.

양측이 이 같은 견해차를 좁히지 못할 시 화합 의사와 무관하게 갈라설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 경우 형제가 모녀를 경영에서 배제하고 전권을 쥔 채 사업을 추진할 전망이다. 형제측은 지난 28일 정기주주총회 이후 만나 관련한 사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형제 측 관계자는 “지난 주주제안에서 밝힌 대로 형제가 각각 지주사와 계열사 각자 대표이사직을 맡아 직접 경영에 나설 것”이라며 “가족이 경영 참여 등을 두고 상의하고 있지만 아직 명확한 의사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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