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바에피스, 희귀약 ‘에피스클리’ 저가전략 효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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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에피스가 영국계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가 장악한 희귀 혈액질환 치료제 시장 공략에 나선다. 값이 저렴한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제품으로 오리지널 의약품인 ‘솔리리스(성분명 에쿨리주맙)’뿐만 아니라 후속약물인 ‘울토미리스(라불리주맙)’ 시장까지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 1일 아스트라제네카의 발작성 야간 혈색소뇨증(PNH) 치료제인 솔리리스의 바이오시밀러 ‘에피스클리’를 국내에 출시했다. 가격은 솔리리스보다 51% 낮췄다.

PNH는 세포막에 이상이 생긴 적혈구가 보체(補體, 비정상적인 세포를 파괴하는 면역물질)와 만나 분해되면서 혈전증 등의 합병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솔리리스는 보체의 반응을 억제하는 원리로 질병을 치료한다. 지난해 솔리리스의 글로벌 매출액은 31억4500만 달러(4조2500억원)에 달한다.

에피스클리는 초고가의약품을 바이오시밀러로 제작한 제품으로 일반 바이오시밀러보다 낮은 약가 효과를 톡톡히 누릴 것으로 삼성바이오에피스 측은 기대하고 있다.

솔리리스는 지난달 기준 1년 약값이 약 3억7000만원(2주마다 900㎎ 1회 투여)에 이르는 초고가 의약품이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에피스클리를 출시한 직후 약가를 30%가량 낮췄다. 하지만 에피스클리보다 1년 약값이 여전히 8000만원가량 더 비싸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이 같은 가격경쟁력을 토대로 솔리리스 시장을 빠르게 잠식할 전망이다. 하지만 시장성을 넓히기 위해서는 아스트라제네카의 또 다른 PNH 치료제인 ‘울토미리스’와 경쟁이 불가피하다. 이미 국내 PNH 치료제 시장은 솔리리스에서 울토미리스로 세대 교체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2018년 440억원이던 솔리리스의 국내 매출액은 2022년 101억원으로 줄어들었다. 반면 울토미리스는 2022년 출시 1년 만에 431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솔리리스를 앞질렀다.

울토미리스가 솔리리스를 빠르게 대체한 이유는 투약편의성이 높기 때문이다. 2주에 1번씩 투여해야 하는 솔리리스와 달리 울토미리스는 8주에 한 번만 맞으면 된다. 울토미리스는 투여간격이 긴 탓에 솔리리스가 약값을 내리기 전까지 1년 투약비용이 약 1000만원 더 저렴한 이점도 있었다.

에피스클리는 솔리리스와 마찬가지로 울토미리스보다 투약 편의성이 떨어지지만 가격 측면에서는 여전히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 울토미리스는 8주마다 1회 3300㎎씩 투여할 경우 1년 약값이 약 3억7000만원으로 에피스클리보다 1억9000만원가량 비싸다.

실제 지난해 유럽시장에서 솔리리스 바이오시밀러가 처음 출시되면서 가격 등의 요인으로 울토미리스의 성장세는 한풀 꺾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울토미리스의 유럽 내 매출 증가율은 39%로 1년 전보다 10%포인트 감소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저가전략 외에도 의약품 구매비용을 일부 지원하는 환자 지원 프로그램을 확대해 에피스클리의 경쟁력을 한층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울토미리스와 직접 경쟁한다기보다는 우선은 솔리리스의 처방을 바이오시밀러로 전환하는 게 목표”라며 “여전히 고가약이다 보니 구입비용을 일부 지원하는 환자 지원 프로그램도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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