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의 인공지능(AI) 사업이 점차 빛을 내뿜고 있다. 지난해부터 추진한 ‘AI 피라미드’ 전략이 성과를 하나씩 내면서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의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15일 시장조사기관 ‘옴디아’는 최근 보고서에서 SK텔레콤의 AI 피라미드 전략이 성공하면서 재무 성과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평가했다. AI 피라미드 전략은 자체 AI 기술을 고도화하고 AI 서비스를 만들어 고객과 관계를 밀접하게 하는 ‘자강’과 AI 얼라이언스 중심으로 외부 사업자들과의 ‘협력’을 통한 시장 공략을 동시 추진하는 것을 말한다.
옴디아는 이같은 전략이 SK텔레콤의 핵심 사업인 모바일 비즈니스뿐 아니라 다양한 신사업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SK텔레콤의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은 12조5892억원, 영업이익은 1조4559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말까지 확보한 5G 가입자는 전년보다 14.5% 늘어난 1567만명이다.
또한 SK텔레콤이 AI 개인비서 ‘에이닷’과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를 통해 신사업을 확장하고 글로벌 시장 진출을 가시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달 초 SK텔레콤은 에이닷 내 전화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안드로이드 버전에서도 ‘통역콜’ 등의 기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면서 사업 확장을 거듭하고 있다.
이프랜드는 글로벌 AI 메타버스 서비스로 성장하기 위해 시장 개척에 나선 상황이다. 최근 SK텔레콤은 말레이시아 시장 점유율 1위 통신기업 ‘셀콤디지’, 필리핀 IoT(사물인터넷) 플랫폼 기업 ‘체리’와 이프랜드 퍼블리싱 본 계약을 체결하고 동남아시아 확장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프랜드는 자체 기획한 다국적 메타버스 아이돌 ‘트리플 아이즈’의 첫 음원 ‘Halla'(할라)를 발표하고 글로벌 XR(확장현실) 쇼케이스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SK텔레콤은 글로벌 통신사 AI 연합인 GTAA(Global Telco AI Alliance)를 통해서도 글로벌 시장 진출을 도모하고 있다. 도이치텔레콤, 이앤그룹, 싱텔그룹, 소프트뱅크 등 글로벌 통신사들이 함께 결성한 GTAA는 AI 기술을 공동 개발하고 사업 협력을 추진중이다.
특히 앤트로픽, 오픈AI 등과 협업 중인 텔코 LLM(대규모 언어모델)을 중심으로 AI 추진 엔진을 확보하고, 유무선 네트워크를 AI 유무선 인프라로 진화시켜 글로벌 시장에서 AI 솔루션을 확산할 계획이다.
AI 개발 생태계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데보션 오픈랩’도 최근 신설했다. 이는 SK그룹의 개발자 커뮤니티 ‘데보션’의 내외부 개발자 대상 스터디 프로그램으로 기획됐다. 데보션은 SK텔레콤과 SK하이닉스, SK㈜C&C, SK브로드밴드, SK플래닛 등 SK ICT패밀리사 AI 개발 전문가들과 외부 기술 인재간 소통과 공유를 위해 2021년 론칭된 바 있다.
이같은 AI 피라미드 전략을 통해 ‘글로벌 AI 컴퍼니’라는 비전을 달성한다는 구상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AI 피라미드 전략을 글로벌로 확장하고, AI를 기반으로 산업 부흥에 기여하는 새로운 사명을 실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