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임형 랩어카운트 회복세 ‘속도’…올 들어 5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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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리걸음 증시 속 안정적 수익률 ‘각광’

한투증권 등 신규 랩 서비스 잇달아 출시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연합뉴스

지난 2022년 레고랜드 사태로 시작된 단기자금 경색과 일부 증권사의 불건전 운용 사례 조사로 자금이 대거 이탈했던 랩어카운트 시장이 최근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들어 증시가 제자리걸음을 하면 초과 수익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나타내는 랩어카운트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모양새다 .

2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일임형 랩어카운트의 총 잔고는 96조56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90조6262억원) 보다 5조4305억원 증가한 수치다. 평가금액은 지난해 5월부터 8개월 연속 감소세를 유지했으나 올해 1월 말 402억원 늘어나면서 증가 전환한 이후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랩어카운트는 증권사가 고객의 성향에 맞춰 주식이나 채권, 펀드 등 자산 포트폴리오를 직접 구성하고 운용해 주는 종합 자산관리서비스다. 전문가가 직접 포트폴리오를 운용하기 때문에 차별화된 자금 운용을 기대할 수 있다.

랩어카운트 시장은 지난 2021년 말 기준 151조원 대를 기록할 정도로 성장 궤도를 나타냈지만 레고랜드 사태 이후 단기 자금시장이 경색되면서 투자자의 대규모 환매가 일어나면서 급속도로 쪼그라들었다.

당시 채권형 랩과 신탁 가입 고객들이 대규모 환매를 요청하는 과정에서 증권사들이 일부 법인·개인의 투자 손실만 보전해 줬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으며 여기에 더해 금융당국이 증권사의 채권형 랩·신탁 돌려막기 관행에 제동을 걸며 신뢰도에 큰 타격을 입기도 했다.

앞서 지난 6월 금감원은 제재심리위원회(제재심)를 열고 일부 고객 수익률 보전을 위해 불법자전거래 한 혐의로 KB증권과 하나증권에 각각 일부 영업정지 3개월, 6개월을 의결한 바 있다.

다만 올해 들어 국내 증시 및 상장지수펀드(ETF) 등이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투자자금 수요가 랩어카운트로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코스피 지수는 지난 7월 1일 2804.31을 기록한 뒤 연일 하락세를 기록하며 현재 2500대 후반에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이에 제자리걸음 중인 증시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을 랩어카운트 찾는 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증권사들이 다시 관련 상품을 연이어 내놓으며 이들의 마음을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7일 인공지능(AI) 간편투자 플랫폼 ‘핀트(Fint)’와 협업으로 ‘미국주식AI랩’을 내놓았다. 핀트의 주요 알고리즘 중 하나인 ‘디셈버 미국 주식 솔루션’을 통해 미국 증시 내 주가 상승 잠재력이 높은 기업들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이외에 NH투자증권은 지난달 다이렉트인덱싱을 활용한 랩어카운트 서비스인 ‘NH 다이렉트인덱싱’을 출시했다. 지난 7월 삼성증권과 현대차증권도 ‘라이징 스타’와 반도체 밸류체인(Value Chain)’을 출시했다. 각각 성장주 중심의 국내 주식에 집중 투자 하는 전략과 반도체 전후방 산업의 유망 종목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업계에서는 앞으로도 랩어카운트 시장의 회복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변동성이 심한 시장 상황이 되자 변동성 없이 절대 수익을 낼 수 있는 랩 시장이 다시 인기를 얻고 있다는 설명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고액 자산가들이 사모펀드 등 기성품보다는 고객 맞춤형 외부위탁운용관리(OCIO) 연계 자산관리 서비스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최소 가입 금액이 줄어 진입 장벽이 낮아졌단 점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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