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국회 개원식 이어 시정연설도 불참 가능성
용산 “아직 확정된 바 없어…국회 상황 봐야”
윤석열 대통령이 다음 달 4일로 예정된 2025년도 예산안 국회 시정연설을 직접 하지 않을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윤 대통령은 1987년 민주화 이후 현직 대통령으로선 처음으로 지난달 2일 열린 22대 국회 개원식에 불참했는데, 이번 시정연설에도 불참할 경우 정국 경색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28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기존 입장과 달라진 게 없다”고 했다. 앞서 대통령실 관계자는 지난 25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시정연설은 국회 상황도 봐야하니 두고봐야 한다. 아직 확정된 바가 없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시정연설을 직접 하지 않으면, 한덕수 국무총리가 대독하게 된다.
윤 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 참석 여부를 고심하는 배경엔 야당의 무자비한 정치 공세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야당이 내달 1일 국회 국정감사 종료를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 탄핵’과 ‘김건희 특검법 통과 촉구’ 등을 요구하는 장외투쟁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상황에서 윤 대통령이 국회에 나가는 것이 적절하냐는 것이다.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달 4일 대통령실 내 강당에서 주재한 직원 조회에서 윤 대통령의 국회 개원식 불참과 관련해 “대통령을 향해 조롱과 야유·언어폭력이 난무하는 국회에 가서 곤욕을 치르고 오시라고 어떻게 말씀드릴 수 있겠느냐”라며 “국회가 이성을 찾고 정상화하기 전에는 대통령께 국회에 가시라는 말씀을 드릴 자신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대통령의 시정연설은 내년도 예산안 통과를 위해 여야 의원들에게 직접 설명하며 협조를 당부하는 자리다. 대통령의 첫 시정연설은 1988년 당시 취임했던 노태우 대통령 시절부터 시작됐다.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 중 시정연설을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다.
노무현·이명박 전 대통령은 두 차례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탄핵 전까지 매해 시정연설을 했던 첫 대통령이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임기 5년 동안 한 차례도 빠지지 않고 시정연설을 했다. 윤 대통령도 2022년과 지난해 연속으로 국회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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