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현물이전 D-day…‘고객 쟁탈전’ 증권사, 운용사에 ‘러브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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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증권’ 머니무브 기대감에…라인업 확대·강화

중소형사에 펀드 판매 요청…신규 거래사 추가하기도

다양한 선택지가 경쟁력…“꾸준히 상품군 늘려갈 것”

ⓒ게티이미지뱅크

약 400조원 규모의 ‘퇴직연금 현물이전’이 오늘(31일)부터 시행되면서 증권사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투자자들의 수요가 제 1금융권인 은행에서 제 2금융권인 증권사로 향하는 ‘머니무브(자금이동)’ 현상이 기대되면서다.

이에 증권사들은 신규 고객 유치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증권사의 고수익 상품 라인업에 수요가 몰릴 것으로 전망되자 투자자들에게 보다 많은 선택지를 제공하고자 자산운용사들에 줄곧 러브콜을 보내는 상황이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퇴직연금 현물이전 제도는 이날부터 본격 시행된다. 증권사를 비롯한 은행·보험사 등 국내 45개 퇴직연금 사업자들은 신규 고객 및 적립금 확보를 위해 각기 다른 방법으로 투심잡기에 집중하고 있다.

퇴직연금 현물이전은 운용 중인 금융사의 퇴직연금 계좌를 다른 금융사로 옮길 때 기존 상품(포트폴리오) 그대로 옮길 수 있게 하는 제도다. 금융 상품을 해지하지 않고 사업자인 금융사만 바꿀 수 있는 것이다.

이전까지는 퇴직연금 가입자가 다른 금융사로 계좌를 옮길 때 운용 중인 투자상품을 손실 여부와 상관없이 전부 매도하고 현금화하거나 만기일까지 기다린 뒤 이전해야 하는 문제가 있었다. 금융사마다 취급하는 투자상품이 다르기에 현금만 옮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이날부터 퇴직연금 현물이전이 시행되면서 퇴직연금 계좌 이동이 쉬워졌을 뿐 아니라 소비자 선택권도 한층 확대되게 됐다. 이에 머니무브 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지자 증권사들도 신규 고객 유치에 나서는 모양새다.

이때 증권사들은 다양한 상품 라인업과 높은 수익률을 바탕으로 머니무브를 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경쟁 업권인 은행은 보수적인 기조가 강해 퇴직연금 상품 심의가 까다로워 상품이 비교적 적지만 금융투자업계의 경우 펀드·상장지수펀드(ETF) 등을 포함한 포트폴리오 구성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공격적인 투자전략으로 고수익 가능성이 높은 곳에 수요가 몰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증권사들은 최대한 많은 상품을 구비하고자 그동안 운용사 측에 퇴직연금 클래스로 분류되는 펀드의 판매를 요청하거나 새로운 운용사를 거래사로 신규로 추가해왔다.

특히 판매처(증권사)가 많은 대형 운용사 펀드 및 대형 펀드가 아닌 중소형사 펀드 혹은 규모가 작은 펀드에도 판매 요청을 보내 눈길을 끈다. 퇴직연금 현물이전과 관련한 전산 시스템 개발·구축이 지연되자 판매 상품 확대에 우선적으로 집중했다는 입장이다.

올해 2분기 말 기준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인 국내 주요 증권사 10곳(미래에셋·한국투자·NH투자·KB·삼성·키움·신한투자·하나·메리츠·대신증권)은 중소형 운용사로 분류되는 키움·하나·대신·유진·DB·신영자산운용 등의 퇴직연금 전용 클래스를 신규 펀드 라인업에 추가했다.

업계에서는 퇴직연금 현물이전 제도가 시행된 이후에도 꾸준히 신규 거래사(운용사)와 펀드 상품을 늘려가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신규 거래사보다 펀드 수 추가에 집중함으로써 ‘고수익 라인업’을 꾸리겠다는 구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안정적인 노후 대비를 위해 퇴직연금을 찾는 투자자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증권사의 높은 수익률이 보다 부각되고 있다”며 “향후에도 시장의 니즈를 고려해 펀드 상품 라인업을 확대함으로써 경쟁력을 쌓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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